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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아카온이 체인질링과 만난 썰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09 20:23:27
조회 2426 추천 36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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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내용: 아카온은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놀던 존재가 있음을 깨닫고, 그 존재를 쫓기 시작함. 그리고 아카온은 얼마 안되어 벨라코르와 마주하는데, 이 벨라코르는 사실 변장한 체인질링이었음. 두들겨 패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아카온은 악마를 심문하기 시작함




'속임수는 집어치워라, 기만자여' 


어둠의 신전기사가 말했다.


'네 이름을 말해라'


'오래 전에 잊혀졌다' 


악마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한때 존재했었던 얼굴과 함께'


'그래, 체인질링이여' 


아카온이 울부짖는 바람 속에서 소리쳤다.


'네가 어떤 존재인지는 중요치 않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날 찾았나?'


'그렇다, 악마' 


아카온이 말했다.


'이 땅의 짐승 샤먼들과 악마들은 네가 기만자이며 이 어둠의 땅의 큰일들에 간섭한다고 하더군. 네가 저주받은 자와 저주를 내리는 자의 거울을 들고 있으며, 거울 안에 보이는 모습이 된다고'


'나에겐 의문스러운 재능이 있다네, 아카온' 


체인질링이 말했다.


'파멸의 힘의 선택받은 자도 마찬가지일테지'


'그렇다면 넌 내가 찾고 있는 악마 대공에게 거울을 비춘 적이 있는 것이로군' 


아카온이 말했다. 


'그를 연구했었지'


'어째서냐, 어둠의 존재여? 살아남아 거울을 다시 들고자 한다면 말해라'


'어둠의 주인의 야망이 좌절되는 것은...' 


체인질링이 말했다.


'...나의 주인 위대한 젠취께 크나큰 기쁨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넌 벨라코르의 형체와 그의 요새를 모방했군'


'신께서 만족하실만큼 완벽하게'


'넌 뒤틀린 존재다, 체인질링' 


아카온이 악마에게 말했다.


'막다른 길로 이끄는 뒤틀린 길이나 진배없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라네' 


체인질링 말했다.


'모든 변화자의 종들의 운명이 그러하네'


'날 너로 이끌게 만든 괴물이 그리 말해줬다' 


아카온이 말했다.


'너의 저주받은 여정, 저주받은 길, 전부 너와는 상관없을 지도 모르나, 나에겐 상관있다. 어둠의 신들의 선택받은 자, 아카온에게는. 선택해라, 체인질링. 날 돕던가, 아니면 네 여정의 끝을 마주해라. 네 검이 너의 묘비명이 되어줄 것이다'


아카온은 악마의 뒤틀린 망토를 붙잡은 채 폭풍으로 약간의 피난처가 되어주는 눈더미로 끌고 갔다. 눈더미의 그림자 속에서, 눈보라 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워졌다. 아카온은 악마를 노려봤다. 남쪽의 대륙은 뒤틀린 혼돈에 의한 끔찍한 겨울의 황무지였다. 얼음조각들이 땅 위를 날라다니며 굳어버렸다. 온도가 아래로 곤두박질 치자 눈이 조각나고 얼어붙기 시작했다. 지옥의 추위 앞에서 아카온의 갑옷이 그의 피부를 그을렸다. 그는 눈앞의 악마가 몸을 일으켜 세우자 긴장했다. 후드를 쓴 악마의 몸에서 복잡하고 끔찍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날 시험하려 들지 마라, 젠취의 뒤틀린 종이여'


'내가 말한대로,' 


체인질링이 말했다. 


'네가 찾는 악마 대공을 좌절시키는 건 내 주인께 기쁨을 안겨준다. 내가 널 어찌 도우면 되겠느냐, 위대한 아카온이여?' 


카오스 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웠다.


'벨라코르를 연구했다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육신과 마찬가지로' 


체인질링이 말했다.


'너를 연구한 것처럼 말이다, 아카온. 너의 그림자 속 불멸의 아버지를 능가하는 끝없는 야망을 가진 자여'


'방금 뭐라 했지?'


'입을 너무 놀린 것 같군' 


체인질링이 키득거렸다. 아카온은 느리게 그의 투구를 흔들었다. 카오스 전사는 알려진 세상과 지옥을 방랑했고 다시 돌아왔다. 어두운 진실과 배신, 그리고 살육으로 점칠된 경험들은 그의 저주받은 뼈로 다가오는 모든 감정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그가 종말의 여정을 이어가기 위해선, 그가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할 진실이 있었다. 


'넌 네 파멸의 주인이 원하는 말을 할 뿐이다' 


아카온이 젠취 괴물에게 말했다.


'넌 비참한 전령에 불과하다. 그러니 네 어둠의 주인의 장단에 한번 어울려보지. 넌 내 아버지에 대해 언급했다. 거기에 나는 "난 내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라고 답해야 하지. 내 어머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난 고아다. 제국 신전의 문가에 버려졌지. 저주받을 신-왕의 신전이었다'


'네 어머니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체인질링이 아카온에게 말했다.


'천한 출생. 단순함. 평범함. 우리 족속들이 혐오하는 순수한 마음. 우리 주인들께서 타락시키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부류의 영혼이었다'


아카온은 체인질링을 맹렬히 노려봤다.


'하지만 타락시킬 기회도 없었겠지'


'그래' 체인질링이 말했다.


'넌 그녀의 핏줄이다, 아카온. 그녀는 널 낳으면서 사망했다. 세상의 종말을 안겨주는 과정 속에서 말이다'


아카온의 장갑이 터미누스의 손잡이를 꽉 잡았다. 젠취의 종놈은 현재 즐기고 있었다.


'내 아버지는?'


'네겐 여러 아버지가 있었다, 아카온' 


체인질링이 그에게 말했다.


'아내가 널 낳은 후 너의 어린 형제들을 키우기 위해 널 버린 버러지 놈'


'내게 형제가 있었나?'


'이복 형제들이지' 


체인질링이 낄낄거렸다.


'하지만 그들은 오래 전 죽었다, 아카온. 넌 그들의 삶을 능가했다, 선택받은 자여'


'내 아버지는?'


'당연히, 벨라코르지' 


체인질링의 키득거림은 터질듯한 웃음으로 변했다. 아카온은 앞으로 달려가 악마의 몸통에 강한 발차기를 박아 넣었다. 충격은 악마의 허리를 박살냈고, 그대로 검은 눈더미로 구르게 만들었다. 아카온은 악마의 망가진 몸뚱아리를 짓밟았다. 체인질링은 일어나지 않았다. 악마는 기침하고, 신음했다. 악마는 컥컥거리며 후드 너머로 악마의 피를 뱉어냈다. 피가 얼음 위에서 이글거렸다.


'현재의 분노가 과거의 고통스러운 진실을 없애주진 않는다' 


체인질링이 말했다.


'벨라코르'


'넌 그의 아들이다, 선택받은 자여' 


체인질링이 기침했다.


'한 번이라도 네가 무엇을 이뤄냈고, 어떻게 이뤄냈는지가 궁금하지 않았던가? 이 세상의 수천, 아니 수백 만의 하찮은 생명들이 별들에 도전하고 운명을 바꿀 힘을 갈구한다. 왜 하필 그 힘이 너에게 있겠느냐? 어째서 넌 무명 속에서 벗어난 것이냐? 어째서 카오스의 에버초즌으로 선택받은 것이냐? 어째서 종말의 전령이요...엔드 타임의 군주란 말이냐?'


'그렇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오...무언가이기도 하며....모든 것이기도 하지' 


체인질링이 말했다.


'나와 마찬가지로, 빛의 힘과 어둠의 힘을 섬기는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넌 네가 되어야 할 존재가 될 것이다. 허나 의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저 멀리 제국의 아카온이여. 넌 악마의 혈통으로 축복받았다. 넌 대공의 자식이다, 선택받은 자여. 이 추악한 세상 어느 구석에선 이 사실만으로도 널 왕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네가 특별한 것은 그저 네가 이뤄낸 업적과 결과 때문이 아니다. 널 보아라. 넌 어떠한 필멸의 인간도 발을 들이지 못한 곳에 서있다. 넌 두 말할 필요없이 불굴의 영혼을 가진 존재다. 동시에 네가 특별한 것은 다른 이들이 만들어내고 그들이 창조해낸 결과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네 그림자 속 아버지 말이다'


아카온은 몸을 숙였다. 터미누스의 검끝이 체인질링의 후드에 다가갔다. 악마는 검은 눈더미로 움츠려 들었다.


'그렇다면 내 아버지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뭐란 말인가?' 


아카온은 이를 꽉 다문 채로 말했다.


'넌 벨라코르인 적도 있지 않나. 너는 알테지. 어째서 그는 나를 쫓아다니는 것이냐? 이 어둠의 존재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뭐란 말이냐?'


'그가 항상 갈망해 오던 것' 


체인질링이 답했다.


'시간의 황혼부터. 나의 주인, 위대한 기만자께서 거부하신 것. 지옥의 군단을 이끄는 것. 다시 한번 온 세상의 주인이 되는 것. 내 주인이 내린 영원한 헌신의 저주를 없애고 카오스 신들의 에버초즌이 되는 것'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지?' 


아카온이 말했다.


'내가 보기엔 전부 상관있어 보이는 걸' 


체인질링이 아카온의 검을 앞에 두고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도 잘 모른다. 어떤 악마의 비밀은 깊이 숨겨져 있기에, 나의 힘과 모방을 넘어설 때도 있다. 네 말은 틀렸다, 아카온. 난 기만하는 자이지, 진실이 되지 않아. 심연과 신에겐 너에게 답을 보여줄 순 있더라도, 진실로, 너에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파멸의 주인들과는 달리, 나는 만물이 될 수도 없고, 만물을 알 수도 없다'


'널 믿지 않는다, 기만자여' 


아카온이 악마에게 말했다.


'네 믿음은 상관없다' 


뒤틀린 악마가 말했다.


'난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해줬다. 나머지는 네가 그림자 속의 아버지에게 직접 물어봐라. 답은 오직 그만이 알고 있다'


아카온은 그 자리에서 체인질링을 붙잡았다. 남부 황무지의 깊은 추위가 그의 뼈를 타고 흘렀다.


'난 네 물음에 답했다, 카오스의 선택받은 자여. 날 파괴해라' 


악마가 마침내 말했다.


'아니면 날 놓아라'


아카온은 선택을 고려했다.


'내가 선택을 내리기 전에' 


카오스 전사가 말했다.


'한 가지만 더. 넌 벨라코르의 궁전을 알테지. 궁전을 완벽히 복제했으니. 궁전은 어디에 있나, 체인질링?'


악마는 아카온을 향해 증오로 으르렁거렸다.


'버림받은 요새는 변덕스럽게 나타나고 없어진다' 


체인질링이 말했다.


'그건 나도 이미 알고 있다'


'때로는 몇 주 동안 한 곳에 머무르기도 한다' 


체인질링이 말했다.


'때로는 몇 초만 머무를 때도 있지. 현재 궁전은 고름의 평야에 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곳이군'


'이곳에서 서쪽에 위치한 왕국이다' 


체인질링이 말했다.


'얼음이 녹아내리는 끈적한 툰드라이자 역병이 줄줄 흐르고 곪아 터져있는 화산들이 있는 곳이지'


'어떻게 해야 그 저주받을 장소에 도달할 수 있지?' 


아카온이 물었다.


'남쪽으로 향하여...'


'넌 저 멀리 서쪽이라고 했다' 아카온이 말했다.


'넌 맨발로는 절대로 고름의 평야에 도착할 수 없을 것이다' 체인질링이 말했다.


'특히 짐승의 군단과 함께라면 분명하지. 여정은 멀고 이곳과 그곳의 지리는 험난하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날개로든, 썰매로든, 지친 발걸음으로든, 넌 제때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가능한 것이냐?'


'남쪽, 내륙 지방에 네가 전쟁을 일으킨 곳, 그곳에서 넌 악마 궁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관문 말이냐?'


'관문의 땅' 


체인질링이 말했다.


'그래...거기서 넌 악마 군주 아그라몬의 궁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끔찍한 괴수들을 궁전에 가둬놓지. 상상도 못할 끔찍한 괴물들을 잡아 놓는다. 그에겐 도르가라는 값진 소유물이 있다. 묵시록의 악마 종마. 넌 궁전으로 들어가 짐승을 훔치고 탈출해야 한다. 네가 고름의 평원으로 제때에 갈 수 있게 해줄 유일한 존재다'


아카온은 그의 투구를 옆으로 돌린 채 체인질링을 내려다봤다. 카오스 워리어는 순식간에 폭력적으로 앞으로 움직이며 악마의 가슴에 발을 올려다 놓고 눈더미 속으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는 악마 위로 터미누스를 들어올렸다.


'묵시록의 종마' 


아카온이 말했다.


'카오스의 4번째 유물이다' 


체인질링이 낄낄거렸다.


아카온은 잠시 멍한 상태로 있었다. 카오스의 4번째 유물. 그는 기억도 못할 만큼 오랜 시간동안 흑요석과 얼음을 가로질러 왔다. 악마를 죽였다. 짐승-악마들을 도살했다. 찾고 또 찾았다. 그가 망각의 군주 벨라코르를 찾아다닌 이유도 그래서였다. 답을 위해. 이제 그가 찾던 답을 얻은 것 같았다. 그의 육신에는 영원히 타오를 카오스의 인장이 새겨져 있었다. 모카르의 갑옷이 그의 육신에 입혀져 있었다. 카오스 용 불꽃이빨에게서 회수한 마법의 보석 쉬리안의 눈이 해골 형상의 투구에 박혀 있었다. 모두 악의 투사들이 소유했었던 위대한 악의 유물들이었다. 투사들 모두 비슷한 파멸의 힘의 축복을 부여받았었다. 그들 모두 카오스의 에버초즌이라는 칭호를 얻어냈었다. 4번째 유물은 그러한 전사에게 걸맞는 유물이었다. 종마는 길들여질 것이며, 그를 남부 황무지에서 버림받은 요새로 이끌어줄 것이다.


'왜 이제서야 그 사실을 말해준 것이냐?' 


아카온이 체인질링에게 소리쳤다.


'물어보질 않았으니까' 


악마가 부드럽게 말했다. 사실이었다. 아카온은 물어보지 않았다. 카오스 전사는 끙 앓는 소리를 냈다. 악마의 가슴팍에 발을 치우고 그는 눈과 휘몰아치는 폭풍으로 움직였다.


아카온은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체인질링의 거친 웃음소리를 들었다.


'조심하라, 아카온' 


젠취의 버러지가 말했다.


'악마 군주 아그라몬은 노예상이다. 그의 수집품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라'


'지옥으로나 꺼져라, 악마놈아' 


아카온이 거칠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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