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받아서 고래별 쿠키써서 다 봤는데 잘 만든 작품이긴 해.
근데 걍 서정적인 대사, 해수 캐릭터가 매력있어서 본 거지, 그 외에는 다 단점임. 심지어 개인적으로 가장 캐릭터 잘 빠졌다 생각하는 해수마저도 나사 빠져있음.
고래별 보면서 느낀 게 명대사나 복선이 의미가 없음. 내뱉은 말이나 행동이 비장한 것에 비해 제대로 지켜지는 걸 못 봄.

수아 : 처음엔 독립운동에 뜻이 없는 그냥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인생 전부인 평범한 소시민 캐릭터에서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스토리인 줄 알았는데(작가님도 그렇다 했고) 걍 사랑에 목 멘 거 같음. 해수말이 맞음. 맹목이어서 의현이 외엔 눈에 뵈는 게 없나 봄. 글도, 총도 배웠으니 의미 있게 쓰나 했는데 다 죽어가는 경찰 하나 쏘고 바로 총 맞아서 짐 됨.
혼자 산 내려와서 한달동안 길거리 생활하며 의현 만나려는 게 뭔가 생각이 있어서 만나려는 거겠지, 했는데 걍 보고싶어서 간 게 다임; 그마저도 호텔 안은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성거리고 있다가 해수가 폭탄 터뜨려서 아수라장 만들어준 덕에 들어올 수 있었음. 진짜 혼자였으면 의현을 무슨 수로 만나려했나
애당초 지가 의현이 만나겠다고 설치지만 않았으면 해수가 호텔의거에 참가할 일도 없었고 생명연장됐을지도 모르는 일임. 해수가 살았으면 강근형 없애는 게 더 수월했을지도 모르고.

해수 : '언젠가 너의 아비를 처살해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 때는 내가 대신 방아쇠를 당겨주마' - 해수가 의거성공해 희생하고 수아, 의현 둘이 살아가는 복선인가? 했는데 해수가 96화에 리타이어해서 읭?했음. 걍 해수가 당시에 분위기에 취해 내뱉은 뻘소리였나본데 왤케 복선인 것마냥 무게있게 연출했냐고.
'살아라, 허수아' '연모가 너를 죽이지 않기를.' - 의현을 인질삼아 나갔으면 어쩌면 살 가능성 있을지도 모르는데 수아의 안전을 위해 해수 혼자 탈출시도하다 결국 죽게 된 96화가 절정의 끝이었다 생각함. 그래서 수아가 살아가는 엔딩일 줄 알았음. 그래야 해수의 죽음에 의미가 있고 독자 입장에서도 아련했을 거임. 근데 수아가 결국 우려한대로 그 놈의 연모 때문에 죽어버려서 수아 살릴려고 혼자 탈출쇼한 게 눈물의 똥꼬쇼됨.
내가 해수였으면 자기 죽은지 10화도 안 돼서 수아 저 세상 온 거 보고 하씨바이럴줄알았으면그때인질극이라도해서비벼볼걸;하고 후회할 듯.

연경 : 서브주인공격인 것 같긴 한데 연경,인성,건이가 주인공 수아랑 접점이 되게 적어서 솔직히 연경쪽 시점나올때마다 노잼이었음. 그나마 수아랑 접점있는 게 결사단에 대해 입막음하려고 죽이려 했을 때랑 협박했을 때가 단데 정작 지 동생이 의거계획 다 흩뿌렸으니 사람 보는 눈이 많이 어두운 마나님 캐릭터 됨. 애꿏은 수아만 쥐잡듯이 잡더니 지 동생이나 관리나 잘할것이지.
'두려워 하는 것은 지금 뿐이니, 내게 용기를 주세요' - 감방에서 자신 때문에 의거실패할까봐 자결하면서 남긴 대사인데 이 대사를 살릴려면 인성이가 변절하면 안 됐음.
목숨은 목숨대로 잃고 의거는 의거대로 실패했으니 개죽음된 꼴임. 이미 개죽음확정인데 의미있는 죽음인 척 멋지게 연출하니까 오히려 없어보임.

의현 : '내 숨의 반이 너잖아. 몇 번이라도 반드시 너를 찾아낼게.'
- 개소리임. 결국 해수랑 수아쪽에서 찾아옴. 해수수아찾겠답시고 한 것도 아빠돈으롴ㅋㅋㄲㄲㅋ친일파아빠돈으롴ㅋㄲㅋㅋㅋ아빠쪽 사람 고용해서 찾음ㅋㅋㄲㅋㅋ아빠땜에 고래별발각나고 이 난리난 건데 다 잊었나봄ㅋㅋㅋㅋㅋ
본 작품에서 허세 없는 캐릭터가 없다지만 그 중에서도 원탑 나사빠진 머가리꽃밭도련님 캐릭터임. 제일 문제가 심각함;
군산의거 실패하고 바다에 빠져서 귀중한 폭탄 잃어버림, 관동대지진에서 조선인 학살 때 달 보며 훌쩍이다 무사히 귀국함, 독립운동하기로 했음 친일파아버지랑 연 끊어야지 그걸 못해서 고래별 발각되고 녹주, 순임 다 죽음.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이 허구헌 날 질질 짜고 감성팔이만 하는 도련님때문에 굴비 엮듯이 다 끌려와서 죄다 휘말려서 죽음.
애당초 의현이 결사단 안 들어오는 쪽이 맞았다 생각한다. 확고한 각오도 없이 사람이 감정적으로 일을 시작하면 무슨 사단이 나는지 잘 보여준 캐릭터였다. 그나마 도움된 거라곤 입단할 때 돈기부한건데 그마저도 아빠돈임.
난 중간에 순임이랑 면회할 때 의현이 밀정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도 살아남고 해수랑 수아도 찾아야하는 임무 맡았을 때 진짜 대단한 거 할 줄 알고 기대했음. 근데 딱히 의심받는다고 암살시도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불편한 거 없이 겨울내내 데이트 잘하고 따순 밥 잘 먹고 학교 잘 다니다가 먼저 찾아와 준 해수수아랑 재회한 게 다임.
그나마 엔딩에 자기 손으로 아버지죽이는 게 남주로써 회생할 마지막기회였는데 그마저도 수아가 가로채감.
그 뒤로 재주행할 때 의현독백보면 죄다 개그로 보임. 꼴에 죽은 눈하고서는 조선의 연심블라블라 개가 되라면 개가 되겠다블라블라 빈틈보이지 마블라블라 흐트러지지도 마블라블라 방법을 찾아블라블라 조또 하는 거 없는 놈이 속만 비장해서 실소가 나옴.

수아가 벙어리인 게 차라리 다행인지도 모름. 다른 캐릭터들은 명대사랍시고 내뱉는 것이 죄다 똥폼 잡는 꼴 됐는데 수아마저 말할 줄 아는 캐릭터였으면 겉멋만 든 이 작품에서 얼마나 더 허세를 얹어줬을지 가늠이 안됨.

이 외에도 개연성 박살난 구간이 너무 많음. 해수연경수아 첫 만남때 창호지문 바로 앞에 서서 결사단 기밀 술술 말하는 능지 실화냐? 일반인들도 그렇게 허술한 창호지 문 앞에선 통장비밀번호도 말 안 하겠다.
입막으려고 수아한테 조달 먹이는 것도 죄책감 시달리며 죽일바에 그냥 수아 납치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해수연경인성 세명이나 있는데 수아 하나 감시하면서 데려가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억지갈등 만든 것 같음.
고래별 발각 때도 의현이에 의해 미행 붙은 거 알았으면 당장 폭탄부터 치워야지, 숨겨놓는다고 한 게 존재감 미치게 티나는 자물쇠 하나 덜렁 걸어둔 거 실화냐? 위에 카페트라도 깔아서 숨기려는 정성이라도 보였어야지, 심지어 보초 하나 안 세워둔 게 너무 허술해서 웃음이 다 나옴ㅋㅋㅋ그 와중에 단의 주요멤버인 의현, 연경은 나가서 데이트중이었고ㅋㅋㅋ
마지막 수아가 의현 대신 의거하는 것도 너무 개연성박살이라 감동은 안 느껴지고 이질감느껴지는 결말이었음.
결사단도, 해수도 강근형 하나 잡겠다고 시도하다가 죄다 갈려나갔는데 평범한 소녀인 수아가 그걸 가뿐히 해냄. 앞서 죽어나간 애들 대체 왜 장대하게 의거계획짜고 폭탄운반한 거임? 그냥 여종인 척 도시락폭탄싸가면 알아서 문열어주고 잠입가능한데. 결말 개연성 하나로 앞선 결사단애들 다 개죽음만들어버림.

총합하면 결사단은 군산 의거 실패, 고래별 은신처 발각, 강근형 암살 중 뭐 하나 성공한 적 없는 무능한 집단이고 녹주, 순임, 해수, 연경의 죽음은 아무 의미도 남기지 못한 허무한 죽음임.
이 작품이 전달하려는 의미가 대체 뭐냐? 허무주의 뭐 그런 거냐?

쓰다보니 개빡쳐서 길어졌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