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튀르키예 대지진 소식을 접한 채 자고 일어나니 7시 즈음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면 이 시간 즈음에 조식을 먹은 뒤 지하철 역으로 갔었어야 했는데 피곤해서인지 밍기적대느라 조금 늦어졌다.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옷은 외출복으로, 신발은 슬리퍼로 갈아신은 채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회의실로 보이는 곳과 붙어있었으며 식당역시 무언가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곳이라는 인상보다는 조그마한 카페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들어가는 과정은 크기에 비해, 그리고 코로나가 점차 풀려가고 있는 상황에 비해 다소 복잡했다. 코로나가 한창 절정일 때의 방역방침을 유지하고 있는지 식당에 들어갈 때는 손소독을 해야 했으며 그 이후에는 비닐장갑을 끼고서 식판과 수저를 챙긴 뒤 먹을 것을 담는 식이었다. 한국에서는 한참전에 끝난 방식이었어서 이런 방식을 아직까지 하고 있는 모습에 다소 당황스러웠다. 식당 메뉴는 그저 끼니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밥과 카레, 가라아게와 몇몇 반찬, 그리고 빵 등, 무료 조식치고는 제법 잘 나온다해야할지, 그저 딱 적당히 나온다고 해야할지 싶은 정도의 구성이었다. 많이 먹을래야 먹을 수도 없는 구성이니 그저 간단히 샐러드와 밥과 카레만을 담아서 자리에 앉았는데 다소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의자 2개 정도 건너 앉아서 사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밥의 양이 상당했던 것이다. 또한 고봉으로 푼 밥의 양에 비해서 적은 반찬은 대체 어떻게 다 먹을려고 저러는지, 물리지는 않을지 생각마저 들었으며 실례인것은 알지만 무의식적으로 몇 번 더 쳐다봤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밥을 어떻게 먹는지 보았는데 비결(?)은 반찬을 조금 먹은 뒤에 젓가락으로 밥을 한움큼 쥔 채 거의 입에 쓸어넣듯이 넣는 것이었다. 과연 일본인들이 소식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밥을 먹고 나온 뒤에는 빨리 나가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왜일까 나가기가 싫었다. 밥을 먹어서였을까, 아니면 이왕 늦은거 그냥 가지 말자는식의 게으름이 다시 도진것일까. 하지만 후회를 해도 일단 가고나서 후회를 하자는 생각에 침대를 벗어났다. 이 때가 8시 즈음이었다.
호텔을 나가려하니 어젯밤보다 많은 프런트 직원들이 모두 허리를 45도 정도로 숙여가며 다녀오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어제보다는 다소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상당히 낯설었다. 이것이 일본의 호텔문화인것일까. 여태껏 게스트하우스만을 전전한 나에게 있어서, 그리고 한국 호텔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상당히 낯설다못해 어색하기까지 했다. 밖은 굉장히 선선했다. 어젯밤 뉴스에 비가 온다고 했기에 다소 걱정했지만 그 비는 새벽에만 잠깐 온 것인지 바닥이 축축한 것 외에는 매우 좋은 날씨였다.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 역에는 많은 인파들이 오다녔다. 직장인은 물론이며 학생들도 적잖게 보였는데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겨울 방학이 짧고 이 기간에도 학교를 다니다보니 이런 사소한 점에서 문화차이가 느껴졌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해메게 될 걱정에 긴장을 한 채 환승역인 도쿄역으로 향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하를 헤멘것은 맞지만 황량한 느낌마저 든 카야바초역 환승통로와는 달리 도쿄역의 환승통로는 길기는 했지만 인상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예를 들자면 통로에 줄지어진 식당가와 카페등이 그랬다. 출구와도 그렇게 가깝지 않아서 외지고 지하 특유의 꿉꿉하기까지한 습기가 통하는 그런 곳에 식당과 카페 등이 줄지어져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기나긴 지하통로를 지나자 어느새 밝게 빛나는 통로가 보였고 그곳으로 나오자 햇살과 함께 굉장히 큰 건물이 나와 눈의 희번뜩해졌다. 단순히 공원 근처고 시내 중심이라기에는 조금은 외곽에 있는 곳이니 조금은 한적하지 않을까했던 내 생각이 완전히 빗겨갔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공원으로 가는 길은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 이어졌다.
공원으로 가는 길은 좁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 겨울임에도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서 그랬던건지, 아니면 잎이 하나도 없어서 자르기 편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거리에는 나뭇가지를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한국과 다를게 없었지만 안내요원이 할아버지라는 것은 제법 특이했다. 그 전날 하라주쿠에 있던 안내원도 할아버지였는데 이런 작업을 돕는 것도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고령화를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그리 복잡한 작업이 아닌 이런 정도의 일이라면 고령층의 일자리 확충에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쓰레기 줍기 정도만 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공원에 거의 다와서는 구(區)립 중학교가 나왔는데 한국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이름에 신기함을 느끼는 한편, 외국이라는 특수함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아무 감흥도 없는 학교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구립 중학교를 지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공원 입구에 다다랐다. 내가 서울에 있는 공원을 그렇게 많이는 안 가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 당장 크기부터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느낌이 났고 무엇보다 공원 가운데에 이렇게 도로가 나있다는 점이 매우 신기했다. 아침부터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는데 도쿄에 살면서 아침에 출근 대신 조깅을 한단 점에서 굉장히 잘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괜시리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이 부근에서 군가풍의 노래가 들렸는데 직접 보지는 않았음에도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우익의 시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저렇게 다닌다니 얼마나 할 게 없으면 저런 걸 하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것의 성격이 어찌됐든 무언가에 제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몰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도쿄 국립 경기장 앞에 들어서자 어제 하라주쿠에서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생긴 건물이 코 앞에 서 있었다.정말 조금만 더 걸으면 그 웅장한 자태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것만 같아서 가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랬다가는 안그래도 늦은 편인데 더 늦을 것 같아서 공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경기장은 그냥 여느 경기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마지막으로 간 지 시간이 제법 흐르기는 했지만 잠실야구장의 느낌이 났다. 그리고 아침부터 운동장 근처를 산책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다. 겨울 아침임에도 바다 근처 도시라 습도가 높아서인지 조금은 땀이 흐르는 것도 같았다. 정말 비행기로 겨우 2시간 정도 거리인데 날씨가 이렇게 차이 난다는 점에서 갈 때마다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사실 도쿄국립경기장 구경은 원래 내 계획에 없었다. 원래는 메이지 진구 구장 구경을 할려고 했는데 이 주변 공원이 내 생각보다 훨씬 커서 착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곧 알게되는 것이지만 메이지 진구 구장이 어쨌든 프로도 쓰는 구장이니 그렇게까지 초라할지는 몰랐기에 당연히 이곳이 진구 구장인 줄 알았다. 그것도 모르고 여유롭게 둘러보다가 입구 쪽에 와서야 당당히 적혀있는 "국립경기장" 이라는 글씨를 보니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다시 역으로 내려가야 했고 다행히 그 경로에 있어서 진구 구장으로 다시 향했다.
대로변과 비교되는 좁은 길을 가고 있으니 여기가 정녕 공원인지 아니면 그냥 하나의 골목인지부터 시작해서 과연 진구구장은 어딨는지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프로구단의 경기장이라 할만큼 어느정도의 크기가 되는 건물도 보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다가 공사하고 있는 곳 앞에서 잠시 서서 오른켠을 보니 정말 초라한 광경이 펼쳐졌다. 내가 그토록 찾던 메이지 진구 구장이었던 것이다. 설마 프로 구단의 경기장이 이렇게 조그마할 줄 누가 알았을까! 물론 대학야구 구장으로 지어졌고 지금도 대학야구가 이뤄지는 곳이기는 하지만 설마 이렇게 초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옛날부터따지면 목동야구장이, 지금에도 쓰이는 프로구장까지 합치면 한밭구장 정도가 비견될만 할 것 같지만 한밭구장은 적어도 전체면적은 여기보다 컸고 무엇보다 주변이 트여있어서 더 넓어보이기라도 하지. 메이지 진구 구장은 좋게 말해도 '넓다" 라고 하기에는 부족해보였다.
메이지 진구 구장에 들어가자마자 나를 반겨준 것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마스코트인 츠바쿠로였다. 마스코트인주제에 매년 연봉협상을 벌인다는 나름의 기행으로 유명해서인지 구장 내에는 츠바쿠로 도장이 제법 많이 보였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넓다고는 할 수 없을 주차장과 맞닿아있는 구장의 벽면을 따라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외야 중앙 출입구에 다다랐고 그 앞에는 출입구가 있었다. 구장의 크기가 곧 구단의 성적과 명성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색이 프로구단인데 이정도의 크기는 좀 너무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고 외부가 이런데 내부는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외야출입구는 겨울이라는 날씨와 더불어서 철근이 휑하게 노출돼있어서 그런지 더욱 황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장 출입구 앞 도로에는 이상하리만치 택시들이 즐비했다. 이곳이 다른 곳으로 가기 편해서 이곳에 댔다고 생각하기에는 또 사람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의문스러웠다. 여기에 세워진 택시들은 도쿄역에서 본 레이와 밴을 반쯤 섞어다가 만든 것 같은 것과는 달리 흔히보는 승용차였다. 번호판에 지역명이 붙어있었던 시절에도 시, 도 단위로만 적던 한국의 번호판과는 달리 도쿄의 번호판은 구 단위로 달려있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메이지 진구 구장과 택시들이 주욱 늘어서있는 도로를 지나자 또다시 공원이 나왔다. 겨울이라 그런지 매우 황량했지만 봄이나 여름이면 분수도 쏘고 어울려 놀기 좋을 것 같이 보이는 그런 공원이었다. 공원의 끝에는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건물이 보였는데 처음 봤을 때는 히로시마의 원폭돔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도로 검색해보니 덴노가와 관련된 건물이라는데 시간도 없고 굳이 가고 싶지는 않게 생겨서 가진 않았다.
공원 건너편에는 밖으로 나가는 도로가 일자형으로 큼지막하게 나있었는데 크게 솟아있는 나무들과 어울려져서 시원시원하단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플라타너스이겠거니 했는데 나무들 사이로 나있는 길에 은행나무라는 설명을 보고 가을에는 정말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아오야마 잇쵸메 역. 하지만 이번에는 역이 달랐다. 도쿄역에서 환승했을 때는 한조몬선이었지만 이번엔 긴자선이었다. 당연히 목적지는 긴자였다. 갈 때는 나가느라 바빠서 미처 역을 살펴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어느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어느정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처음 긴자선 플랫폼에 들어섰을 때 든 생각은 굉장히 오래돼보인다는 것이었다. 긍정의 의미도 부정의 의미도 담지 않은, 정말 말그대로 역이 상당히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신경쓰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쿰쿰한 냄새도 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런 오래돼보이는 외견 때문인지 스크린도어는 그 필요성과는 상관없이 제자리에 있는 물건이 아닌것 같아보였다.
몇분 뒤 열차를 탑승했을 때는 좁다는 인상도 받았다. 이태껏 탔던 다른 전철 및 지하철들은 그렇게까지 좁다는 인상은 안 들었지만 긴자선의 지하철만큼은 확실히 좁았다. 좌우 각 좌석 앞에 사람이 한명씩만 서있어도 통로가 꽉 찼으니 확실히 좁았다. 타 본 적은 없지만 영국의 지하철인 "튜브"가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다시 긴자선을 타고 30여분이 지나고 긴자역에 도착한 뒤 지상으로 올라오자 이전에 봤던것과는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 듯 했다. 바다를 보는 것같이 푸르른 하늘 아래에 단정하고 딱 봐도 비싸보이는 듯한 물건들을 파는 귀티가 나보이는듯한 건물들이 구획을 나누어 정갈하게 서있으니 그저 도쿄의 어느 한 구역에 온 것이 아닌 하나의 아울렛을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패션에 문외한인 나조차도 비싸다는 것은 아는 그런 명품 브랜드 점포들이 많이 보이는 한편 전혀 들어보지못한, 하지만 나중에 동생에게 물어보니 한국에는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그런 명품점도 많았다.
역이 있는 쪽인 대로변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도로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도 골목은 특히 좁아서 차로 다니기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그 골목에 단순히 명품점만이 아닌 긴자의 다양한 가게들, 특히 식당들이 모여있었기에 긴자의 진면목은 골목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화과자점인 "쿠야,空也” 에서 동생편으로 가족들에게 줄 모나카를 산 뒤에는 유라쿠초역까지 걸어갔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행히 없었지만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았고 산 다음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유라쿠초역으로 가는 동안에도 그 주변은 굉장히 별세상 같았다. 하늘이 푸르렀기 때문일까. 유리로 도배된 건물에 반사되어 보이는 건너편 건물들이 아름답게 보여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정오에 가까워졌고 동생에게 전화해서 준비가 됐는지 물어봤다. 정말 놀랍게도 일어난지 얼마 되지가 않았기에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만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는게 조금은 놀라웠다.
이후 유라쿠초역에 도착하고서는 도쿄역까지 전철을 탔다. 물론 얼마되지도 않고 돈을 생각한다면 걸어가는게 훨씬 낫기는 했지만 시간도 시간이고 동생이 준비하는 그 잠깐동안이나마 다소 쉬고 싶었기 때문에 전철을 탔다
도쿄에 온 첫날보지 못한 도쿄역을 드디어 봤는데 사진으로 봤을 때는 커보였던 건물이 겨우 서울역 구역사 정도의 크기 정도로만 작게 보여서 실망했다. 나중에야 알게되는 것이지만 이곳이 도쿄역의 전부는 아니었고 또 정문도 아니었다.
이후 그 전날의 경험으로 신뢰가 훅 떨어진 구글 지도를 하는 수 없이 킨 채 도자이선 오테마치역으로 향하던 도중에 여러 전철들과 신칸센이 지나는 고가선로를 넉놓고 바라봤다. 한국 같았으면 지하화 했을 구간을 이렇게 고가화 시켜서 다닌다는 것이 낯설었다. 타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풍경을 볼 수 있으니 갑갑하지 않겠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시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정말이지 전철이 촘촘하게 다닌다는 것이 정말이지 부러웠달까 신기했다. 내가 살고 있는 파주는 경의선이 출퇴근 시간에나 겨우 10분에 한대 정도고 그 외에는 15분에 1대 꼴이며 그마저도 타기 싫을 정도로 사람들로 혼잡하며 시간표도 심심하면 어기는데비해 여기는 최소한 빈도는 많으니까 그 점이 정말 부러웠다. 한 5분여는 넋을 놓고 바라본 듯 했는데 그 사이에 본 열차만 5~6대는 되니 정말 부러웠다. 지하철역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본 야마노테선 전철을 보면서 1~2분 간격은 바라지도 않으니 7분에 한대 정도로 증편하기를 소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사람의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이 이럴 때에 쓰이는 걸까. 그 전날 현기증이 날 정도로 해맸던 지하철이지만 이번에는 굉장히 쉽게 이용했다. 도쿄역에서 다소 떨어져있기는 했지만 적어도 지하를 10분도 넘게 해매지는 않았고 오히려 매우 쉽게 이용했다. 도쿄에 온 지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지만 어느정도 도쿄의 지하철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않았나 하며 다소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겨우 10분만에 숙소에 도착해서 사온 모나카를 냉장고에 넣고 침대에 앉아서 내가 먹을 용도로 산 모나카를 먹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한편으로는 그냥 평범했던것 같다. 팥은 좋은데 겉의 빵? 부분이 그냥 모나카였다. 모나카를 먹는 동안에는창문을 바라봤다. 들어온 지 대체 얼마나 됐다고, 긴자랑 대체 얼마나 멀다고 하늘에는 다시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만 벌써 상당히 많이 걸었음을 느끼며 동생이 준비할 때까지 찰나의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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