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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아트] 그 후의 다이스(프롤로그)앱에서 작성

xx(118.235) 2023.07.11 10:27:57
조회 115 추천 1 댓글 7
														

누구나 주사위를 굴린다.

데구르르르.

하지만 주사위의 숫자가 이제는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지 않는다.

더 이상 주사위가 지배하는 세상은 끝났으니까.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끝난 건 아무것도 없다.

아직도 동태네 학교에는 폭력이 살아 숨쉰다.

아직도 교생 중 하나는 동영상 하나에 벌벌 떤다.

아직도 미오는 뚱뚱함을 미워한다.

그리고 아직도 이 세상에 정해진 한계를 바꾸는 주사위가 남아 있다.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주사위의 이야기.

결과를 보여주지 않은 채로 굴러가는 주사위의 끝은 과연 무엇을 가리킬까.

그 끝을 보기 위한 여정의 이야기다.

*

타임 커터를 든 청년이 누군가들을 죽이기 위해 칼을 휘두른다.

그 칼에 닿은 누군가들은 피 대신 주사위를 흘리며 죽어간다. 저항하는 자들도 있었다.

강풍을 일으킨다. 염동력을 사용한다. 화염을 만들어낸다. 저항하는 자들도 특별한 힘을 사용했지만 시간을 베어가르는 칼 앞에서 모두 무력할 뿐이다.

모든 저항자들을 쓰러트린 사내는 마지막으로 남은 나에게 걸어왔다.

도망친다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게. 하지만 나는 도망치는 대신 그 청년의 얼굴을 보았다.

누구나 잘생겼다고 생각할 청년의 얼굴. 그 얼굴은 나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어서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그래, 그 얼굴은 예전 내가 다이스를 통해 만들어낸 얼굴. 성형 자국 따위는 없는, 주사위로 만들어낸 얼굴이 그의 아래에 주저앉은 날 비웃으면서 입술을 움직인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

...뭐가?

'부서진 주사위의 면도 하나의 결과를 나타내는 법이지. 넌 네가 되돌렸다고 생각한, 그러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계의 원한을 맛보게 될 거다.'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두 해피 엔딩으로 잘 끝났을 텐데.

왜 내 얼굴을 가진 청년은 모든 게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는 건지.

그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고 청년의 타임커터는 내 심장을 겨누더니ㅡㅡㅡㅡㅡ.

그대로 내 심장을 찌른다.

퍼져 나가는 고통.

느리게 감겨가는 눈꺼풀 사이에서.

'그러니 모두의 해피엔딩을 위해서 막아. 모든 게 잘못되기 전에'

괴로워하는 '나'의 얼굴을 보았다.

*

". . . 역시 개꿈이었구나."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알림소리를 내는 자명종을 끄면서 나는 이불을 얼굴까지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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