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버린 금화(Gold Sovereign Coins)는 1817년부터 발행된 유서깊은 금화였다. 타국의 금화들보다 금 함유량이 높았기 때문에 19세기 내내 국제무역에서 대금 지급용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20세기에 들어서서 지폐가 보편화되고서도 소버린 금화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을 앞두고 영국 국방부는 영란은행(ank of England)에서 소버린 금화 6만개를 개당 60파운드에 매입하였다. 그리고 적진 종심에서 작전을 수행하게 될 SAS 각 트룹의 지휘관들과 파일럿들에게 20개씩 지급했다.
굳이 달러나 현지화폐 대신 금화를 지급한 이유는 간단했다. 지폐보다 휴대성이 뛰어나고 고액이며, 전세계 어디서든 잘 통용됐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는 금을 좋아했으니까.

소버린 금화는 민간인들에게서 정보와 은신처를 얻거나, 식량, 탈출용 차량 구입대금등으로 재량껏 사용하도록 교육받았다. 트룹 지휘관들은 이 금화를 애지중지하며 꽁꽁 싸매서 숨겨두었다. 파일럿들은 격추 당할 시 챙기는 생존키트에 금화를 보관했다. 거기다 아랍어로 쓰인 블러드칫에는 파일럿을 안전하게 다국적국에게 인계해주는 사람에게는 5,000파운드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 금화를 사용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SAS 대원들은 현지 주민들에게 대가를 지불하기보다는 그냥 도둑질을 하거나 강제로 빼앗는 것을 더 선호했다. 5.56mm는 좋은 대화수단이었다. 영국인들은 고작 먹을걸 구하기 위해 귀중한 금화를 써야한다는 것에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아예 포로로 잡혀서 써보지도 못하고 빼앗기는 경우도 많았다. '브라보 투 제로'의 앤디 맥넵은 벨트 뒤에 테이핑 해뒀다가 이라크군 장교에게 털렸다. 영국군은 걸프전 내내 이라크군 방공망에 의해 토네이도 전투기 6대를 손실했는데, 영국 파일럿들을 포로로 잡은 이라크군들은 하나 같이 제일 먼저 금화를 빼았아서 나눠가졌다고 한다.

22 SAS A스쿼드론의 지휘관이었던 피터 래드클리프(Peter Radcliffe) 예비역 소령은 작전 내내 자신의 M16A2의 개머리판 속에 금화를 보관하였다. 하지만 목표 타격 후 탈출 과정에서 소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걸프전이 끝난 후, 영국 국방부는 생환한 트룹 리더들에게서 금화를 다시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 반환된 소버린 금화는 총 16,289개였다. 나머지 4만개 이상의 금화는 손망실 처리됐다. 물론 진짜로 망실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중 몇개는 전후 몇몇 전역한 대원들의 집 장식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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