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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꿈인 여중생쟝 써보려는 소설 평가좀여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0.10 21:01:51
조회 112 추천 0 댓글 2
														

바람이 불자 나무 아래로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밤에 나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빗물을 뒤집어쓰고 밤바람을 맞으면 얼마나 추운지도 몰랐다. 신기했지만, 이내 찾아든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며 웅크려야 했다.
"에리. 왜 이런 밤에 부른 거야?"
방금 전에 해가 져서 어두워진 터라, 친구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희미한 윤곽만 보여서 이대로 에리가 어딘가로 도망쳐 버린다면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에리는 다른 애들과 다르게 장난을 별로 좋아하지 않긴 했지만.
"에리?"
미동도 없는 에리의 모습에 약간 불안감을 느꼈다.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 입을 닫고 있자, 곧 에리는 팔을 들었다.
"...힉!"
갑자기 밝게 드러난 에리의 얼굴에 놀라 뒤로 자빠질 뻔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리는 무표정으로 등불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따라오라는 듯 손짓하고 어디론가 걸었다.
어른들이 쓰는 것보다도 밝고 화려한 등은 조금 멀어져도 에리를 찾을 수 있게 해줬다. 웅덩이가 신발을 적시고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면 에리는 잠깐 멈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내가 일어서면 다시 어디론가 향했다.
"에리, 어디로 가는 거야?"
"..."
"에리, 왜 말을 안 해?"
"..."
"에리?"
"집에 가서 말하자."
에리는 세 번째 질문에서야 잠시 멈춰 대답했다. 나는 가끔씩 집을 몰래 빠져나와 에리와 함께 놀았지만, 에리의 집을 본 적은 없었다. 어떤 곳일까. 조금 불안하던 마음이 기대로 함께 두근거렸다.
평소와 다르게 무표정인 에리의 뒤를 묵묵히 걷다, 갑자기 에리가 멈춰섰다.
"에리? 왜?"
에리는 등불을 들어 옆에 있던 나무를 비췄다. 불이 들어오지 않은 등불을 매단 나무에는, 등불을 끼워넣으면 딱 맞을 것 같은 홈이 있었다. 에리가 등불을 홈에 꽂자, 나무 뒤쪽의 흙이 천천히 갈라지고 계단이 나타났다. 나는 나무에 걸려 있던 등불의 빛을 보고 조심히 에리의 뒤를 따라 내려갔다.
"여기가 너희 집이야?"
"응."
평소처럼 웃는 얼굴로 돌아온 에리는 나무로 만든 흔들리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근데 왜 밤에 나를 불러내고 집에 초대한 거야?"
"그냥, 좀 할 말이 있어서 그래."
그 말과 함께 에리는 아까처럼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평소의 모습과 정반대라서 소름이 끼쳤다. 따뜻한 집에서 푹신한 방석이 깔린 의자에 앉아 에리가 건넨 코코아를 마시는데도, 몸은 조금 떨렸다.
"너는 커서 무슨 일을 할거야?"
그렇게 긴장했던 것과 대비되는 평범한 질문이다. 그러니까, 그냥 평범하게 대답하면 그만이다.
"나야, 아버지가 하는 일을 물려받아서 평범하게 살 거야. 그리고 내 체질을 고칠 약도 찾아볼 생각이고. 아버지는 내가 몸이 약한 걸 계속 걱정하셨으니까."
"아냐."
축축해진 손을 옷에 살짝 비볐다. 그러다 깨달았다. 아까 젖었던 옷은 깨끗이 말라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에리와 있었을 때, 추위를 느낀 적이 없었다.
게다가 넓은 집, 비싸 보이는 등, 전에 마을에 들렀던 마법사들이 입었던 것과 비슷한 하얀 옷은 뭐지? 에리는 도대체 누구야?
"너는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지 못해. 네 아버지는 곧 죽고, 너는 슬퍼할 틈도 없이 예언에 휘말리게 돼."
열한 살 때 내 아버지가 죽는다고 에리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리고 내가 예언에 휘말린다고 말했다. 예언. 에리의 말은 마치 예언 같은 말이었다.
"그 예언의 내용은 이 대륙에 강림할 마족의 왕, 마왕을 죽일 세 명의 용사에 대한 거야. 시골마을 셀린 마을의 몬스터 습격에서 살아남은 세 명의 아이가 세상을 파괴하려는 마왕을 무찌른다는, 동화 같은 예언이지."
셀린 마을. 아버지와 내가 사는 우리 마을이다. 우리 마을에 몬스터가 습격하고, 아버지가 죽고, 셋이 살아남는다... 마왕... 용사... 뭐야 그게.
"그리고 그 셋은 너랑 나, 그리고 레인. 우리들은 같이 여행을 하다가..."
"...아니, 그런, 나는 하나도 모르겠는데. 너는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아니, 진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긴 하는 거야? 마족은 지금도 인간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근데 그런 사람들의 왕이란 게 나타나서 세상을 파괴하고... 뭐 그런다는 거야?"
"응."
에리는 바로 대답했다. 그 단호함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에리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애초에 맞긴 한거야? 사실 에리는 미친 걸까? 아니면 좀 상상력이 풍부한 거? 내가 혼란해하는 사이 에리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에리? 어디 가?"
"그 애를 데리러."
그러더니 문을 열고 집에서 나갔다. 나는 잠깐 멈춰 있다가 의자를 앞뒤로 흔들었다. 꽤 길게 이야기했지만 조금도 식지 않은 코코아가 컵 안에서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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