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들이 그동안 쌓아 온 무수한 기록들 중에서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기록은

임영희의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 기록이다

매년 30경기씩 20년을 뛰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기록....

임영희는 다 알다시피 화려한 선수가 아니었고

뒤늦게 꽃 피우기 시작한 선수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고 열심히 단련해 왔으며
3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불혹의 나이에 600경기라는 찬란한 훈장과 함께
여자농구 선수라는 자리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 임영희를 보며 문득 떠오른 후배 선수가
염윤아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꽃 피우기 시작한 대기만성형 선수
그리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온 선수

임영희가 그랬던 것 처럼 염윤아도 선배의 길을 따라 걸었으면 한다

하지만 임영희의 색깔이 아닌
염윤아만의 색깔로.....

이번 시즌 염윤아를 보면서 감격했던 적도 있고 실망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고마움을 느꼈고 바람도 생겼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강했고
자신이 필요한 순간엔 주인공이 될 줄도 알았으며
그리고 동료를 위해 기꺼이 조연에 머물 줄도 아는 미덕도 갖추었다 그래서 염윤아가 고마웠다

하지만 그 감정과 비례해 간절한 바람도 생겼다
조금 더 공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염윤아의 슛은 정확하다
염윤아의 슛은 예리하다

그 사실을.... 오히려 염윤아 자신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의 찬스에서 동료를 살피기 보다는
쏠까 패스할 까 망설이기 보다는
과감하게 던졌으면 한다

골밑에는 박지수라는,
슈터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존재가 있다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조연이 아니다
이젠 팀에서 베테랑이며
화려한 주연 중 1인이다

임영희의 강력한 미들 슛처럼
염윤아의 미들슛도 강하다

다가올 챔프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다음 시즌

난 염윤아에게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하고 있다

성실한 선배의 졸업식을 보며
어느새 베테랑이 된 후배가
그 길을 걸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 다른 후배가 염윤아가 걸어온 길을 걸었으면 한다

염윤아를 지켜본 지 얼마 안 된
부족한 팬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설사 그녀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 하여도

그녀의 빛나는 졸업식까지 계속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