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글 답변 작성하다가 너무 길어져서 아예 새로 씀.

물론 이하에서 언급된 것 외에도 여러 좋은 책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학교에서 역사학을 배우며, 그리고 흥미를 가지며 읽어본 책들 중에서는 이하의 책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함.

I. 입문

고대사, 중세사, 근대사, 현대사 별로 한 권씩 추천하겠음.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 (정기문)

: 인류의 기원부터 로마제국의 멸망까지를 적은 분량과 쉬운 문체로 다룬 입문서

낯선 중세 (유희수)

: 이 책은 연대기순, 정치사 중심의 서술과 주제별, 사회문화사 중심의 서술을 동시에 접할 수 있음. 

세사의 개괄적인 흐름을 접한 후 도시, 의식주, 장례, 심지어 미신까지 중세사를 심도있게 이해하기에 좋음.

풀어 쓴 서양근대사 강의 (이세희)

: 르네상스부터 1차대전까지를 한 권에 다루고 있는 저작은 이 책이 유일하리라고 생각함. 

그리 두껍지 않으면서도 문체도 가독성이 있음. 초보자를 위해 쉽게 서술하려고 한 노력이 돋보임.

서양현대사의 흐름과 세계(강철구)

: 이 책도 제국주의, 파시즘 등 주요 개념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서 주요 사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고 있어 입문자가 읽기에 추천함.

처음 배우는 유럽사 (데이비드 메이슨)

: 프랑스혁명부터 유럽통합까지를 다루고 있는 저작임. 사실 역사학자보다는 정치학자의 저술이고, 때문에 정치사 위주로 저술되었지만 19~20세기 유럽사를 한 권으로 빠르게 훑어보려면 이만한 책이 없음.

II. 한 걸음 더 들어가기

이하의 책들은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다소 두껍거나 어려움. 

대부분이 전공강좌 개론서고, 경우에 따라 전문서적이나 고전들도 수록하였음.

위에 있는 책들을 읽고 각 시대별로 조금씩 더 알아가겠는 생각이 든다면 밑에 있는 책들을 선별해서 읽어보기를 추천함.

사실 사학과 학부생이라고 해도 밑에 있는 책 다 읽어본 경우는 드물 듯...

1) 고대사

"서양고대사강의(김진경)"

: 어느 정도 개설적인 서술과 더불어 고대 노예제, 사회경제사 등 심도있는 주제까지 다루고 있는 논문집

"하이켈하임 로마사(프리츠 하이켈하임)"

: 로마사 교과서

2) 중세사

"서양중세사(타이어니)"

: 서양중세사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전문적인 교과서

"봉건사회", "서양의 장원제(마르크 블로크)"

: 서양중세 사회경제사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중세사의 영원한 고전

3) 근대사

"근대 유럽의 형성(주경철 등)"

: 16~18C 초기근대사(early modern)을 다루고 있는 유일한 국내 학자들의 저작.

"현대 유럽의 역사(앨버트 린드먼)"

: 빈 회의에서 유럽통합까지를 다루고 있음. 서유럽은 물론 동유럽과 중부유럽에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음.

"혁명의 시대 / 자본의 시대 / 제국의 시대(에릭 홉스봄)"

: 19세기 유럽사를 다루고 있는 고전인데 원서 기준 출간된 지 반 세기가 넘었기도 했고 번역문의 가독성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님. 

다만 국내 출간된 서적 중에서 19세기 유럽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이 이 시리즈밖에 없어서...

3) 현대사

"세계화 시대의 서양 현대사(송충기 등)"

: 20세기 전반을 다루고 있는 개설서. 라틴아메리카, 68운동 등 여타 개설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주제들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음.

"전후 유럽(토니 주트)"

: 전후 유럽사에 대해 균형잡힌 서술이 돋보이는 개설서.

"암흑의 대륙(마크 마조워)"

: 20세기 유럽사를 상당히 비판적인 관점으로 저술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