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로드테어(파라봉 페가수스 기사. 잘생긴만큼 재수없는 녀석으로 유명함. 뭔가 활약하면 돈을 풀어서 자기 업적을 과장한다는 소문이 있음)가 창틀에 한 손으로 절박하게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추락한다면, 로드테어의 플레이트 갑옷의 무게가 그를 바다 아랫까지 가라앉힐 것이다.

수 백 마리의 검은 까마귀와 갈까마귀들이 관문 밖에서 멤돌았다. 하늘엔 죽음을 감지한 까마귀들의 끔찍한 울음소리들이 울려퍼졌다.

'도와다오!' 로드테어가 재촉했다. 그의 목소리는 공포로 가득했다.

'여인이시여, 제발 날 구하란 말이다, 빌어먹을!'

클로드는 입술을 핥았다. 그는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가능성이 낮지만 설령 그가 추락에 살아남는다 해도, 그의 수영 실력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파라봉의 사랑받는 허풍쟁이가 그에게 한 몫 빚지게 된다는 생각은 아주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후한 보상을 안겨주겠다, 젠장!' 로드테어가 애원했다. 그의 손가락들이 점점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탐욕이 그의 생존 본능을 뛰어넘었고, 클로드는 기사에게로 움직였다. 로드테어가 갑자기 미끄러졌다. 그의 손가락에 힘이 풀렸다. 하지만 로드테어는 죽음으로 추락하기 전에, 바로 아래에 있는 또 다른 창틀을 붙잡을 수 있었다.

클로드는 욕을 뱉었다. 현재 그가 있는 자리에서 기사를 구할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클로드는 아래를 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는 첫번째 창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창턱을 꽉 붙잡으며, 클로드는 그의 손을 파라봉 기사에게로 뻗었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의 혓바닥이 입밖으로 빠져나왔다.

'서두르란 말이다, 이 악취나는 농노 얼간아!' 로드테어가 이빨을 꽉 문 채로 사납게 말했다.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클로드는 그대로 멈췄다. 기사의 팔뚝을 잡기까지 찰나의 순간이었다.

'뭘 하고 있는거냐?' 로드테어의 숨이 턱 막혔다. 그의 눈은 공포와 분노로 가득했다.

'도와달란 말이다, 빌어먹을 놈아!'

클로드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똑바로 일어섰다.

'이번 일로 교수형에 처해주겠어!; 로드테어가 소리쳤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느냐?'

'뒤진 놈이시지' 클로드가 답했다. 그리고 그의 발을 기사의 면상에 처박았다.

창틀을 붙잡은 로드테어의 손에 힘으 풀렸고, 그대로 바위처럼 바다 아래, 그의 죽음으로 떨어졌다. 클로드는 곤두박질치는 기사가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바다에 부딪힐 때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기사는 사라졌다. 검은 바닷물 속으로 사라졌다. 갑옷의 무게가 그를 끌어당겼다. 클로드는 조롱하듯이 침을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