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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용 책 -8앱에서 작성

사월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01 20: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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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는 강력한 힘이 깃들어 있네, 로빈. 자네는 그걸 너무 간과했어.


물론, 사전적인 의미로는 이름은 별 의미가 있지 않네. 그저 다른 사물을 구별하기 위해 편한 대로 갖다 붙이는 단어일 뿐이지. 사람 이름이라고 해도 별다를 것 없어. 부모의 취향, 혹은 자식의 장래와 행복한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갖다 붙이는 게지.


하지만, 주술적인 의미로 파헤쳐 보면 이름은 그 무엇보다 특별하면서도 강력한 주문일세. 자네도 알고 있겠지? 저주를 거는 방법 중 하나는 상대의 이름을 모독하는 것이란 걸. 그리고 신부나 수녀들이 교단에 입단하게 되면, 옛 이름을 버리고 세례명을 쓰는 것도 알고 있겠지?


마법과 주술, 신앙과 운명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아. 성직자는 세례를 받음으로서 신들에게서 운명을 부여받고,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신이라는 존재와 엮이게 되지. 사역마를 부리는 것도 똑같아. 사역마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면, 사역마의 운명은 그 주인과 엮이게 되는 것일세.


아까 내가 부모가 자식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에 대해 얘기했던가? 자네가 로빈이라는 이름을 자네의 부모님께 받음으로서, 그 운명과 영혼이 부모와 한 뿌리로 엮이게 되는 것이네. 자네 부모님이 어떤 생각과 비전으로 자네의 이름을 지었던간에 말이야. 그 운명으로부터 자식과 부모간에 유대가 생겨나고, 유대는 사랑으로, 그리고 가족이라는 공동체로 가지를 뻗는 것일세.


물론, 운명도 얼마든지 바뀔 수도, 부서질 수도 있지.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것은 이 세상에 빈번히 일어나는 일 아닌가? 하지만 자네와 그 용의 운명은, 자네가 이름을 지어줌으로서 매우 강하게 엮여버렸어.


왜인지 한 번 들어보겠나, 로빈? 용이라는 생물은 일반적으론 문명을 이루며 사는 종족의 삶에 관여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네. 왜냐하면 장수하는 종족인 엘프, 트렌트, 사티로스, 나가와 사이렌들이 보기에도 영겁의 세월을 살아가기 때문일세. 우리의 목숨은 그들의 관점으론 하루살이일 뿐이니까. 그들은 우리를 하등한 생명체로 여긴다네. 그래서 드라이그 왕국의 용기사 같은 '이단아'들을 제외하면, 용족들은 개인, 더 넓게 치자면 자기 소유의 물건 말고는 관심이 없지. 그들의 것이 아닌 무언가가 그들의 삶에 침투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야. 그래서 용들은 사물에 대한 것 외에는 이름을 짓지 않지. 용기사들도 그들의 이름은 각자 알아서 짓는다네. 남들의 삶에 자기들의 운명을 맡기며 살기 싫은 게야.


자네가 이름을 붙여준 그 용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녀는 일반적인 다른 용들처럼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 철저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의 보물들 위에서,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는 자들을 죽이며 다른 이들의 운명과 차단된 삶을 살아왔어. 그렇게 몇 백년, 길게는 몇 천년을 살아왔겠지.


그런 그녀의 운명에 자네라는 사람이 개입해서, 그녀에게 '레이네스'라는 이름을 주었어. 그리고 레이네스는 자네를 향해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었지. 그 순간 그녀가 쌓아온 수많은 세월의 운명은 이제 자네의 이름, 운명과 엮이게 된 것이라네. 이름이 부여된 순간, 그녀는 더 이상 '회색 산맥의 황금용'이라는 개인이 아니야. 자네와 함께하는... 일종의 '영혼'의 일원이 된 거지. 어쩌면 자네가 그녀의 '영혼'에 속하게 된 것일수도 있고.


자네가 그녀의 이름을 지어줄 때, 몸 속에서 달아오르는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았나? 느껴졌다고? 바로 그걸세, 로빈. 레이네스의 운명은 이제 어떻게 됐던 간에 자네와 평생 함께 하네. 그녀와 마찬가지로, 이제 인간 로빈의 몸과 영혼은 자네만의 것이 아닐세. 일종의 사역마 계약처럼 말이야. 그 계약의 사슬은 너무나도 두꺼워서 마치 몸과 머리처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네. 자네는 어디서나 그녀의 존재를 느낄 수 있고, 그녀도 마찬가지야.


내 예상하건대, 그녀도 이런 이끌림에 혼란스러울 걸세. 두 생명의 운명이 한데 엮인 그 기분, 그 느낌에 대해 생소할 게야. 그러나 곧 그것이 자네가 있는 곳으로 그녀를 이끈다는 것을 알 테고, 자네를 되찾으러 날아오겠지. 용은 집착이 심한 생명체니까 말일세. 난 레이네스가 그 과정을 거치는 시간이 반 나절 정도 될 거라 예상하는 걸세.


자, 내가 의미하는 바를 알겠나, 로빈? 알았으면 어서 가서 위병대에게 이 일을 알리세나. 대비하지 않으면 용이 파멸을 몰고 올 것이라고. 나도 함께 갈 테니, 어서 준비하게.


그리고 내 말 기억하게, 로빈. 다음부터 무언가에 이름을 붙여줄 때가 올 땐 좀 더 신중히 생각하게나.


정말 이름 붙여줄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말이야.


**********


나는 피브완이 들려준 이야기를 곱씹으며, 정신없이 위병대 초소를 향해 달렸다. 옆에서 나와 같이 달리는 이 피브완이라는 음유시인은 마법사인 주제에 체력은 왜 이리 쓸데없이 좋은지, 나름 체력에 자신이 있음에도 헐떡대는 나와는 달리 힘든 기색 하나 없는 평온한 표정으로, 오히려 나의 속도에 맞춰주고 있었다.


"피브완...! 마법사 주제에...! 왜 이렇게...! 헉... 체력이 좋은 거에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 그리고 마법은 곧 정신력이라네."

"그럼...! 헉... 헉... 그냥 포탈을... 열어요...!"

"열 수 있으면 진작 열었지, 포탈은 공간과 차원에 관여하는 매우 섬세한 마법이야. 마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줍잖게 사용하다간 온 몸이 조각조각 분해된 채로 위병대의 눈 앞에 나타날 걸세."


옆에서 실 없는 소리를 하는 피브완을 제쳐 두고,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눈 앞에 보이는 초소를 향해 내달렸다. 곧 황혼이 황금빛 태양빛을 온 몸으로 가리며 암흑을 몰고 올 이 저녁에도, 황충들의 갑옷은 찬란한 금빛으로 빛났다. 솔직히 나는 제국을 별로 좋게 보지 않았고 황충 놈들은 당연히 싫어했지만, 레이네스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어쩌면, 피브완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난 로빈이라는 이름을 받은 이 땅의 운명에 애착을 가고 있는 것일지도.


곧 금박 중갑과 대방패, 파이크로 중무장한 황충 둘이 창을 반십자로 겹쳐 세우며 우리를 가로막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멈춰 서서 땀을 닦으며 숨을 진정시켰다. 피브완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듯 생글생글 웃으며 노드리케의 얼음보다 더 서늘한 얼굴의 황충들에게 말을 걸었다.


"실례하오, 제국의 전사들이여, 혹시 이 곳의 담당관을 만나뵐 수 있겠소?"

"허가 없이 대장을 뵙게 할 순 없소. 군의 소개장이 있소?"

"오, 그런 건 없지만."


피브완이 허허 웃으며 나의 등을 툭 쳤다. 중심을 잃은 나는 앞으로 넘어지려는 걸 간신히 중심을 잡아 버텼다. 황충들의 차가운 시선은 이제 그가 아닌 나를 향하고 있었다.


"이 청년이 누군지 아시오?"


왼쪽의 황충이 오른쪽의 황충에게 질문을 던지는 눈짓을 주자, 오른쪽의 황충이 눈썹을 움찔거리며 대답하였다.


"석달 전에 실종된 길잡이 로빈이로군."

"그렇소. 그리고 우리는 좀 더 진중한 조사를 하지 않고 로빈이 죽었다 단정 지은 담당관의 행위를 규탄하는 바, 그를 직접 만나 합당한 보상을 받기를 원하오!"

"잠깐, 피브완, 그게 무슨 어린애 그리핀 털 뽑는 소리..."


피브완은 불평을 쏟아내려던 나를 부축하는 척 하며 재빨리 검지를 그의 입술에 대었다. 나는 엉겁결에 불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입구를 지키던 황충 둘은 우리에게 잠시 기다리란 손짓을 보낸 뒤, 저들끼리 숙덕거리며 합당한 조치에 대해 논의하는 듯 했다. 곧 황충들이 길을 텄고, 오른쪽에 서 있던 황충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대장을 만나게 해 주겠소. 단, 내가 당신들과 동행하겠소."

"자비로운 판단에 감사드리오, 여제의 검이시여."


피브완은 격식을 차린 몸짓으로 황충에게 인사한 뒤, 무뚝뚝하게 걸어나가는 황충의 뒤를 따랐다. 나도 허겁지겁 그 둘의 뒤를 따랐다.


노을빛이 이제 거의 사그라들고 어둑한 밤이 하늘에 군청색으로 칠을 했음에도, 횃불과 금빛으로 빛나는 제국의 초소는 눈이 부셔서 실눈을 뜨고 걸어야 할 정도였다. 제국은 본토에서 나는 엄청난 양의 광물을 통한 무역과 제련술로 강대국을 이륙했다 들었는데, 과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아무리 황금골에 주둔하는 제국군들이 정예병들이라지만, 그 중에서 급이 제일 낮아 보이는 병사부터 고위 장교로 보이는 이들까지, 하나같이 갑옷에 금빛을 두르고 있었다. 한창 금빛의 아지랑이 속을 헤집으며 가장 안 쪽의 막사에 다다르자, 황충은 다시 우리에게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 뒤 먼저 막사 안으로 들어섰다.


"그대는 무엇인가?"

"제국의 방패요!"


막사 안에서 경례하는 소리가 들려온 뒤, 황충은 막사 입구의 천막을 약간 걷은 채 우리에게 들어오라는 턱짓을 하였다. 피브완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황충의 인도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그 뒤를 따랐다.

넓은 막사의 중앙에서는 역시나 금빛 갑옷을 두른, 세련된 인상의 군인이 의자에 앉아 책상 위의 지도를 보며 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곧 그는 눈동자를 위로 치켜올려 우리 둘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이 곳의 대장인 윌터 반 데페르요. 무슨 일로 왔소?"


윌터라 하는 장교는 곧 고개를 든 뒤 뒷짐을 서며 일어서 우리의 앞에 섰다. 피브완은 어깨로 나의 어깨를 살짝 치며 귀뜸했다.


"어서 그에게 말하게. 우리가 여기 온 진짜 이유를 말이야."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윌터를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담당관님,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마을에 닥친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입니다."

"위험?"


윌터의 왼쪽 눈썹이 위로 치켜올려지자, 우리를 인도했던 황충은 당황한 듯 피브완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피브완은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으면서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얘기를 들어달라는 몸짓을 보냈다. 황충은 어깨의 그 손을 치우지 않으면서, 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예. 진지하게 들어주십시오, 지금 용이 이 곳을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저를 잡기 위해서, 그리고 이 마을을 불살라 버리기 위해서요. 그녀를 막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제국군의 원조를 구하고자 여기에 섰습니다."

"용?"


이번엔 윌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군은 내가 미치광이의 헛소리를 듣게 하기 위해 이 둘을 내 앞에 대령한 건가?"


그와 동시에 거친 손이 피브완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막사 밖으로 데려가려 하였다. 피브완은 어이쿠,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그는 그를 끌어올리려는 힘을 버티며 나를 향해 아까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어서 그에게 말하게. 우리가 여기 온 '진짜' 이유를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몰라 동요하던 나는 잠깐을 고민하고서야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아, 피브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윌터에게 당당하게 요구했다.


"담당관님, 담당관님께서는 제가 살아있음에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오히려 저를 죽은 사람으로 단정 지으셨습니다. 그러니 저는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으로, 저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윌터는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곧 피브완을 붙잡은 황충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가 약식 경례를 하며 막사를 떠나자, 그는 의자에 다시 앉고 우리에게도 앉으라는 손짓을 하였다. 우리가 착석하자, 그는 양손을 모아 턱을 괴며 나와 피브완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제국은 모든 것을 법대로 처리하지. 그리고 당신이 나에게 법대로 요구한 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오. 그러니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믿을지, 아닐지는 내 자유임을 알아 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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