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찬전'이라고 아는 사람은 아는 조선 초기에 쓰인 한글 소설인데

쉽게 말해 조선판 엑소시스트라고 보면 됨. 

내가 아는 내용이 100% 정확한건 아니지만, 기억나는걸 적어보면...

설충수라는 좀 잘사는 집 양반이 있는데 

이 사람 아들이 귀신 씌어서 밥을 왼손으로 먹는다던지 (그때는 왼손으로 밥먹는게 거의 금기시됬음)

온갖 기행을 벌임.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귀신이 예전에 굶어서 아사했던 조카 공찬이였던거임. 

빙의된 사람답게 밥을 미친듯이 먹어대는데, 이상하게 애는 자꾸 야위어가고 나중엔 영양실조까지 도져서 골골대자

결국 무당을 불러서 굿판을 벌리고 퇴마의식을 진행해. 하지만 공찬의 원한이 너무 커서 쉽게 쫒아내지도 못하고,

퇴마 의식 성공 직전까지 가도 아들 목숨까지 길동무 삼아 데려가겠다고 협박하니까 결국 이도저도 못함. 

나중에는 자포자기해서 말이나 걸어보자 싶어 사후세계는 어떻냐 물었더니 

저승에선 남녀 모두 평등하고 아무리 이승에서 임금이였다 해도 비리나 반역을 저지른 인간은 전부 지옥에 가있다고 함. 

대충 이 부분에서 소설 내용이 끊기는데, 

당대 파격적인 내용이기도 했고 워낙 사회비판적인데다 임금도 지옥에 간다는 내용때문에 금서로 지정돼서 전부 소각됨. 

그나마 97년에 겨우 한 선비가 몰래 베껴놓은 내용이 우연히 뒤늦게 발견됨. 

왠지 옛날 옛적에 코드랑 잘 맞고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그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랑 잘 어울릴것같은데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