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ㅎㅎ 중붕이들아 중세게임 갤러리에 온 지 얼마 안된 중붕이야 반가워

중세게임 갤러리인만큼 중세시대에 관한 글을 써보려 해. 오늘 주제는 제목처럼 '중세시대 기사들은 어떻게 서로를 죽였을까?'야.

중붕이: 아니 어떻게 죽이긴? 화살쏘고 칼로 찔러서 죽였겠지!

(배너로드처럼 대부분의 중세게임은 갑옷을 입었어도 칼이든 창이든 찌르면 죽일 수 있어.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중세 말기에 들어서면 서유럽의 갑옷은 쇳덩이로 최종진화해. 이를 풀 플레이트 아머Full Plate Armor라고도 부르지.

(이런걸 입은 사람을 아무리 칼이나 창으로 치고 찔러도 안죽는다.)

이 정도까지 갑옷이 발달하게 되면서 기사를 죽이는 방법은 상당히 어렵게 돼. 훌륭한 예시 동영상이 있으니 보도록 하자.

(싸움은 2분 28초부터)

(동영상 귀찮을까봐 gif로도 만들어옴 ㅎ)

영상을 보면 알다시피 모두 온 힘다해 달려들고 방패나 무기로 찍어도 넘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렇게 기사&중장보병을 일반적인 싸움에서 죽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그럼 어떻게 이들을 죽일 수 있을까?

(2:00부터)

가장 흔한 방법은 단검으로 틈새를 쑤셔 죽이는 방법이야.

앞부분은 주로 갑옷의 틈새 부분인 눈, 목, 겨드랑이, 팔오금, 사타구니를 공격하거나

뒷부분은 목 뒷부분이나 옆부분(경동맥), 엉덩이, 허벅지(대퇴동맥 등), 오금을 공격하는 식으로 상대를 죽였어.

따라서 틈새에 쉽게 찌르기 위해선 단검, 그것도 전용 단검이 발달했어.

론델 대거(Rondel Dagger, 나라마다 명칭 다름.)라고 부르는 단검이 그러한데, 찌르기에 치중한 나머지 납작하고 폭이 좁은 형태였고 극단적인 경우엔 송곳에 가까운 모양으로 생기기도 했어.

(다양한 단검의 형태들)

물론 단검으로 찌를려고 해도 적이 반항하면 찌를 수 없겠지? 따라서 단검으로 끝내기 위해선 적을 반항하지 못하게 무력화 시켜야 했어. 마치 격겜러 변태들이 페이탈리티 하기 전에 비틀거리는 상태 만드는 것처럼.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거운 둔기 같은 걸로 머리를 치는거야.

깡!

이러면 뇌절로 싸우지도 못하고 쓰러지거나, 어쩌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거든. 그래서 중세 후기가 될수록 기사나 병사들은 무게중심이 끝부분에 가있는 양손 무기를 애용하기 시작해(방패가 필요 없어지기도 하면서).

중붕이: 아하 그럼 검은 사용 안했구나!

그건 아니야.

시무룩

물론 베는 용도의 검이 하향세로 접어들었지만, 검은 범용성이 높았기에 여전히 부무장으로 자리잡았어(보통 말을 타고 랜스를 휘두르는 기사들의 부무장). 그뿐만 아니라 다른 무기들이 대형화되듯이 검도 대형화가 되었어. 양손검이 등장한거지.

(이건 좀 극단적으로 큰 사례. 흑인 갑옷아니랄까봐 거대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갑옷이 발달해서 검으로 베기가 힘든데 왜 양손검을 사용한 걸까?

한번 더 말하자면, 검은 범용성이 뛰어났어.

양손검은 그 자체로 무게가 무거웠기 때문에(2-3kg, 고인물의 경우 6kg) 그냥 휘둘러도 맞으면 충격이 어마어마했어.

그리고 여러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지. 중세 레슬링이야!

(중세의 검술서를 바탕으로 재현한 중세 갑옷 맞짱)

중세의 갑옷검술은 레슬링처럼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관절을 꺾어 넘어뜨리는게 주요 목적이야. 그래야지 적을 쉽게 푹찍할 수 있거든(일본의 유술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발전함).

따라서 망치나 도끼와는 다르게 무게중심이 골고루 잡혀있고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검날은 상대방의 팔이나 다리에 걸기가 무척이나 편리했지. 이때문에 검은 꾸준히 사랑받았어. (위 사진의 흑인 대물 검처럼 가드Guard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진 것도 다리나 팔에 걸기 쉽게 발달한 것임을 알 수 있음)

+수정

1. 윗 사진의 검이 큰 이유는 의장용Ceremonial일 확률이 있음. 참조: http://www.vikingsword.com/vb/showthread.php?t=15290 (단 비슷한 크기의 검이 실제로 사용된 경우도 있음. 참조: https://sbg-sword-forum.forums.net/thread/34378/talking-heavy-beater)

2. 위 사진 속은 걍 검을 크게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크로스가드도 크게 만든 거 같음.)

3. 결론:

뇌피셜 싸질렀음. ㅈㅅ ㅋ

이정도면 우리 중붕이들도 중세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지? 개인적으로 배너로드와 같은 중세 게임에 리얼하게 갑옷입으면 쓰러뜨리고 단검으로 피니시하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해 ㅎㅎ 암튼 우리 중붕이들 겜 잼게 해 안녕~

혹시라도 궁금한 거나 다음에 다룰만한 주제 있으면 댓글로 알려줘~

[추가]

영화 The king의 전투 장면. 중세 개싸움을 잘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