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곧 첫번째 빛의 줄기가 열린 돔으로 내리꽂혔다. 글롯킨은 위를 올려다봤고, 살아남은 병력들도 마찬가지로 위를 올려다봤다. 더 많은 빚줄기가 열린 구멍으로 쏟아져내렸고, 금줄기처럼 빛났다. 빛들은 제단으로 집중되며 마치 강철에 빨려드는 것 같았다.

오토는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에쓰락은 빛나는 황금빛 웅덩이를 응시했다. 그의 얼굴에는 우려로 가득했다.

'그리고 뭐냐' 오토가 물었다.

'이게 대체 뭐야?'

금줄기의 끝부분이 제단 윗부분으로 몰리더니, 함께 뭉치면서 별처럼 빛났다. 훨씬 위로, 마침내 구름이 흩어졌다. 도시 전역에서, 포위된 수비자들은 도시 위로 기묘한 빛이 춤추자 모두 천상을 올려다봤다. 머라우더들은 약탈을 멈췄고, 악마들은 움츠려들었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그쳤다.

'별일 뿐이야!' 에쓰락이 분노로 항의했다.

'네가 나에게 말했잖아! 그냥 별이였다고!'

빛은 커져만 갔고, 광채는 올려다보는 이들의 눈을 아프게 했다. 순수한 황금빛 기둥이 카를 프란츠가 마치 제물로 바쳐진것처럼 쓰러져있는 제단 위로 내리꽂아졌다. 빛나는 광채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오토는 제단에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눈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에쓰락의 지팡이가 손 안에서 박살났고, 지팡이의 종들이 대리석 바닥을 굴렀다.

마치 저멀리 번갯소리와도 같은 포효와 함께, 황금의 빗줄기는 폭풍으로 변했고, 혜성에서부터 흘러나오며 제단 윗부분에 충돌하였다. 강력한 광채가 밖으로 퍼져나갔다.  스테인드 유리창들이 깨져나갔고, 다이아몬드같은 조각들이 저너머 역병 폭풍으로 보내졌다.

빛나는 금의 기둥 속에서, 황제의 몸은 변하기 시작했다. 고통에 찬 표정이 그의 얼굴에서 사라졌다. 그의 시체가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이 열렸으며, 눈동자에선 황금빛이 뿜어져나왔다. 그는 몸을 바로 세웠고, 제단 위로 떠오르며 그의 빛나는 시선으로 벌벌 떠는 돌연변이들을 내려다봤다. 그는 인간 이상의 존재로 성장한것처럼 보였다. 그의 갑옷 마지막 부분이 떨어져나갔고, 그 안의 순수한 빛의 형상을 드러냈다. 빛의 줄기가 그의 주변에서 춤을 췄다.

검은 강철 위에 어떤 존재가 서있는지를 설명하기란 어려웠다. 발광하는 빛의 구름 속에서 희미하게 카를 프란츠의 얼굴이 존재했지만, 좀 더 나이든 얼굴 또한 존재했다. 

오토의 육신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에쓰락과 그룩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뒤틀린 근육은 황금빛 불길에서 터져나오는 빛줄기에 의해 타오르기 시작했다. 황제였던 존재는 점점 커져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은빛 거인이 제단 중심부에서 불타오르는 여명처럼 떠올라 있었다.

빛나는 공간에서 이전 황제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죽음의 법칙이 깨졌다. 이제 온 세계가 열렸다'

거인의 얼굴이 깜박거리더니, 계속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수염난 모습, 부드러운 모습, 늙은 모습, 젊은 모습. 새로운 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긴 황금빛 머리칼의 불그르스름한 뺨과 전사의 눈. 황금빛 기운은 거의 눈이 멀정도였다. 

'우리가 제국이다' 빛나는 형상이 말했다. 형상의 타오르는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풍경을 바라봤다.

'우린 언제나 제국이였다'

쓰면서 느낀 점

ㅅㅂ 어째서 엔탐 2부가 별다른 기억이 남지 않았던 이유를 알겠다

이건 내가 읽으면서도 '뭔 개소리여 ㅅㅂ'하는 장면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장면은 번역하는데도 별 의욕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