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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CoC - 시나리오 관련 잡생각

니컬(125.178) 2016.12.04 00:08:11
조회 3339 추천 19 댓글 5
														

CoC의 기본 플레이 방식은 시나리오를 통한 플레이임.

그래서 나는 일단 키퍼는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기 전에 "잘 읽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간단하게 시나리오의 각 부분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잘 모르는 사람(턀갤러라고 다 CoC를 해 본 건 아닐테니까) 적당히 설명해 보는 글.


도입부(Introduction)

도입부는 쉽게 말해서 대체로 "시작 전부터 플레이어에게 제시해도 괜찮은 내용"이 담긴 부분이라고 보면 됨. 특히, 특정한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라면 이 부분의 내용에 대해서 아예 캐릭터 생성 전부터 공개를 할 필요가 있음. 예를 들어서 CoC에서 시나리오를 시작하는 가장 일반적인 배경은 "탐사자 중 누군가의 지인"으로 설정된 NPC가 나오고, 얘가 탐사자들을 모이게 한 뒤에 대개 죽거나 납치당하는 등 험한 꼴을 당하는 거..... 그렇다면 저런 경우 "여러분들은 자기 탐사자 캐릭터와 모 NPC와의 관계를 설정해 두셔야 합니다" 같은 식으로 미리 플레이어들에게 언질을 해 주는 게 좋겠지? 그런 이야기임.


또한 키퍼가 봤을 때 탐사자들이 나설 동기가 애매모호하다 싶으면, 도입부의 설정을 바꾸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음. 예를 들어서 "유령의 집"에서는 집주인의 의뢰를 받아서 집을 점검하게 되는데... 하다보면 막 가구에 얻어맞고 그러는 상황을 별 관계도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과연 단순히 "의뢰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넘기고 계속 조사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거지. 그런 경우에는 도입부를 좀 바꾸어서... 예를 들면 탐사자들은 모두 사채업자에게 사채를 빌려 쓴 채무자들인데, 이 사채업자가 자기가 가진 저택에 대한 괴소문을 수습하기 위해서 이자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탐사자들을 저택으로 보냈다...는 설정으로 시작해서 "눈 딱 감고 저택에서 며칠간 버티면서 조사하기 VS 빚을 갚지 못해 지하노역장에 끌려가기"같은 양 극단의 선택을 강요한다거나... 뭐 그런 식으로 말야.


비밀

Keeper's Secret이니 Background니 뭐니 하는 제목이 붙은 부분. 말 그대로 "비밀"이기 때문에 키퍼에게만 공개되며, 키퍼는 이 비밀에 탐사자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조율하면 된다. 과연 비밀을 밝혀내고 초자연적인 위협을 막아내느냐 마냐는 탐사자들에게 달린 거지 키퍼에게 달린 게 아니니까 됐고. 쉽게 말해서 돌발 상황 등이 발생해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시나리오가 많이 틀어지게 되더라도 일단 이 "비밀"을 향하도록 전개가 회귀하게 하면 어찌어찌 수습되기 때문에 일종의 "이정표"라고 생각하면 될 듯.


다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CoC의 시나리오 대부분이 "레일로드" 식이 되어야 하는 근원이 이거임. 비밀이 존재하는 한 결국 키퍼가 탐사자들을 이 "비밀"에 도달하도록 유도... 아니 극단적으로는 "몰아가는" 전개가 나오는 거 자체는 쉽게 바뀌지 않거든. 그러므로 레일로드 구성을 탈피하려면 비밀이 "복수" 존재하게 해서 탐사자들의 행보에 따라서 그런 비밀 중 어느 것을 어떻게 파헤칠지가 바뀌도록 하거나, 혹은 비밀 그딴 거 알 게 뭐야 같은 전개를 그냥 납득해 주고 진행해서 나름대로의 결말에 도달시키는 게 좋은 방법임. 예를 들어서 모 시골 촌동네 서플먼트에서는 샌드박스형 시나리오를 지원하는데, 여기서는 근본적으로 크게 두 개의 비밀을 제시하고 있고 그 외에도 시나리오 하나 내용의 토대가 될 만한 비밀이 될 법한 정보가 몇 개 주어지고, CoC가 아니긴 하지만 트레물루스에서는 각 플레이셋마다 다수의 선택지를 고르는 2가지의 질문 결과를 조합해서 매 번 다른 비밀이 선택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짐.


"중요한 사건"의 처리

CoC의 레일로드식 시나리오는 대개 진행 도중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어있고, 이것들이 어떻게 끝나느냐... 에 따라서 시나리오 전개가 확 달라질 여지가 있음. 따라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 수 있을 것인가? / 처리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뭐 그런 걸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이거임. 다른 TRPG도 다 그렇지 않냐고 할 텐데, 이 물건은 일단 호러 RPG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저런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주 손쉽게 탐사자가 갈려나갈 수 있기 때문에 키퍼가 어느 정도 그 부분을 생각해 둬야 함.... 자기 캐릭터의 목숨을 내다 버리는 것에는 경험과 적응이 필요하고, 고립된 환경의 시나리오라면 새 캐릭터가 갑툭튀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죽은 탐사자의 플레이어가 멍때리고 있어야하는 등의 여파가 따르거든.


예를 들어서 모 시나리오에서는 신화 생물의 기습으로 상황이 확 급전개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기습 받으면 기본 피해가 1D8+1D6에 조건부로 1D3 피해를 추가로 받으니까..... 쉽게 말해서 체력 낮은 탐사자는 재수 없으면 그 자리에서 죽음 ^^ㅋ 그러면 당연히 뭔가 해 보려다 시나리오가 시작해서 주 무대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 푹찍당한 탐사자의 플레이어는 대실망하겠지? 그러니까 이런 경우 키퍼는 상황을 급전개시키려면 기습을 할 필요가 있지만, 그러면서도 일단은 탐사자를 한 번 정도는 적당히 봐 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 이게 초 극단적으로 가는 예 중 하나가 모 캠페인 최후반부. 근성갑인 최종보스가 진행 도중에 죽어버린 경우, 일반적인 진행에 따르면 이놈이 탐사자 중 하나를 갈아넣어서 부활하는 전개가 되기 때문에 키퍼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음. 특히 탐사자 캐릭터가 반쯤 전멸해서 한 둘 남은 상황에서 이러면 너무하지 않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리고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스크린임. 레일로드식 시나리오를 돌리는 이상, 키퍼가 공개적으로 주사위를 굴린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행해져야 함. 중요한 행동이 성공 / 실패해서 시나리오 전개가 뿅 하고 카르코사로 가는 건 좀 그렇잖냐? 그러므로 키퍼는 정말로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판정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주사위를 스크린 뒤에서 굴린다고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음. 혹은 실패할 경우에 대한 계획을 잘 짜놓았던가. 다만 이게 "탐사자들 입장에서만" 중요하지 키퍼 입장에서는 별 상관 없다면 그냥 공개적으로 주사위를 굴려도 됨. 예를 들어서 "CoC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위의 예시에서 그냥 대놓고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따르면 된다 이거지.


또한 이런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각각의 인과 관계라든가, 시간차를 두어서 완급 조절을 조절해 보는 것이라든가 그런 것도 어느 정도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음. 가장 좋은 방법은 시나리오 내에서 제공되는 시간표를 최대한 따르는 거지만, 그런 게 없다면 키퍼가 적절히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생기게 되고, 돌발 상황으로 어떤 사건의 결과가 예상 외로 나오는 경우 그와 연계된 다른 사건들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도 생각을 해 봐야 함.


결말과 보상

CoC 시나리오의 기본적인 보상은 안 봐도 뻔한 수준인데, 내가 좋은 일을 했고 악을 막아냈다면 보상으로 이성이 회복되고, 실패했고 악행이 계속된다면 추가로 이성이 까이는 거임. 따라서 이런 허접한 보상 말고, 좀 더 탐사자들 입장에서 와닿을 수 있는 보상을 추가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돈 같은 물질적인 보상이라든가, 이후에도 우려먹을 수 있을만한 주요 NPC와의 친분관계라든가, 간단한 주문이라든가.... 특히 물질적인 보상을 시나리오 도입부부터 제시하면 그럭저럭 유용한 동기가 될 수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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