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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티&테)나가로스에서 순애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앱에서 작성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18 02:17:17
조회 1715 추천 26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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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야기: 말레키스의 울쑤안 공격이 시작되고, 드레드로드 도리안은 에버퀸 알라리엘을 생포하기 위해 자신의 부대, 그리고 마법사이자 연인 카산드라와 함께 느카리가 연 카오스 포탈로 아벨로른에 침투한다




격렬한 정사로 온 몸에 땀이 맺힌 채, 도리안(드레드로드)은 한쪽 팔을 괴고 카산드라(소서리스)의 발가벗은 육체를 음미했다. 주술사는 언제나처럼 아름다웠다. 그는 비단 침낭 건너로 손을 뻗어, 포도 몇 송이를 집어들고는 한 알, 한 알씩 그녀의 입에 넣어주었다.

‘하르 가네스의 과수원에서 딴 흑포도라.’ 카산드라가 말했다. ‘그것도 전쟁 중에 말이야. 적지에서 이런 사치를 누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가녀린 육체에 어울리지 않게도, 낮고 허스키한 음성이었다. 언제나처럼, 도리안은 그것이 기묘하게도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그녀처럼, 그 또한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을 하는 중이었으니까. 그것 또한 그 나름대로 흥분되는 일이었다.

‘내 노예들이 검은송곳니 산에서 채취한 얼음이 가득 든 금속 용기에 담은 것들이지. 검은 방주의 얼음 동굴에 넣어둔다면 신선하게 보존할 수 있으니까. 떠난 지 고작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고.’

‘하지만, 우린 여기에 있지.’ 카산드라가 말했다. ‘울쑤안을 절반이나 가로질러서, 내가 살면서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장소에서 이러고 있으니 말이야.’

그녀가 자신을 시험하는 것인지, 도리안은 의문이 들었다. 그에게서 반역의 기미가 보이는 답을 얻어내 그녀의 상관들에게 보고하려는 것일까? 이제 슬슬 그가 그 정도로 넘어갈 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 텐데.

‘우리의 왕께 어찌 추호만큼의 의심도 품겠나,’ 도리안이 말했다.

‘적어도 공개적으론 말이야,’ 카산드라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물론 입 밖으로 내지도 않았겠지만. 너가 그럴 사람도 아니고. 내가 의심했고, 말 그대로 그랬다는 소리야.’

‘그런 발언은 패배주의로 보일 수 있다는 걸 알 텐데,’ 도리안이 말했다. ‘전쟁 중에는 반역이나 다름없지.’

‘날 밀고할 거야?’ ​또다른 시험이로군,​ 그가 생각했다. 그가 똑같이 하도록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것일까? 정말이지 고전적인 수법이었고, 그런 미끼를 물기에 그는 너무 오래 살았다.

‘너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랬을지도.’

그녀는 그의 답에 미소지었다. 카산드라는 오늘 밤 어딘가 서글퍼보였고, 그 생각은, 비록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도리안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내게 말해 줘, 도리안, 우리의 애매모호한 삶이 지겹지 않아?’ 

그는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너무나도 잘 아는 얼굴이었다. 벌써 1세기도 넘게 보아왔으니까. 그들은 그 시간 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연인이 되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 얼굴에는 도리안이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 카산드라.’

‘우리는 끊임없이 싸워. 함정과 미끼를 놓고, 상대를 믿지도 않지.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밀고할까봐 두려워해. 적지 한복판에 있는 야영지에서, 우리가 다음 날 밤에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 여전히 우리가 하는 말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잖아.’

그녀의 말은 한동안 허공에 맴돌았다. 도리안은 그 말들이 평소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것을, 그들의 관계가 모종의 교차점에 놓였다는 것을, 오늘 밤에 이전에는 없었던 무언가가 감돌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아니, 어쩌면 그가 그렇게 생각하기를 카산드라가 원했을지도.

‘물론 그렇고말고,’ 그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길 선택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드루치인데, 또 뭘 하겠나?’

카산드라가 대답 대신 지은 미소는, 참으로 찬란하고도 희미한 것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반영 속에서 가면이 되었고, 그 표정을 그는 읽어낼 수 없었다. 기이한 일이었다. 거울을 봤을 때 낮선 이의 모습과 마주보는 것처럼. 밝게 빛나는 보석 하나가 그녀의 뺨 위에서 반짝였다. 분명히, 눈물은 아니었으리라.

‘나도... 모르겠어. 너와 나, 우리 둘 모두 고대의 공포들이 자아낸 그림자 속에서 살고 있잖아. 우리는 평생을 그 속에서 보낸 거야. 그 누구라도 우리의 파멸이 될 수 있으니 그 누구도 믿지를 못해 – 우리의 자매들, 형제들, 부모들, 연인들, 친구들.’

‘드루치에게 친구가 어디 있다고,’ 도리안이 말했다. 그것은 오래된 농담의 웃음 포인트였는데, 대개의 농담이 그렇듯, 그 속내에는 불편한 진실이 담겨있었다.

‘어디에나 첩자들이 있어. 가장 최악인 건, 우리의 체제가 우리들 모두를 서로 감시하는 첩자들로 만든다는 거야. 심지어 그러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마치 그런 것처럼 행동하고. 정말 슬픈 일이야.’

‘오늘 밤은 기분이 이상한 것 같군, 캐스.’ 도리안이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정말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처럼 말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무엇 때문에 그렇지?’

‘난 두려워.’ 그녀가 대답했다.

‘두려워할 건 없어. 우리는 내일 승리할 테니.’

‘우리는 내일 신에 맞서잖아. 아주 오래된 신.’

‘아직 그 힘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모르는 새 육체에 깃든 오래된 신이지. 그 힘조차 전쟁에 쓰이는 것이 아니고.’

‘그럼에도 아에나리온의 때부터 지금까지 존재하는 중이지. 기억해, 도리안. 영원여왕은 한때 우리에게도 성스러운 존재였어.’

‘어쩌면, 옛날에는 그랬겠지. 하지만 우린 이제 다른 신들을 따를 뿐이야, 더 강한 신들을.’

그녀와 종교적인 논쟁을 벌인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었다. 그런 분야에서의 지식은 카산드라가 그보다 한참 더 우위였으니까. 어쩌면 그녀가 그토록 속상해하는 이유일지도 몰랐다. 이게 끝없는 충성 시험 중 하나가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말이지만.

‘그래, 나도 알아,’ 그녀는 아주, 아주 부드러이 그 말을 뱉었고, 이내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도리안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짓은 이상하리만치 머뭇거렸고, 이전에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상냥함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안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바래본 적은 없는 거야?’

그는 신중하게 답을 선택했다. ‘무의미한 일일 뿐이야. 우리는 우리답게 행동할 뿐이고,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니까. 우리의 신들이 우리의 신이기에 따르는 것이고.’

카산드라는 웃으며 돌아서서 그를 마주보았다. 그녀의 눈은 희미한 빛 속에서 촉촉이 반짝이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충성스럽구나, 도리안.’

도리안은 자신이 시험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은 ​그녀가​ 그를 위해 준비한 시험이 아니었다. ​그 시험​에서, 그는 실패했다.

어쩌면 다음 번에 마술사왕을 알현할 때, 그는 그녀를 밀고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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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순애에 목마른 북괴-엘프들

둘의 관계는 결국 카산드라가 우리의 금태양(물리) 티리온 손에 쓱싹당하고
연인이 눈 앞에서 죽어나가는 걸 본 도리안도 더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고 사실상 자포자기한 채 임무를 실패한 죄로 처형당하면서 비극으로 끝난다

커플을 물리적으로 박살내는 데에도 도가 튼 티리온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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