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I 보고서 : 전쟁 2년차 러시아군의 전술(3)로부터 계속
마지막 글은 러시아군의 지휘통제,
그리고 지원국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우선시해야 할 지원 내용,
마지막으로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지휘통제
2022년 7월 우크라이나군의 GMLRS 공습 때문에 러시아군 본부는 FLOT(아군 최전선)에서 12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밀려났다. 2022년 가을, 이러한 거리는 러시아군에 중대한 전술적 어려움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겨울을 거치며 대부분 극복됐다. 러시아군 본부는 현재 더 분산돼있고, 배선을 통해 전방 CP에 연결된다.
이는 보통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민간)통신 네트워크를 징발해 이루어졌는데, 조밀하고 견고하다. 그런 다음 러시아군은 확장된 지상통신 케이블을 통해 CP를 민간 네트워크의 가장 가까운 지점에 연결한다. 여단 CP는 일반적으로 최전선으로부터 20km 거리까지 밀려나지만, 많은 경우 지하에 위치하고 잘 방호된 강화 구조물에 자리잡는다.
최초에는 마이크로링크에 의존해 CP로부터 주요 자산(방공, EW 및 기타 시스템)으로의 명령을 분산시킨 것으로 파악됐고, 종종 연결용 차량을 활용, 전투관리 수행범위를 늘린다. 마이크로링크 사용으로 해당 시스템의 피탐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다. 여단-대대간 CP는 종종 마이크로링크 릴레이 또는 야전용 케이블을 통해 연결되며, 일반적으로 CP가 설정된 후 24시간 내에 배치된다.
이러한 명령 링크의 탐지가능성이 낮은 것과 달리, 대대 CP로부터 그 예하부대까지의 러시아군 통신은 무전기뿐만 아니라 아날로그식 군용 시스템에 의존하며, 암호화되기보다는 평문으로(in clear)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훈련 부족의 결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일부 부대는 은폐된 통화 형태를 개발했지만, 부대 대부분은 이러한 관행을 지키지 않는다. 예외가 있다면 스트렐레츠 및 아자르트(Azart)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는 정찰부대와 포병관측반 정도다.
러시아군은 부대간 협력을 위해 C2에 수평통합하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다. 예를 들어, 제병협동자산, 여단 포병 및 대대 박격포 사이의 화력계층화로 보아 제대간 합리적인 화력통합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구역 경계선간 화력 적용은 제한적이다. 또한 부대가 측면으로(laterally : 수평으로) 통신할 수단이 있다는 증거도 많지 않다.
대신 정보는 위쪽으로, 그 다음에는 여단 수준 이상으로 전달되고, 그 다음 다시 아래쪽으로 전달된다. 이렇게 되면 틈이 생기고, 상급부대가 이를 유기적 자산으로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군 방어 작전에 있어 중대한 제약사항이다. 공군의 경우 제병연합 CP와 통합돼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지원 우선순위
우크라이나군이 공격 작전을 준비하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이 직면하게 될 전술적 도전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계획을 세웠는지는 작전상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본 보고서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국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어떤 장비를 지원해야 할지, 그 우선순위는 위에서 설명한 러시아군의 역량을 분석하고, 공개정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문제를 통해 일부 식별할 수 있다. 러시아군 보병은 적절한 지원을 받을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작전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군 화력의 규모, 방공망의 보호, 광범위한 러시아군 부대방호 공병, 이동식 지휘통제 방해 능력 등은 모두 전술적 과제다.
러시아군의 방어작전은 거점중심적(positional)이고 이는 기동전 지지자들 사이에서 가장 죄악시되는 일이지만, 준비된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건 여전히 문제다. 이러한 방어는 무조건 거점중심적인 것은 아니며, 러시아군은 전술적 수준에서 일부 기동예비대를 활용한다. 방어선의 깊이가 깊다는 것은 러시아군 전선을 관통하기 위해 상당한 전투력을 생성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전선을 가로지르는 요새화 범위가 넓어 우회도 거의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군이 미래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기동력을 되찾는다고 해도, 국지적인 돌파구도 마련하고 우회된 방어진지 소탕작전도 해야 한다. 즉, 우크라이나 지상군 부대에는 다양한 임무가 있고 기동력도 갖춰야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훈련의 최우선 과제는 요새화된 진지에 대한 공격 작전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첫 번째 장애물은 간접사격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적의 포병우세에 직면할 경우, 공세기동은 크나큰 대가를 치른다. 우크라이나의 국제 파트너는 수많은 포병시스템을 지원했으며, 지원된 장비들이 우크라이나군에서 쓰는 구경과 항상 일치한 것은 아니지만, 일관되게 포탄 보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우크라이나군 포병에 방어작전을 상정하고 포병을 우선 제공해왔던 탓에, 사격 시스템이 기능면에서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군 포병은 효과적인 사격통제방식 및 여러 분산된 포문을 조율하는 능력 덕에 러시아군의 진격을 무디게 하는데는 충분하다.
그러나 우세한 숫자의 러시아군 포병을 제압하려면, 적의 사격위치를 신속하게 탐지 및 교전할 대포병 능력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어느 구역에서 공세작전을 위한 조건을 설정하든, 국제 파트너들은 대포병 사격 지시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직접 화력전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한데, 돌격 중 적 위치 제압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화기의 경우 지금까진 .50 구경 중기관총 장비에 중점을 두었다. 매우 효과적이긴 하지만, 궤적이 매우 수평적이다. Mk. 19 유탄 기관총(GMG) 같은 자동유탄발사기라면 이를 크게 보완할 수 있다. 유탄의 포물선 궤적을 감안하면, 참호에 있는 적이나 개활지를 파고드는 적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직접 화력전 지원도 다른 몇몇 기능과는 달리 단독으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으며, 훈련 및 무기 시스템도 다른 기능에 종속되지 않는다.
지뢰제거 및 개척(breaching) 역시 지원을 우선시해야 하는 영역이다. 핵심 소요는 지뢰밭 정찰이 될 가능성이 높다. UAV 정찰 및 기계학습 도구도 지뢰밭 식별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정찰 및 마킹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어려운 기술이며 우크라이나군 정찰 부대가 이를 야간에 수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공세시 장애물 개척능력도 서방 군대가 등한시(under-resourced)하긴 했지만, 테러와의 전쟁 중에 개발된 대폭발물 장비 및 전술, TTP(Tactics, Techniques, Procedures)의 경우는 적용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술이 처음 사용되었을 당시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간접화력의 위협 하에서도 작동하도록 이를 조정해야 한다.
2023년 4월, 지휘관의 말을 듣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보병들.
국제적 지원 대부분은 당연히 장비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전술은 우크라이나군 보병의 성공 여부, 특히 지뢰밭 및 지원사격으로 보호되는 확고하고 요새화된 거점 차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몇 가지 중요한 스킬셋이 눈에 띄지만, 공통 전투 훈련은 잘 훈련된 지상전투 및 전투지원부대의 빵과 버터역할을 한다.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군은 여러가지 압력에 처해 있어 부대의 기술, 전술적 조정 및 응집력 연마에 있어 중대한 장애물이 된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범위한 전선을 따라 진행중인 작전에 최정예 부대를 배치해야 한다. 더욱이 우크라이나군의 훈련 시설은 사전 군사 훈련을 별로 받지 못한 신병들의 유입을 처리해야만 한다.
이러한 신병들은 기존 부대의 사상자를 대체하고, 우크라이나군의 확장을 도와야 한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전쟁 초기엔 훈련시설이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어떤 경우에는 러시아 지상군에게 물리적으로 압도되거나, 비상조치로 강사나 학생들까지 동원되었다.
따라서 이는 실질적이고 복잡한 문제기 때문에, 필요한 훈련지원 규모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부대에 대한 집단훈련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특히 1) 탄약 낭비 없이도 제압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직간접적 화력지원부대의 사격통제, 2) 아군 오사 방지 및 개척, 돌파를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지휘통제, 3) 그리고 돌격 자체를 수행하기 위한 훈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관련 전투훈련은 개념적으로 특별히 복잡한 건 아니다. 하지만 사전에 계획 제출의 필요성을 줄이고, 명령을 신속하게 계획하고 전달함으로써 치명적인 작전 일시 중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계자 모두가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철저한 연습이 필요하며, 적군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정을 충분히 하고 속도와 추진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공통된 전술로 효과적인 공격부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말은, 일관된 TTP를 보장하면서도 부대 응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중대 차원의 집단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걸 뜻한다. 소대, 중대, 대대급 전술교전의 여러 요소를 신속하게 조정가능한 리더 육성이 중요하다.
영국의 우크라이나군 훈련과정 중 개별 병사의 기술 강조는 물론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하지만 공세 성공에 필요한 응집력있는(formed) 부대의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영국 프로그램을 수료하는 연수생 숫자를 늦추더라도 몇 주간의 집단훈련을 추가한다면, 절충안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부대가 방어선을 돌파하면, 만들어낸 틈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작전에 추진력이 부족하다면, 이는 잘 준비된 러시아군 방어선을 상대로 한 일련의 축차투입(sequential assault)에 그칠 것이며, 수지가 안 맞는 공격이 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전방을 돌파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공격시마다 손실 대비 이득을 극대화할 것이며, 그 후에는 러시아군에 계속 우세를 점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템포를 유지하고 진격시 보호(protected)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가동률(availability)과 정비 용이성(serviceability)이 중요하다. 방어시에는 차량을 회수하고 훈련된 정비사가 차량을 정비하도록 할 수 있지만, 공세작전 중 국제 파트너가 제공하는 장비의 유지보수는 전투중인 승무원 숙련도에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이유로, 기증된 모든 장비에 예비부품을 비축하고, 사용자 매뉴얼을 우크라이나어로 번역하여 해당 부대에 배포하며, 승무원이 이전에 운영했던 플랫폼과는 유지보수 방법론이 매우 다른 장비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추진력 유지의 두 번째 중대사항은 (러시아군)예비대의 반격으로부터 돌파한 부대를 보호하는 것이다. 기동부대는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한 포병에 묶일 수 있다. 따라서 추진력을 유지해 적이 실시간 위치데이터를 추적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적의 방어적인 포병 사격을 무력화해야 한다. 이는 관측을 통해 기동부대를 묶어놓으려는 적의 수단에 차질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한편, 적 항공기로부터의 병력 보호는 돌파구를 무디게 하려는 일련의 역습을 막아내는 데 중요하다. 적 포병 격퇴를 위해 전자전 기능을 일부 배치하는 것도 유용할 순 있지만, UAV든 유인항공기든 전술방공이 최우선이다. 방공망이 기동부대와 함께 이동하고 보호하는 능력은, 잠재적으로 지원국들의 새로운 지원이 필요한 중대한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적의 반격이나 포격, 공습 격퇴 외에도 적의 지휘통제 인프라 파괴가 따른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목표물을 보호하는 방공망 제압이 중요하다. 스탠드오프 전자전 공격 및 UAV 같은 체계를 이용해 방공망을 위협 및 이탈시키거나, 오탐(잘못 탐지) 또는 비효율적인 목표로 주의를 돌리도록 하는 지원은 모두 적에 혼란을 일으키고 의사결정을 압도, 보호 수준을 낮춤으로써 우크라이나군 GMLRS 공격의 영향을 극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 론
대다수 국제 담론은 러시아군을 가리켜 전술적으로 부적절하고, 기술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도덕적으로 망가진 것으로 기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비판은 그들에게 있어 진실 이상의 것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특정 러시아군 부대의 모습으로 러시아군 전체를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군엔 결점이 많지만, 동시에 수많은 장비가 효과적이고, 매우 치명적이며 다양한 위협에 적응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러시아군의 역량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지만, 이는 공세작전을 수행할 때 가장 두드러진다. 반대로, 러시아군의 많은 전투지원무기는 합당한 숙련도를 보여줬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위협에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러시아군은 군대를 괴롭히는 다양한 전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적응 중 상당 부분이 반응적(수동적)이라는 점은 눈에 띈다. 보병의 역할 전문화는 예방적인 전력설계가 아니라, 병력을 충분히 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사격통제의 가속화 및 단순화는 전쟁 초기 효과적인 대응사격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적응을 러시아군이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조직으로서의 러시아군은 분명 새로운 위협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방공부대는 시간이 갈수록 위협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측에 새로운 공격시스템이나 전술이 도입되면 혼란이나 아군 오사가 흔히 발생한다.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러시아군이 다른 기능을 체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병력자원에 냉소적으로 대하는 모습은, 부대 응집력을 약화시켜 잠재력 대비 저조한 실적을 계속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군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여전히 화력이다. 이러한 방식이 지속가능한 건지, 또한 적응 속도가 충분히 빠른지는 알기 어렵다. 러시아군은 궁극적으로 막대한 양의 포탄을 매우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용했으며, 포탄과 포신 모두에서 (소모량이)생산량을 초과하고 있다. 화력은 러시아군이 다른 지역의 전술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버팀목으로 사용한 바 있다.
러시아군이 수행가능한 일제사격의 강도가 감소하면, 러시아군 보병이 효과적으로 위치를 사수 가능한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러시아군의 장기적 추세에 있어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되는 부분은, 다른 국가가 포탄 및 포신 생산량 증설에 필요한 도구나 노동력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사기가 우월하고 종종 훈련도에서도 우월하지만, 자국 영토 수복에 있어 다양한 전술적 어려움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술적 상황 변화를 반영하는 국제 파트너의 지속적이고, 적절한 표적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러시아군 격퇴에 있어 추가적인 시스템 도입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의 훈련, 병력 생성 및 장비 유지보수 및 전술적 숙련도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러시아군의 요새화가 복잡한 만큼, 우크라이나군은 철저한 부대 준비와 다양하고 복잡한 능력을 요구하는 다각적인 부대형성, 개척 및 전과확대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지원국들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개인, 집단 및 인원 교육을 위해 지속가능한 프로세스 구축을 우선시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적응하는 만큼, 자만할 여지는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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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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