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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8 류카페어 낮공회차 후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8.22 13:00:50
조회 549 추천 37 댓글 6
														



18.08.18 류카 낮공 (공원 단관)


페어 첫공부터 느낀 건데 갤주랑 카이 배우 합은 정말 좋은 것 같음.

아니 사실 몬테랑 팬텀 때도 느꼈는데 둘이 듀엣하면 세상대핵쩔겠다 싶었거든. 너무 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삼연 프랑켄서 그 소소한 희망을 이룰 수 있게 되어 넘나 기뻤던것. 멋모를 때 갤주 덕분에 뮤덕 되면서 오페라덕도 겸하게 되었는데 그거 땜에 쓰잘데없는 리스너기질만 늘어서 이제 엔간한 건 들어도 성에 안 참 ㅋㅋㅋㅋㅋㅋ 근데 류카페어가 이걸!!!

tmi 미안하고 어쨌든 류카는 목소리 합 뿐만 아니라 연기 합도 좋음.

<단 하나의 미래>에서 류빅이 "아니! 과학은 생태계를 뛰어넘어-" 라고 하니까 카앙은 "아니요! 과학은 그 의미를 밝혀낼 뿐!" 이라고 받아치는데, "아니!" 와 "아니요!" 가 충돌하며 생기는 압도적 긴장감이 엄청남. 둘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느낌이라 강제적으로 귀를 기울이게 되어있음; 류카 목소리가 정말 위화감 하나 없이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그 힘이 더욱 극대화되는 것 같기도 함.


고향으로 귀환하자마자 프랑켄슈타인 성 열쇠만 갖고 퇴장하려는 류빅. 이 때 숙부가 넌 달라지지 않는다 말하고, 류빅은 그런 숙부 바로 앞에 다가서서 "여긴 악취가 가득해서 코가 썩을 것 같아!" 라고 말하는데 이거 원래는 객석을 바라보며 하는 대사잖아. 근데 나는 이번에 바뀐 게 훨씬 더 좋음. 숙부의 그 질책은 <평화의 시대> 넘버에서 알 수 있듯 엘렌과 줄리아, 월터를 제외한 파티 참석자 모두의 생각이라 실상 그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말이라 봐도 무리가 아님. 그런 사람의 코앞에서 류빅이 그리 땅땅 못을 박으니, 류빅이 지닌 마을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이 더욱 강렬하고 확실하게 드러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에서 마녀사냥을 자행한 마을 사람들에게 류빅이 내리는 화답 같았음. 속시원하다 에라이.

이쯤에서 내가 본 카앙 얘기.

카앙은 이성적이고도 또 이성적이며 사회가 정한 보편적 윤리관을 누구보다도 잘 지키려 애쓰는 학자라고 보았음. 학자적 면모로 보자면 류빅과는 정반대선상에 놓여있는데 카앙이 류빅에게 매료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음. 강요된 도덕관념에서 벗어나 학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손대보고 싶어하는, 어떤 금기를 향해 달릴 수 있는 능력과 신념이 류빅에겐 있었고 카앙은 그럴 수 있는 류빅을 동경했다고 생각함. 류빅에 대한 환상을 가졌고 거기서부터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거야. 실제로 카앙은 <한잔 술>에서 연구를 그만두네 어쩌네 하는 류빅의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내가 동경하는 사람은 저런 꼴을 하고 있으면 안 되는데.

하지만 사실 그건 카앙이 자기표현에 있어 매우 서툴기에 발생하는 오해일지도 모름. 카앙은 류빅을 만나기 전까지 정말 친구 하나 없었던 게 아닐까 싶음. 누군가 다가와도 스스로 밀어내고 그저 학문에만 몰입했을 것 같은 전형적인 외골수. 류빅을 친구로 생각하는 마음은 한가득이지만 마음만 그럴 뿐 언행일치 안되고 다 따로 놈. 자기 감정 표현하는 것조차 제대로 못 하기에 어떻게 해야 거리낌없는 친구로 지낼 수 있는지도 모름. 술 취한 류빅을 보고 카앙은 실망하지만 그래도 친구가 어? 저렇게 우울우울열매먹고 세상멸망할 것처럼 찌그러져 있는데 어? 막 미쳐서 막 사람도 패고 어? (실제론 얻어맞는 쪽이었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하자)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우울한 친구를 위로해주기 위해 카앙은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까지 추는 기염을 토함. 카앙으로서도 처음 해 보는 일 아니었을 듯. 어색춤 어색몸짓 어색어색어색. 하지만 카앙은 어쨌든 \'학자\' 류빅이 아닌 \'친구\' 류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박수 ㅠㅠ
그래서 카앙은 점점 \'친구\'라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음. 장의사 살인사건만 없었다면 둘은 이대로, 다시 없는 좋은 친구로 지낼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함. 뭐 둘 성격 생각하면 좀 싸우긴 싸웠을 거 같지만 원래 사람은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하지만 일은 터졌고, 카앙은 류빅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제되지 않은 진심어린 감정을 내보임. <너의 꿈속에>에서 자기 이름을 외치며 끌려나가는 류빅의 등뒤로 보내는 \'안녕.\' 류빅이 끌려나가고 나서 카앙은 묶인 손을 들어올려 안녕, 이라 말하듯 손을 흔들어. 카앙도 카괴도 안녕 잘하더라... (?)


나는 카앙의 <너의 꿈속에>에서 울 수가 없음. 카앙은 이미 저 너머로 가서 웃고 있는데 내가 거기서 울면 진짜 완전 초치는 느낌임. 리얼 류카페어 볼 때마다 그런 느낌 받음. 울면 카앙이 와서 내가 내 이상을 향해 가는데 왜 우냐고 내 마지막 길 망치지 말라고 무섭게 고나리 할것같음...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은 단호함과 확고함. 그런데 이 날의 카앙은 평소보다 백만배 더 그래보였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따윈 이미 초월해버린 사람처럼, 삶과 죽음 너머의 그 무엇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완성된 표정이라 일종의 \'왜곡된 성스러움\' 마저 느껴짐. 류빅을 향한 동경과 처음으로 알게 된 \'친구\'라는 존재가 만들어 낸 비뚤어진 감정들. 류빅의 연구가 이대로 무너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어느 학자의 어긋난 희생, 둘도 없는 친구로 남고 싶었지만 아직 서툴러서 그 방법을 몰랐던 자의 엇나간 결심. 그것들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류빅을 향한 일종의 신앙심과도 같은 신뢰. (근데 19일 류성페어 보고나서 느낀 건데 카앙의 그 신앙심같은 신뢰는 딱 연구의 성공, 여기까지였다고 생각함. 그 뒤는 카앙도 생각을 안한 것 같음.)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류빅의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전에 없이 슬펐다고 한다. 평소 이 때의 류빅은 나한텐 온갖 시련 뚫고 지옥에서 올라온 대마왕 느낌이었음. 꾹꾹 눌러담은 슬픔이 광기와 집착으로 변해간다고 느꼈거든. 그런데 이 날의 류빅은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걸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음. 실제로 생창 넘버 초반에서 저음이 두 개 정도 불안정하던데 그거 실수가 아니라 울먹임을 표현하느라 그랬던 게 아닐까 싶음. (궁예질 미안. 난 내가 보고싶은 대로 보고 듣고싶은 대로 듣는다.) 하여간 처음 보는 그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합니다. 나는 류빅이 카앙의 마지막 인사를 결코 보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이 날은 아니었음. 너를 잃는 저주에서 벗어나 너를 다시 되찾고야 말리라는 울음이 생명창조 전반에 깔려있어갖고... 정제되지 않은 카앙의 마지막 인사와 정제되지 않은 류빅의 슬픔이 맞물리면서 Aㅏ...

"이제 눈을 떠 새로운 세상을 보아라, 일어나리라!" 이후로부터 생명창조의 끝까지, 이건 넘버가 아니라 차라리 류빅의 피 토하는 절규로 느껴짐. 신이 내게 저주를 퍼붓더라도 상관없으니 나는 반드시 너를 살려내고야 말겠다는. 이제야 겨우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되었는데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가지 말라고, 나는 너 이대로는 못 보낸다면서 류빅이 정말 온몸으로 카앙 죽음을 거부하는 느낌.

마침내 태어난(?) 괴물을 보며 류빅은 정말이지 너무도 기뻐함. 실험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뒷전이고 앙리가 다시 살아나서 행복하고 감격스러움. 하지만 괴물은 룽게를 물어죽이고 류빅은 다시 절망의 나락으로. 그런데 이 날의 류빅은 자신의 저주받은 운명을 탓하기보다 룽게가 죽었다는 현실에 더욱 슬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음. 뭐랄까 좀 더 사람 자체에 정을 주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처럼 느껴짐. \'나의 이 저주받은 운명\'에 분노하기 전에 먼저 \'내 친구\'의 죽음, \'룽게\'의 죽음, \'엘렌\'의 죽음, \'줄리아\'의 죽음 자체를 더 우선시하고 그 죽음들에 하나하나 반응하며 아파하는 게 매드 사이언티스트로서의 면모는 온데간데없는, 그냥 매우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빅터였음. 그래서 류빅이 말하는 \'저주\'라는 게 더욱 선명하게 다가옴. \'죽음\',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것\'.


한편 카괴는 이 날따라 시종일관 앙리로서의 기억을 거부하려는 것처럼 보임.다른 날의 류카페어에서는 장면에 따라 혼란스러워 할 때도 있고 이게 카앙인지 카괴인지 분간이 안 갈 때도 많았는데 (난 내가 보고싶은 대로 본다니까!) 이 날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꿋꿋하게 일관적으로, 진심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앙리로서의 정체성을 거부하고 있었음. 아니 진짜 칼같이 먹금하더라... 류빅이 <도망자>에서 카괴보고 "앙리..." 하고 부를 때도 평소보다 더 화난 목소리로 답하고. 그런데 류빅은 하필 또 평소보다 더욱 처절하게 앙리 찾음; 류빅이 카괴보고 앙리라고 할 때 그 목소리와 표정이 가히 압권이었는데 난 사실 그래서 카괴가 더 분노하는 걸로 느껴짐. 새로운 생명체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앙리만 찾는 류빅이 원망스러운 카괴는 "난 왜 축복 대신 저주(앙리의 머리)를 목에 걸고 나와야 했나" 라고 묻지만 결코 답은 얻을 수 없다...


누나의 죽음을 마주하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류빅은 눈물과 후회 그 자체였던 것 같음. 나는 류빅이 기억하고 있던 누나는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에서의 엘렌의 모습이라 생각함. 동생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도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빅터가 떠나는 순간)에는 다소 냉정했던 모습. (어서, 빅터. 기차에 올라. 더 이상은 말썽 피우지 마. 너는 이제 혼자란다, 명심해야만 해.)

하지만 엘렌의 죽음으로 류빅은 잊고 있던 누나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보임. <그날에 내가>에서 누나가 자신을 정말로 소중히 여겼었다는 걸, 자신을 냉정히 떠나보낸 게 아니라는 걸 뒤늦게서야 깨닫고 환상 속의 엘렌을 안으며 오열하는 류빅. 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제야 떠올렸는데. 누나를 이대로 보낼 수 없었던 류빅은 엘렌의 시신을 이끌고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향하고... 난 사실 류빅이 망가진 기계 앞에서 무섭게 절망하기 전까지, 슬픔으로 점철되어 있던 1막의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가 다시 반복되는 줄 알았음.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뒤야 어찌되었든 일상관없으니 일단은 그렇게 되길 바랐던 것 같음. 엘렌을 살리고 싶어했던 류빅의 마음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고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날이었거든. 그래서 이 날만은 카괴의 "그렇게 잘 알면서도 같은 짓을 하려 했나" 라는 말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어. 이성적으로는 카괴의 말이 옳다는 걸 알지만 나는 이미 류빅과 감정동화상태였던 것이다... 내가 빅터였더라도 그 상황이 되었다면 분명 류빅처럼 행동했을 것 같음.

누나에게 내려온 죽음의 천사를 잠재우는 데 실패하고, 지옥과도 같은 <절망>을 맛본 류빅은 이제 악에 받쳐 날 죽이러 오라고 소리침. 그러나 카괴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음. 괴물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앙의 멱살을 잡고 류빅은 "정신 똑바로 차려!" 라고 외침. 그 뒤로 이어지는 대사에는 분명 괴물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임. 하지만 이 날의 류빅에게서 나는 자기혐오 비슷한 뭔가를 느낌. 내 친구 앙리를 이젠 그런 식으로밖에 말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리고 앙리이기를 거부하는 괴물에게 향하는 원망과 그로 인한 슬픔. 정말 이러고 싶지 않은데, 나는 정말 이러고 싶지 않은데 앙리가 자꾸만 괴물의 모습을 하고 내게 \'저주\'를 내리니 어쩔 수 없이 끝을 \'봐야만 한다\'는 느낌이 강했음. 하지만 줄리아의 죽음으로 인해 류빅의 그런 감정마저 무너져내리고 만 듯. 류빅에게 남은 건 이제 \'끝을 내고 싶다\'는 소원 하나 뿐인 것 같음.

한 명 한 명, 자신에게 소중했던 이들 모두를 잃은 슬픔과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결연함이 함께 느껴지는 류빅의 <후회>는 감히 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팠다....

"밤하늘 빛나는 저 별처럼 위대한 하늘을 꿈꾸었네. 날 삼키려 하는 운명에 맞서 내 심장은 뛰었는데..."

류빅이 위대한 하늘을 꿈꾸었던 이유는 결국, 별들(소중한 사람들)을 품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함. 비록 그 방식이 어긋났다 해도 류빅의 진심은 어린 시절부터 한결같았을 테고. 오래 전, 어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 빅터의 상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방치되고 썩어 문드러질 수밖에 없었던 류빅의 그 상처가 날것 그대로 전해져 들어오는 느낌이었음. 아니 어떻게 눈에서 눈물은 나는데 그걸 흘려보낼 수가 없어... 숨도 똑바로 못 쉬고. 되게 이상한 경험이었다...


북극의 가장 높은 곳, 자신을 찾아온 류빅 앞에서 카괴는 여전히 앙리이길 거부. 그런 카괴를 보는 류빅은 모든 걸 다 놓아버린 것 같음. 류빅은 어쨌든지간에 이 고통을 끝내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강함. 더 이상 이 괴물이 내 친구 앙리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이쯤 되면 이게 앙리일 리가 없으니 미련을 버리고 더더욱 끝에 집착하는 듯. 하지만 내 친구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될 리가. 이 날의 류빅은 넋나간 상태가 아닌, 조금 갈등하는 상태에서 괴물에게 총을 쏜 것처럼 보였음. 앙리일 리가 없기 때문에 총을 쐈는데 근데 왠지 아닌 것도 같고, 혼돈. 혼란. 이 기분은 뭐지? 하고 있는 느낌. 류빅은 자기가 총 쏴 놓고도 류리둥절되어서 가만히 괴물을 바라보는데 여기서 카괴가,

"빅터, 빅터."


"이게, 내..."


"복수야."


왤케 엔터를 많이 쳤냐 하면 저 엔터가 다 공백임. 저 대사 사이에 저만한 침묵의 순간이 있었음.
거기서 확 느껴지는 거야. 카괴는 계속 앙리이기를 거부했으나 마지막에는 결국 앙리로서 류빅에게 말을 한 것 같다고.
카괴가 류빅에게 복수를 원한 건 자명함. 그런데 카앙은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카앙은 이런 식의 복수를 원했을 것 같진 않어. 그래서 카괴가 앙리로서의 기억을 전면 거부하고 괴물로서의 자신으로 류빅에게 복수하는 내내 카앙의 \'의식\'은 잠들어있었던 거 아닐까 생각함. 그러다 마지막, 류빅에게 총을 겨누는 그 순간에 깨어난 것 같고. 근데 나는 지괴의 경우, 마지막 이 장면에서 지앙과 지괴의 의식이 서로 싸우고 있다 생각했는데 카앙이랑 카괴는 그 시점에서 싸운 것 같진 않음. 지앙지괴하곤 다르게, 카앙카괴 둘의 이해관계가 여기서 일치하기 때문에 굳이 싸울 필요 없었던 것으로 나는 해석함. 카앙은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 말고는 류빅을 구원할 방법이 없다.\' 고 생각한 것 같음. 반면 카괴의 목적은 류빅에게 철저히 혼자 되는 슬픔을 안겨주는 것이잖아. 그게 괴물의 복수니까. 그리고 그 복수가 성사되려면 류빅 친구 얼굴을 한 자신까지 죽어야 하잖아. 나 자신의 죽음. 이유는 달라도 어쨌든 그게 카괴와 카앙 모두가 원하는 것... 이라고 봤음.



빅터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리고 저 말 사이사이 짧았지만 길었던 침묵의 순간들만큼은 모두 앙리의 시간이었고, 류빅도 그 침묵에서 아른거리는 앙리의 모습을 잡은 것 같아 보였어. 계속 찾았지만 결코 찾을 수 없었던 그 모습을 끝의 끝에 다다라서야 겨우 느끼게 된 거야. 그것도 잠시잠깐 그 찰나의 순간에. 심지어 류빅이 잡으려던 카앙 혹은 카괴의 손은 류빅의 손이 닿기 바로 직전에 바닥으로 툭 떨궈지고. 서로의 마음은 그게 아닌데도 끝까지 엇갈릴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

류빅은 그제서야 울부짖고. 괴물이 입고 있던, 자신이 입혀 주었던 그 코트 카라깃을 쥐고 괴물을 마구마구 흔들더라. 코트깃을 그러쥔 채 괴물을 그렇게 흔들어대는 류빅도 이 날 처음 봤어. 이제야 너를 찾았는데. 더 이상 외롭지 않을 수 있는데 또 이대로 너를 잃을 수 없다고 외치는 것 같았어. 그럼에도 어떠한 반응도 없이, 그저 류빅이 쥐고 흔들기에 무심하게 들썩일 뿐인 괴물의 시신은 류빅의 절규와 더욱 대조되어 보여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랬다고 합니다...







평소의 류카페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이었고, 3연 프랑켄슈타인을 보면서 이렇게 울었던 적도 처음임. 서툴렀기에 처음부터 계속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류빅과 카앙카괴의 상처와 슬픔. 그것들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보였던 정말 가슴아팠던 회차였는데 그랬는데!!!!

이 다음날 19일 류성페어 회차에서 시야 흐려져서 무대도 제대로 안 보일 정도로 울고 박수마저 똑바로 못 친 거 실화인가요.... 오열 수준이라 입 틀어막고 봐야했어 진심..
갤주 요즘 매일같이 슬픔게이지 갱신하시는 것 같아서 나 좀 미치겠다...



내가 새로 다시 쓸 의지는 없고 어딘가에 올렸던 후기 복붙해서 갤스럽게 바꾼 거야. 알 것 같아도 그냥 못본척 해주라주 데헷  ><




* 원래 카앙카괴는 마지막 순간에 류빅에게 "빅터, 빅터. 이제 이해하겠어? 이게 내 복수야." 라고 말하는데 이 날은 이제 이해하겠냐는 대사 안하더라.

* "위대한 이상의 추락이여-" 는 (완)악보창조가 아니고  반악보창조였는데 이것도 좋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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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1 ㅃㅃㅃ요즘 류빅 엄청 보고 있는데 [6] ㅇㅇ(121.128) 18.08.16 399 6
3450 ㅃ인데 갤주 내년에 엑스칼리버나 킹아더 하실 확률은 얼마나 될까? [17] ㅇㅇ(59.17) 18.08.15 472 0
3449 요즘 라두가 보고싶다;; [6] ㅇㅇ(175.223) 18.08.15 226 5
3448 오늘 공연 봤니... [6] ㅇㅇ(175.223) 18.08.15 265 2
3447 ㄱㅅ에 갤주중심 후기글 뜬거 봤는데 [3] ㅇㅇ(39.7) 18.08.14 373 3
3445 ㅃㅃ 갤주 차기작 모하실까.. [13] ㅇㅇ(121.128) 18.08.13 723 1
3444 갤주가 오르는 날은 그 날마다 스토리가 새로 쓰이는 것 같아 [1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12 332 5
3443 오늘 갤주 ㅌㄱㄱ에서 위너봤다 [3] ㅇㅇ(39.7) 18.08.12 483 6
3442 류빅 오늘 추가된 디테일? 애드립? 많은 것 같아 [6] ㅇㅇ(59.17) 18.08.11 403 6
3441 ㅃㅃㅃ 미안한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2] ㅇㅇ(223.62) 18.08.10 44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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