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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택 임대료 상승률이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 년간 물가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온 주거비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3분의1,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6분의1을 차지한다. 미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계산할 때 주택 가격이 아닌 월 임대료를 이용한다. 임대료 변화는 시차를 두고 공식 물가지표에 반영된다. 연준 관계자와 민간 부문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차와 주택 시장의 추세를 고려해 지난 2022년 후반부터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신규 임대료가 주거비지수에 반영되기까지 예상보다 오래 걸리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도 빠르게 둔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주택 구입 대신 임대계약을 갱신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임대 수요가 증가하면서 임대료 상승률 둔화세가 물가지표에 반영되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파트 5만8000채를 소유한 휴스턴 소재 부동산 업체 캠든프로퍼티트러스트에 따르면 올해 주택을 사서 이사한 임차인 비율은 9%로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보통 주택 구매로 이사하는 임차인 비율은 15~18%였다.
텍사스 주택개발 업체 마데라레지덴셜의 제이 파슨스 주거전략책임자는 주거비 상승률이 지난해 최고치인 8.2%에서 올 3월 5.6%로 둔화됐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둔화의 상당 부분은 상품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주거비 강세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PCE물가지수 둔화세도 정체됐다. 올 3월 근원PCE물가지수는 2.8%로 최고치였던 2022년의 5.6%보다 떨어졌지만,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특히 여러 구성요소 중 주거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둔화되려면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5.8%에서 약 3.5%, 비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3.5%에서 3% 아래로 하락해야 한다.
일부 연준 위원들도 인플레이션 둔화의 걸림돌로 주거비 상승을 꼽는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주택 시장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며 "결국 우리가 생각한 대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연준은 1년 반 동안 주거비 상승률 둔화를 기다렸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더욱 지연될 수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의 역학관계 변화로 주거비 상승률이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는데, 이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근거가 크게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kmcho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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