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세계대전이나 기갑에 관심이 있는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봤을 유명한 사진임
1945년 베를린 공방전 직후 촬영된 사진으로 만신창이가 된 Mk.V 전차 2대가 담겨있음
그런데 이 사진이 올라오는 글에 항상 따라붙는 설명이 베를린 공방전 당시 전력이 모자란 독일군이 박물관에서 1차세계대전 당시 노획한 Mk.V 전차를 끌고나와 전투에 사용하였으며 모두 소련군에게 파괴당하였고 위의 사진이 그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라는거임
사실 본인도 그럴싸한 이 이야기에 베를린 공방전 특성상 정말 별의별 무기들을 다 동원한 시점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로 믿고 출처는 찾아보지도 않았음
그런데 며칠전 문뜩 든 떠오른 사진 몇장이 이 전설(?)에 의구심을 품게만듦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른 사진은 각도만 다르게 촬영된 베를린의 Mk.V 전차임
얘는 본문글의 1번째 사진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놈으로 본문에서는 1번 전차라고 하고 남은 한대는 2번 전차라고 부르겠음
1번 전차의 우측은 기관총만 장비한 암컷형 포좌가 달려있고 좌측은 사진에도 보이듯이 6파운드 포를 설치 할 수 있는 수컷형 포좌가 달려있는 자웅동체(영미권에선 구분을 하이브리드라고 하는데 그냥 자웅동체로 번역하겠음)버전임
그런데 이놈 사진을 잘 보면 후방에 9146이라는 번호가 보임
이게 생산때 나 어느 형식 몇 번째 전차요 하고 알려주는 차체번호거든
여기서 9는 Mk.V형을 의미하고 146은 146번째 생산된 전차라는 의미임
근데 내가 기억하기로 9146은 전장에 버려진적은 있지만 독일군에게 노획당한적은 없음
그러니까 이놈은 독일군이 노획해서 쓰다가 박물관에 처박힐 건덕지가 없다는거
독일손에 넘어간적이 없는 9146호가 베를린에서 발견된것만해도 이상한데 이상한건 또있음


얘가 1차세계대전 당시 공터에 버려진채로 촬영된 1946호임
동일한놈이라는 소리
그런데 이놈은 좌우 모두 대포를 장착한 수컷형임
베를린의 전차와 차대번호가 같은데 모습이 다른
이상하다 싶어서 9146호의 기록을 뒤져봤고 그 결과는 이러함
9146
일시불명 - 파괴되어 공터에 버려짐, 전투도중 사망한 전차병은 버려진 전차의 우측에 매장(위의 2번째 사진)
1919년 - 회수, 수리를 마치고 러시아 백군소속으로 조지아(당시엔 그루지아)로 파견
1920년 2월 25일 - 적군 붉은군대에게 노획당함
전후 일시불명 - 스몰렌스크에 전시됨
이 기록에 따르면 9146호는 러시아의 적백내전 당시 백군에게 수출된 몇대의 Mk 전차들중 하나이며 얼마안가 적군에게 노획당함
마지막 기록은 스몰렌스크에 전시되었다는건데 스몰렌스크라는 단어가 눈에 걸려서 짱구를 굴려보다 스몰렌스크라는 키워드에 Mk 전차 키워드를 동시에 만족하는 사진이 몇장이 기억남



이 사진이 바로 그것인데 이거 말고도 몇장 더 있음
독소전 개시 이후 독일군이 스몰렌스크를 점령하고 발견한 전차들을 찍은 사진임
스몰렌스크에서 촬영한 사진의 전차들이 베를린에서 찍힌 1번 전차와 2번 전차인지 확인들어갑니다

일단 위의 사진들과 조합해서 이 사진을 보면 좌측의 전차가 베를린에서 찍힌 1번 전차와 같이 좌우가 다른 형식의 무장을 갖춘 자웅동체형식의 전차라는걸 확인이 가능하며 1번전차와 동일하게 무장이 모두 제거된 상태라는걸 알 수 있음

결정적으로 이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에 아주 희미하지만 후방에 9146이라고 쓰여있는것을 확인가능
그리고 전방의 1 + 라는 표식도 확인가능한데 이 1 + 라는 표식은

베를린에서 찍힌 1번 전차의 다른 각도 사진에서 확인이 가능함
잘 안보인다면 아래 사진을 보시오

그럼 일단 이 전차는 베를린에서 촬영된 1번 전차라는것이 확인됨
그럼 2번 전차를 확인해보겠음

일단 베를린에서 촬영된 2번 전차의 경우 뭐 이렇다할만한 특징이 세겨져있질 않아서 식별에 어려움을 겪음
쉽게 보이는건 온전한 암컷형 전차라는건데 이게 한둘이어야지
그나마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아주 자세히 보면 얼룩덜룩한 위장도색이 칠해져있고 좌측 전방에 보이는 흰색 줄이 전부인데 이걸로 한번 찾아보겠음

이건 스몰렌스크에서 촬영된 전차중 9146호로 판별된 전차 옆에 나란히 있던 놈의 사진임
베를린의 2번전차와 같이 위장도색을 하고있지만 측면의 흰색 무늬가 매우 다름
이래서야 이놈이 비슷한 놈이지 같은놈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여러 사진을 모아서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옴

좀 나중에 촬영된 사진으로 옆의 흰 무늬 아래가 좀 손상되있더니

가장 나중에 촬영된 사진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측면의 흰 무늬가 모두 손상되어 거의 없다봐도 무방할 정도의 상태가 되었음
저 흰 무늬가 종이인지 페인트인지는 알길이 없으나 같은 위치에 흰 줄이 있는것을 감안하고 베를린에서 촬영되었을때와 스몰렌스크에서 촬영되었을때의 시간간극을 생각해보면 저 흰 줄이 설명이 됨
게다가 좀 귀찮지만 베를린에서 촬영된 사진과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위장패턴이 같음
고로 일치하는 전차라고 판별
위의 판별로 확인해본 결과 베를린에서 촬영된 Mk 전차들의 출처는 스몰렌스크의 전시물들이라는것을 알 수 있음
따라서 독일이 노획한 전차를 박물관에서 꺼내왔다는건 말이 안됨
그렇다면 전투를 벌이지 않았다는 증거는 뭐인가하니
일단 전황상 적백내전당시 적군은 백군의 전차들을 노획하여 사용하였는데 어디까지나 노획이었을뿐 자체생산이 아니었기때문에 늘 부품부족에 시달려왔음
이러한 상황에서 전시물로 돌리는 전차의 내부에 엔진이나 무장들을 그대로 내버려뒀을리가 만무함
이 주장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은군대가 제대로된 국산전차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그때 전시물로 돌렸다면 내부를 손볼필요가 없다는 반문이 나오기도 하는데 문제는 독소전이 개시된 1941년 소련은 급한나머지 보유중이던 Mk전차들을 정비하여 45mm포를 달아주고 출전시킨 사례가 있음
급한상황에 당장 20년가까이 지난 전차들을 정비했다고 쳐도 그 여유부품이 어디서 나왔겠음? Mk 전차는 러시아에서 생산한적이 단 한번도 없음
어디선가 적출한 부춤들이 남아있어서 사용한것인데 당연히 적출대상은 무기로써의 가치를 상실한 전시물들이될 수 밖에 없음
게다가 베를린의 1번 전차와스몰렌스크의 전차에서 동일하게 보이듯 간단하게 탈거가 가능한 기관총만 탈거한것도 아니고 6파운드 포좌에 포를 탈거했다는건 대대적으로 내부를 뜯어냈다는 소리임
결과적으로 베를린에서 촬영된 Mk 전차들은 전투력은 커녕 움직일수나 있는지 매우 의심이 가는 말그대로 전시물 상태라는거
전차가 없어서 1차대전 전차를 끌고왔다는데 그 전차 정비는 언제하고자빠졌나? 부품은 있고?
그리고 베를린에서 촬영된 저 전차들의 사진들에서 무엇보다 아주 중요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요소가 있음

10.5 cm FH 98/09

10 cm K 14

21 cm Mörser 16
전차 주변의 대폭가 모두 1차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독일제 대포들임
여기에 1차세계대전 전차까지 함께있다는건 구색이 어울리기는 한데 뭔가 급해서 꺼내왔다라는 정황과 안맞게 너무 시대적으로 잘 정리됨
마치 기념물 전시해놓은것처럼 종류도 중복되는게 없음
왜?
진짜 전시물 맞으니까

이 사진은 베를린공방전 한참 전에 찍힌 사진임
깔끔한 바닥에 전운이라고는 안보이는 풍경요소들
그리고 일렬로 놓여있는 대상들
앞을 걸어가는 시민 몇명
누가봐도 휴게소 옆 퇴역한 국군 48옹같은 존재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아우라임
베를린의 사진들과는 다르게 제자리에 잘 정돈되어있는 상태이며 전투를 준비중일때 보이는 탄약상자나 다른 요소들조차 안보임
전차들을 스몰렌스크에서 가져온것을 감안하면 이 대포들과 전차는 말 그대로 전시용으로 배치된거임
결론 : 베를린의 Mk 전차들은 박물관에서 꺼내온것도 아니며 전투에 사용된적도 없는 순수 전시물 그 자체였다

ps. 위치도 전시물일 수 밖에 없는게 대포들 놓인 상태에서 발사하면 애꿎은 앞의 베를린돔만 쳐맞고 박살나고 더 못날아가는 방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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