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신대원1)시절 무리배치2)되여 병실3)에 들어오자마자 받았던 《환영식》.
그간의 정치사상교육으로 고무되였던 인민군 신대원들에게 차가운 현실을 알려주는 서글픈 전통.
무리배치를 받고나서 그동안 염장무 삼총사에 찌들었던 구대원4)과 군관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꾹돈》5)을 찔러주어야 한다.
철모르던 신대원 시절 나도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가 주신 쌀과 강냉이들을 군관과 사관장6)들에게 바치여야했고
자식의 군생활을 위해 장마당 한구석에서 남새를 파셨던 어머니 생각에 가슴 한켠이 계속 아렸다
구대원 전사들에게 쌀을 내미는데 목구멍에 뜨거운것이 확 느껴지면서
무언가 아려오는 느낌들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쌀 자루를 손에 들고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분대장이였던 상사 황근출 동지가 천리마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손에 들고있던 쌀자루를 놓치며 쌀알 낱알들은 바닥에 쏟아졌다.
나는그날 황근출 동지에게 죽탕이 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황근출 동지가 바닥에 떨어진 쌀알 낱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이 새끼야 주우라》
《당과 인민의 명령이다. 날래 주우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쌀알들을 주워담았고
황근출 동지의 감독 하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여 비닐로 싸서 삼켰던 인민폐도 토해내야 했다
그날 생활총화에 황근출 동지가 나를 지목했다
조금 누그러진 말투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동무의 물건을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여기는 동무의 집이 아니니까. 아무도 네 과오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아. 여기 군대에서뿐만이 아니다. 이 당과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동무가 당과 인민앞에 저지른 중대한 과오를 대신 치우고 없이해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고 당에서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야하고, 그렇게 결사적 태세로 당과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목숨으로 지키여야 한다.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네 과오는 네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동무에게 비판을 한게다.》
《명심하라. 조선인민군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것이 조국의 통일 독립과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이곳에 희망이 없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강냉이 몇푸대에 생존본능을 배웠고 그렇게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공화국을 등지고 전연지대6) 사선을 넘어 남조선군 초소로 발을 내딛었다.
1) 신대원 ㅡ 신병
2) 무리배치 ㅡ 자대배치
3) 병실 ㅡ 생활관
4) 구대원 ㅡ 선임
5) 꾹돈 ㅡ 뇌물, 뒷돈
6) 사관장 ㅡ 주임원사, 행정보급관
7) 전연지대 ㅡ 접적지대, 전방
김일성 씨발놈 김정일 개새끼 김정은 개씹새끼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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