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피즘은 고보수주의와 우익대중주의의 혼합으로 보통 간주되기 때문에 이 게시물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 중 하나를 첨부했습니다 ㅎㅅㅎ)

Neoconservatism = 신보수주의

Paleoconservatism = 고보수주의

공화당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두 main Conservatism 분파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죠?

보통 레이거니즘과 부시 부자를 상징하는 이념은 신보수주의고

트럼피즘을 상징하는 것은 고보수주의죠.

무역과 이민 문제에 있어서의 견해 차이는 보수정치 갤러리 이용자 여러분들이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대립구도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먼저 미국에서 통용되는 고보수주의의 반개입주의적인 외교관은 영국에서 먼저 탄생됐습니다. 영국은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자국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고수했죠. 미국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의 먼로 독트린이라는 대륙 예외주의, 상호 불간섭주의를 표방하며 아메리카 대륙의 자주성을 수호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고요.

그러나 미국의 이런 불간섭주의와 자국우선주의는 우드로 윌슨 때 깨지고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2회의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 현대 보수주의 운동은 내셔널리뷰와 존 버치 소사이어티라는 사설 잡지와 우익 단체가 탄생하면서 1950년대부터 올드 라이트와 뉴 라이트의 대립 구도가 불피우게 됩니다. 참고로 내셔널리뷰는 신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존 버치 소사이어티는 고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존 버치 소사이어티에서는 미국을 특정한 개인이 모여 사는 하나의 공동체로 정확하게 정의한 반면

내셔널리뷰는 미국이 단순히 국가가 아닌 하나의 이데올로기라는 구호를 내세웁니다.

신보수주의자들이 고보수주의자들보다 이민에 우호적이고 세계화에도 적극적인 이유는 바로 저 이념 차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고보수주의자들은 America is a place not an ideology를 외치지만 신보수주의자들은 America is not just a place. America is an idea라는 구호를 외치죠.

그러나 이 신보수주의자들은 세계대전 때문에 개입주의적인 노선으로 변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루즈벨트 대통령 역시 진주만 습격을 당하기 전까지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았거든요. 세계대전 때도 미국은 직접 타격을 입지 않은 이상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먼로주의적 독트린을 끝까지 고수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역설적으로 세계대전 이후로 폐허로 변한 유럽과 다르게 본토가 피해를 입지 않아 1, 2차 산업을 도맡아 세계의 공장 역할을 알차게 수행했고 이 덕분에 영국과 프랑스를 뛰어넘어 세계 패권국이 된 것이죠. 흔히 개입주의적인 태도 덕분에 미국이 세계최강국이 됐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주장입니다. 오히려 먼로주의를 끝까지 고수했기 때문에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 됐던 것이죠.

그래서 신보수주의자들은 언제 누구로부터 탄생됐을까요? 신보수주의자들은 1950~1960년대 거의 모두가 트로츠키주의자였습니다. 매카시즘의 공격을 받고 있었던 대상이었죠. 한 마디로 좌익이었죠. 그러나 1970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전쟁이 터진 것은 모두가 알고 계시죠? 그때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던 것은 소련이었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편에 서서 전쟁을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재밌는 점은 트로츠키 본인과 마찬가지로 트로츠키주의자를 자처했던 민주당원들은 대부분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래서 Jewish Ethnostate였던 이스라엘을 수호하기 위해서 이들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지지했고 이때 그들은 공화당으로 대거 넘어오게 됩니다.

신보수주의자들의 "개입주의" 외교 정책 선호도의 뿌리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먼로주의를 지지하고 반이민주의를 외쳤던 사무엘 프란시스와 팻 뷰캐넌과 같은 기존의 고전 사회문화 기독교 보수주의를 지지하던 세력들은 당내에서 어빙 크리스톨, 배리 골드워터, 그리고 레이건 본인의 입김까지 더해 대거 축출당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미국 보수는 Interventionist foreign policies + Free flow of immigration + Free trade global economy로 re브랜딩됩니다. 그러나 중동에서의 전쟁 실패, 다문화주의 정책 실패, 과도한 세속주의로 인한 기독교 배척, 중국과 기타 개발도상국으로 일자리가 대량 유출되는 아웃소싱 가속화, 러스트 벨트의 붕괴, 점점 부자가 되어 가고 있는 금융 자본가들과 빅테크 대기업들에 비해 실질임금 및 소득이 조금도 오르지 않은 평범한 근로자들의 불만 지속, 자유무역으로 인한 중국의 급부상 및 미국 패권 위협으로 신보수주의에 지친 유권자들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신보수주의 세력은 미국 주류 보수주의에서 힘을 잃게 됩니다.

티파티 무브먼트, 프리덤 코커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전까지 공화당의 주류 보수주의 담론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신보수주의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피즘으로 대체돼 다시 old right, old conservatism으로 회귀하고 있죠.

이 정도면 훌륭한 설명이 됐을까 싶네요 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