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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번역) IRON COMPANY <챕터 8(終)>

차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1 00: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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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탐구자들을 멀리하라!


오만은 인간의 가장 큰 죄악이니.


화톳불과 대지야말로 우리의 사명이다.


별을 점치는 예언자나 기술장이들은 묵시를 앞당겨올 뿐.


배웠다는 놈들이 암흑의 힘에 기댈 때마다 파멸의 신들은 우릴 비웃는다!


우리 아이들이 그에 빠져들수록 묵시의 때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어리석고 세속적인 놈들이 하는 말은 무시해라.


이단적인 지식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힘이다!


마법사, 현자, 공학자를 멀리하라. 오직 믿음과 노동 안에서만 구원을 찾을 수 있노라!’




루터 후스


에렌그라드의 설교에서.


-----------------






산의 심장부에는, 수 천년간 얼음이 긁어대면서 깎아낸 바위 계곡이 있었다.


다른 풍경과 마찬가지로 척박하고 황량했다.


용의 뼈처럼 단단한, 하얀 무늬 화강암이 바닥을 구르며 깨져나갔다.


깎아지른 절벽이 계곡의 사방에서 높게 솟아 있었다.


정상 부분은 발디딜 틈 없이 삐죽빼죽했다.


만년설은 여전히 덮혀 있었다.


바람이 샛길을 타고 울부짖으며 몇 없는 풀떼기들을 헝클었다.






계곡의 끝에는 천길 낭떠러지 사이로 틈이 작게 나 있었다.


틈 사이로 모르그람가르로 향한 길목이 황량한 계곡을 타고 돌무더기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졌다.


엄청나게 큰 암반들이 마치 영겁 속에 잊혀진 거인 종족의 조각상처럼 우뚝 서 있었다.


감히 이곳까지 올 만큼 무모하고 관찰력 좋은 탐험가는, 그것의 허리께에 있는 이상한 조각술의 흔적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분명 바람에 깎여나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황량한 곳에서, 달리 뭘 생각하겠는가?









길은 계곡의 꼭대기로 삼 마일 정도 나 있었다.


그 끝에선 거대한 암반이 절벽으로 솟아올라 돌무더기로 넘쳐나는 평야를 감싸고 있었다.


그곳 너머로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었다.


땅과 하늘이 희끗한 안개 속에서 만나는 곳에, 산 봉우리들이 뻗어 있었다. 길은 그곳에서 끝났다.







길이 끝난 지점에서부터는 큼직한 검은 암반들이 지면에서 솟아 있었다.


옅은 회색 빛을 띈 주변 암석들과는 달리, 암반은 여러 면으로 깨져 어둡게 빛나고 있었다.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태곳적 신들의 전쟁에서 하늘로부터 뚝 떨어진 것 같았다.


흑석은 마치 뱃머리 같은 모양으로 허공을 향해 비스듬히 뻗어 있었다.


감히 어떤 바람이나 눈도 그것에 흠집을 내지 못했다.


바위는 차갑고, 단단하고, 매끄러웠다.







암반 위, 계곡 바닥에서 백 피트 높이에 모르그람가르 요새가 고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흑색 암반과 다른 암석들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다.


마치 알 수 없는 마법으로 산의 뿌리에서부터 자라난 듯 했다.






요새의 기반은 단단하고 각져 있었다.


성벽은 다섯 개의 점이 바깥을 향하도록 별 모양으로 설계되었다.


사용된 석재 하나하나가 집채보다 더 컸다.


직사각형으로 매끄럽게 깎여 있었고, 접합부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맞물렸다.


높다란 표면엔 창이 거의 나지 않아 있었다.


묵직한 석재와 덧대진 강철 뒤로 많은 갱도들이 보였다.


몇몇 곳에선 창백한 빛이 새어나왔다.


다른 곳에선 짙은 붉은 빛이 차가운 대기를 갈랐다.


성채의 저 아래 어딘가에선, 마치 거대한 기계가 암석 속에서 맥동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돌 무더기가 그것과 함께 떨어대면서, 웅웅거리는 중얼거림을 계곡에 흘려보냈다.






성벽의 측면은 더 높고 두께가 얇았다.


첨탑들이 기반에서부터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


가늘고 각진 모양새로, 흑석을 타고 날카로운 망루가 나 있었다.


허술한 가교들과 난간이 위태롭게 서 있었다.


으스스한 초록빛이 창문마다 새어 나왔다.


좁은 구멍에 유리창이 박혀 있었고, 틀에는 기이한 형상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세월에 깎여나간 형상들이.








높다란 노대들엔 밋밋한 천 조각이 걸려 있었다.


한때 충신들이 호흘란트 제후기를 펄럭이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휘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가장 높은 첨탑엔 길고 긴 검은 깃발이 펄럭였다.


조잡한 흰색 해골 말고는 아무런 장식이 없었다.


공허한 흰 눈이 감히 계곡으로 들어서려는 침입자를 감시하고 있었다.







아나-로우이자는 회랑 안에서 편안히 앉아 계곡 너머 남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대군은 성벽 아래 광활한 대실에 주둔하고 있었다.


모르그람가르의 진가는 들쭉날쭉한 망루와 첨탑들이 아니었다.


기반 아래 깊숙한 곳에는 고대의 광산이 그림자 속으로 뻗어 있었다.


암반 속에는 많은 회랑들이 있었다.


수 세기 동안 버려졌던 것들이.


이젠 아니었다.


이제 그곳은 병영, 무기, 군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문에 따르면, 치명적인 전쟁의 기계들도.






-----------







중앙 탑 중간 정도 나 있는,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노대 위에 두 남자가 서 있었다.


검게 차려입은 남자들의 머리칼이 차가운 바람에 휘날렸다.


‘놈들이 곧 오겠군요.’ 그들 중 하나가 입을 뗐다.




희끗한 머리에 짙은 눈썹의 사내였다.


눈 밑으로 깊게 그늘이 져 있었고, 피부는 창백했다.


단조장이나 지하 회랑 같이, 어두운 곳에서 나날을 보내온 듯 했다.


그는 목에 묵직한 은제 아뮬렛을 매고 있었다.


두르고 있는 망토는 질 좋은 것으로, 목깃이 담비 털로 장식된 물건이었다.


두드러지는 몇몇 평민의 특징이 아니었다면, 제국의 많은 곳에서 귀족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노동의 흔적이 흉터투성이 손에 드러나 있었고, 등은 마치 나리들에게 얻어맞길 대비하는 것처럼 꼽추였다.


허나 눈빛엔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다.


말하는 동안 그의 입술이 기묘하게 삐뚤어졌다.






‘그렇네, 라트모어.’ 두 번째 남자가 말했다.


‘놈들이 약간은 노련해진 듯 하니. 기대해 볼 만 하겠군.’






라트모어의 말상대는 그와 달라 보였다.


똑같이 검은 망토를 둘렀지만, 건장한 체격이었다.


깔끔하게 다듬은 은빛 수염과 하얀 머리칼이 어깨까지 늘어졌다.


태양에 그을려 거칠고 무뚝뚝한 인상이었다.


라트모어처럼 손은 흉터투성이였으나, 단조 도구보다는 검과 방패 덕분인 듯 했다.


그는 넓은 어깨를 쭉 펴고 바람을 당당히 받아냈다.


용맹하고, 무엇으로부터도 도망치지 않는 사내 같았다.


전사로군, 그럼.


그의 말상대와는 다르게.







‘당신의 안일한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군요, 에셀만.’ 라트모어가 불쾌하게 입술을 말며 말했다.



‘부인의 거창한 계획과는 다르게, 보급품은 한정되어 있어요.


놈들의 첫 원정군을 쳤을 때 너무 많은 병사를 잃었구요.


전 그게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에셀만은 경멸을 감추지도 않고 키 작은 사내를 비웃었다.


‘그렇다면 자네는 어찌 했을 건가?’ 그가 말했다.



‘벽 뒤에 숨어 놈들에게 당할 때까지 벌벌 떨면서 웅크려 있기?


자네는 겁쟁이이야. 라트모어.


부인께서 자네를 왜 곁에 두시는지 모르겠군.’






‘부인께서 제 눈부신 천재성을 알아채신 거지요.’ 그가 부끄럽지도 않은 듯 말했다.



‘제가 여기 없었더라면 말이죠.


당신은 그저 산 속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여주인이 죽음으로 내몰기를 기다리는 깡패였을 거요.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에셀만.


제가 화기를 개량하지 않았으면, 루덴호프의 군대를 박살 내지 못했을 겁니다.







에셀만은 으쓱했다.


‘매복의 이점이지.’ 그가 말했다.



‘자네가 사정거리를 향상시켰다는 건 의심하지 않겠네.


허나 그랬으니 더더욱 그들과 다시 한 판 붙었어야지.


이 유격전은 혐오스럽군.’








라트모스는 깔보듯 비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전사로군요.’ 그가 말했다.



‘머릿속에 든 게 쌈박질 하나밖에 없고요.


모든 제국인이 당신 같았으면, 우린 비스트맨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었을 겁니다.’








그는 노대 가장자리에 기대어 먼 성벽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작업 소리가 위쪽으로 흘러들었다.


암반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마치 모르그람가르 자체가 거대한 기계였고, 그들은 승객이 된 것 같았다.







‘당신은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라트모어가 강철과 암반을 돌아보며 말했다.



‘인간이 야수들에게 벌벌 떨던, 구닥다리 시대에 살고 있어요.


새로운 과학이 전부입니다.


화약 병기 말이에요.


그것만 있으면 카오스의 재앙을 영원히 제거할 수 있어요.


엘프들조차 노예가 되어 우리 앞에 무릎 꿇고, 인간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될 거라구요.’







기묘한 빛이 그의 눈에 돌았다.


에셀만은 피곤해 보였다.


열 몇 번이나 들었던 말이었다.






‘자네의 장난감이 유용하긴 하네.’ 그가 마지못해 말했다.



‘부인께서도 흡족해하시고.


그래서 자네를 머물게 두시는 걸세.


허나 그것들이 충직한 검사를 대체하진 못할 거야.


기대도 하지 말게.’






라트모어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완전히 공상에 빠진 듯 했다.




‘검사요?’ 그가 조롱하듯 말했다.



‘검사가 100보 밖의 적을 죽일 수 있답니까?


광맥을 찾아내고 세계의 뿌리에서 금을 채굴할 수 있나요?


검사가 하늘에서 불비를 내려 적 연대 전체를 태워죽일 수 있다는 말이신가요?’







그가 경멸하듯 웃었다.


‘당신의 시대는 끝났어요, 노병이여.’ 라트모어가 기쁜 듯 말했다.



‘새 시대가 다가오고 있답니다. 강철과 증기의 시대가.


계획만 있으면 돼요.


황제는 절대 허락하지 않겠지만요.


알트도르프에는 편협한 마음의 눈먼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물론 조만간 눈이 트일 겁니다.


봄이 되고, 우리가 산을 내려와 전진하면, 눈이 트일 거에요.


제국의 썩은 부분을 도려낼 필요가 있어요.'





에셀만은 여전히 무심해 보였다.



‘계속 지껄이게.’ 그가 말했다.



‘그렇게 폰 클라이스터 부인을 설득시켰군.


물론 난 어떻게 그랬는지 영영 모르겠네.


허나 그분은 설득되신 것 같고, 지금 이 꼴이지.


산 속에 처박혔잖나.


루덴호프를 적으로 돌린 데다가, 호흘란트를 벗어나도 3개 제후국의 군대가 뒤따르겠지.


참으로 훌륭한 전략이야.’







라트모어의 웃음을 짜증이 덮었다.


그의 표정은 어린아이마냥 빠르게 변했다.


그의 창백한 지적인 얼굴에 심술이 스쳤다.


‘다 내가 생각한 대롭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어요.


기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요.


시간이 좀 필요할 뿐입니다.


모르그람가르는 난공불락이잖아요.


공성을 버텨낼 수 있다구요.


첫 번째 원정군처럼 이번 놈들도 박살이 나겠죠.


대승과 우리 발 밑의 부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갈 거구요.


때가 되면 남진할 겁니다.


때가 되면요.


지금은 아니에요.’






에셀만은 그에게 경고 섞인 눈빛을 던졌다.


‘분수를 알게, 라트모어.’ 그가 말했다.



‘부인께 좀 잘 보인 것 같은데, 그분의 군대는 내가 지휘하네.


자네의 화포들이 필요하긴 하나, 그것에 끌려다니진 않을 걸세.


내 명령이 떨어져야 비로소 남진한다는 걸 명심하게나.’








라트모어는 싸늘하게 미소지으며 대충 예를 표했다.


‘물론입죠, 나리.’ 그가 간드러지게 말했다.



‘지휘는 나리 몫입니다요.


하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요.


주조소는 이미 바쁘게 돌아가고 있답니다.


배울 것도 많고, 발견할 것도 많으니까요.’







에셀만은 그들 앞으로 펼쳐진 텅 빈 계곡을 향해 돌아섰다.


진군해오는 군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황량한 화강암 지대엔 움직임이라곤 없었다.




인페르날 엔진 은 준비되었는가?’ 그가 물었다.


‘내 흥미를 끈 단 한 가지요. 아주 유용할 것 같던데.’






라트모어는 에셀만에게 거의 구애하듯 머리를 저었다.


‘인내심을 가지십시오. 훌륭한 장군님.’ 그가 말했다.



‘아직 많은 작업들이 필요해요.


벌써 그 떨거지들에게 선보여줄 순 없습니다.


언젠가 마침내 우리가 궐기할 때가 오겠지요.


그 때가 오면 제국 전체가 저의 위대한 발명품을 보게 될 겁니다.


진작에 그랬어야 했는데 말입죠.


놈들은 그때도 멍청했고, 지금도 멍청합니다요.


우리가 두려워 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에셀만은 그의 자만심에 동의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는 싸늘한 남쪽 지평선을 날카롭게 바라봤다.


‘일단은 비밀로 해 두게.’ 그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부인께서 바라시는 대로 해야지.


허나 포위를 풀기 위해 기계가 필요할 때가 오면, 호출하겠네.


영원히 여기 갇혀 있을 순 없지 않나.


싸울 수 있을 때 싸워야 하니까.’








라트모어는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의 비틀린 손가락이 돌 난간을 움켜쥐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그는 뭐라도 하고 싶어 근질근질해 보였다.


그는 확신에 찬 말벗이 불편했다.





‘나리의 조급함이 일을 망치게 될 겁니다.’ 그가 중얼거렸다.



‘필요한 건 다 있어요.


금, 병사들, 요새와 부인의 지지.


다시 말씀드리지만.


시간만 더 있으면 돼요.


기계를 완벽하게 준비시킬 시간.


호흘란트엔 이 성벽을 돌파할 만한 공학자가 없어요.


놈들은 염소랑 떡치는 주정뱅이들이라구요.


조금만 더 기다리십쇼.


전부 준비되면, 전쟁을 가져다 드립죠.’







라트모어의 말이 다시 빨라졌다.


그는 공상에 다시 빠져들고 있었다.



‘나리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군대를 지휘해 헤르기히로 진군하실 겁니다.


제가 지금껏 만들어낸 화기들에 만족하셨다면, 다음 번에 주조소에서 뭐가 나오는지 기대하십쇼.


인간이 필요하지 않을 방법만 있으면, 뭐든지 했을 텐데.


그게 유일한 약점이니까요.


그것만 아니면 제 기계는 완벽해요.’







에셀만은 라트모어에게서 조금 물러섰다.


두 사내의 사고관은 분명 달랐다.




‘가끔 생각하네만.’ 그가 느리게 입을 뗐다.


‘왜 눌른에 계속 있지 않았나.


자네가 그렇게 뛰어나다면, 놈들이 자네를 어떻게든 붙잡으려 했을 텐데.’







라트모어의 눈빛에 혐오가 스치더니, 난간을 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모든 것엔 대가가 따르는 법인데!’ 그가 날카롭게 소리질렀다.



‘사람 좀 죽었다고 그게 대수야? 진보의 대가라고!’








그의 얇은 입술이 다시 비틀렸다.


‘놈들에겐 대수였어.’ 그가 말했다.


‘우린 쫓겨났읍죠.


저랑, 한놈 더.


우린 둘 다 쫓겨났어요.


모든 선지자들이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놈들은 알트도르프의 제 주인만큼이나 무지했지요.’







에셀만은 그를 혐오스럽게 바라봤다.


작은 사내는 갑작스러운 분노에 사로잡혔다.


말하는 내내 손을 떨면서 침을 마구 튀겼다.






‘친애하는 장군, 그 때가 가장 짜릿한 순간이겠죠.’ 라트모어가 말했다.



‘눌른의 성벽이 인페르날 기계의 대열로 포위됐을 때만.


공과대학이 꺼지지 않는 불길로 타오를 때만, 저는 돌아갈 겁니다.


놈들이 무릎꿇고 내 천재성을 인정하며 싹싹 빌 때만, 저는 놈들과 대화할 겁니다.


개새끼들. 좆같은 개새끼들! 그 때가 와야 전 돌아갈 거에요.’









라트모어의 말은 점점 날카롭고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몸을 떨었고, 기이한 딱딱거림이 다시 시작되었다.


에셀만은 혐오스럽다는 듯 그에게서 물러섰다.






그가 막 입을 떼려던 순간, 첨탑 깊은 곳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두 사람 모두 얼어붙었다.


라트모어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


갑자기 과다출혈이라도 온 것 같았다.





‘부인께서 뭘 바라시는 걸까요?’ 그가 해골 같은 대회랑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유리화를 뚫고 비치는 빛은 불길한 초록빛이었다.


‘난들 알겠나?’‘ 에셀만이 계곡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여전히 움직임은 없었다.


’부인을 기다리시게 하는 건 좋지 않네. 같이 가세나.‘







종소리가 다시 울렸다.


마치 어린아이 장난감 같은 느낌이 났다.


글로켄슈필이나, 태엽 장난감 같은.


허나 사내들에게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라트모어는 꺼림칙한 표정으로, 흑복을 매만지면서 손가락을 진정시켰다.






미친년.’ 그가 불안한 표정으로 속삭였다.


‘부인 귀에 들어가지는 않게 하게.’ 에셀만이 대꾸했다.


‘천재든 아니든, 혓바닥 조심해서 놀리는 게 좋아.’





둘은 마지못해 노대에서 물러나 뒤의 첨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보이지 않는 손이 문을 닫았다.


싸늘한 바람이 텅 빈 노대를 훑고 지나갔다.







그들이 사라지자 요새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순찰하는 경계병도 없었고, 말을 달리는 정찰병도 없었으며, 황량한 평야를 서성거리는 근무자들도 없었다.




허나 깊은 지하에서, 라트모어의 기계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대회랑에 연결된 사슬이 바람에 흔들거렸고, 숨겨진 용광로는 불을 뿜었다.


마치 악몽의 주인이 사라진 것처럼, 모르그람가르는 조용히 다가오는 전투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밀을 품고, 무저갱을 품고, 공포를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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