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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꿈. 

경주마가 보통 뛸때 먼저 내딛는 발에 따라 우습보와 좌습보로 나뉘는데,

우습보는 왼쪽 뒤->오른쪽 뒤->왼쪽 앞->오른쪽 앞다리 순으로 땅을 디디고,

좌습보는 오른쪽 뒤->왼쪽 뒤->오른쪽 앞->왼쪽 앞다리 순으로 땅을 디딘다.

우습보는 우회전(시계 방향) 코너링에서 유리하고,

좌습보는 좌회전(반시계 방향) 코너링에서 유리함.

보통 최종직선에 들어서면 코너링때와는 다른 주발을 쓰도록 신호를 줘서 발바꿈을 한다. 그래야 피로가 덜하고 한발 더 짜내니까.

그런데 오구리는 유독 우습보 온리였음.

똑똑한 놈이라 다른 조교는 어지간하면(수영 빼고) 다 따라 왔지만 이 발바꿈만큼은 어지간히 가르쳐도 되질 않았다고.

그래서 그런지 좌회전인 도쿄에서의 GI 전적은 7전 1승.

승률에 비해 접전이 엄청 많았던걸 생각하면 이 핸디캡은 정말 뼈아팠다.

라스트 런인 1990 아리마 기념을 맞아 타게 된 타케 유타카가 신경쓴 것도 이 부분이었다.

전성기와는 명확히 차이가 있고, 코너링 자체는 우회전에 우습보니까 큰 걱정이 안되지만 마지막 직선에서 승부를 내려면 어떻게든 좌습보로 바꿔줄 필요가 있었다.

좌습보로 바꾸라는 신호를 주려면 왼채찍을 넣어야 하는데, 하필 오구리는 우회전일때 안쪽으로 기대는 버릇이 있어서 그걸 교정하려면 오른채찍을 넣어야 햐는 모순된 상황.

그래서 실전에서 타케가 쓴 방법은 채찍을 넣는 대신 말을 얼굴을 직접 밖으로 잡아 돌려버리고, 채찍은 왼채찍을 넣는 식으로 발바꿈 신호를 주는 것이었다.

그 신호에 오구리 캡은 커리어 내내 한번도 못해보던 발바꿈에 성공, 최종 직선을 좌습보로 달리면서 메지로 라이언의 추격을 버텨내고 화려한 은퇴전을 장식한다...

최종 직선 끝까지 우습보로 달리던 1988 아리마 기념과

4코너 탈출 위치에서부터 고개를 밖으로 돌린 다음 좌습보로 직선을 달리는 1990 아리마 기념을 비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