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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작문>내가 벨레가르란 말이다, 그래-그래 (3)

ㅋㅊㅋ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6 14: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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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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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벨레가르





균형이 깨졌다. 우위에 서는 것은 먼저 움직이는 쪽이다.
스카스닉으로서는 그것이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스카스닉은 울부짖으며 돌무더기를 헤치고 나와 칼을 겨눴다.
그리고 충격에 빠졌다. 폭사해 널브러진 고블라의 복수를 잠시 잊어버릴 만큼.

상대의 모습이 기이했다. 수염 가진 다른 종족이라면 몰라도, 드워프라면 저럴 수 없었다. 고문을 당하지 않은 바에야 보일 수 없는 꼬락서니였다. 고블린은 잠시 자신을 의심했다. 폭격의 충격을 수습하지 못한 탓에 헛것을 본 줄만 알고.

“이봐, 무슨 일이야? 면도를 쥐새끼들에게 맡겼나?”
벨레가르는 그 말에 킥킥대며 웃었다. 쥐가 파먹은 듯 군데군데 뜯어진 수염을 흔들면서.
스카스닉은 세상의 규칙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한 번 더 조롱했다.

“대체 네놈의 볼썽사나운 터럭에 무슨 일이 벌어진거냐고?”
“간지러워서.”
이번엔 추락한 모르슬리프를 정수리로 받아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카스닉은 할 말을 잊었다.
“귀찮아. 팔도, 다리도, 거기도 전부 짧은 놈들이 거추장스러운 수염만 길지. 그래-그래."

스카스닉은 발작적으로 귀를 후볐다.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나? 간지러워서?
제 손으로 수염을 뜯었다는 것도 믿기 어려운데?

"아랫놈들이 변명-핑계 지어내느라 열심이었어.
빚 받아야하는 채무자-놈들한테 미안해서 내가 수염을 뜯어냈다고.
웃기는 일이지. 퀵은 아무한테도 사과하지 않는데."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었다. 스카스닉은 놈이 드디어 미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올 게 왔어. 안 되는 일에 집착하다 돌아버렸군. 안 그러냐, 얼간이 광부놈아?"
"질문이 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벨레가르는 짤뚱한 목을 풀며 낄낄거렸다. 스카스닉은 소름끼치는 기시감을 느꼈다. 그 행동과 말투 모두로부터.
“내가 왜 드워프-놈들이 됐냐고.”
스카스닉은 저런 외모를 한 꼴통을 알고 있었다. 저토록 소름끼치게 지껄여대는 녀석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서로 다른 두 놈이었다. 결코 한 명일 수 없었다.

"토그림-늙은이한테 편지 보냈는데 모른대. 붙잡은 그레이시어들도 무슨 헛소리냐고 하던데.
네놈도 모르면 안되는데. 그럼 벨레가르-놈이나 그나우드웰이 벌인 짓일거란 말이야.
혹시 몰더-놈들일까? 다른 클랜이 위대한 워로드-퀵을 무서워해서 벌인 걸까?"

"무슨 헛소리야, 이 수염쟁이야! 저승에 가서 네 털보 어미한테나 물어봐!"
"녹색-놈도 모르면 됐어."

잠깐 사이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은 눈알을 사시로 뒤틀며 일그러졌다.
스카스닉에게 광부 족장이 간질을 앓는다는 첩보가 전해진 적은 없었다. 잠깐 사이에 저렇게 단단히 미칠 수 있는 종족도 아니었다. 그러나 놈의 정신에는 분명히 무언가 불가해한 것이 묻어있었다.

무언가를 직감한 산 밑의 왕은 딸꾹질을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오크 보이한테 걷어차였던 그 날의 애송이처럼.

"빨리 죽어. 내 본체-몸뚱이가 무슨짓을 할 작정인지 쫓아야 하니까."



-------------------------



스카스닉이 집어삼킨 재산은 막대했다. 독버섯같은 종자들은 제 손 안의 유물과 지식들의 가치를 몰랐다. 따라서 아무 구석에나 쳐박아놓고, 또 아무렇잖게 소모했다.
그럼에도 놈들은 부유했다. 놈들의 발에 채이는 모든 것이 모두 옛 여덟 봉우리의 재산이었다. 롱비어드 한 명은 발 밑을 쓸어보곤 기절할 뻔 했다. 두터운 곰팡이와 먼지 밑에 숨겨져 있는 것은 순금으로 포장된 너른 도로였다.

드워프들은 눈물 흘리고 또 감격했다. 그들이 잃어버린 것과 되찾은 것을 떠올리며. 그동안 이 순간을 위해 고대 왕국의 반석 위로 흐른 무수한 피를 생각하며. 비단 안그룬드 뿐만이 아니었다. 동족 모두가 감정의 파도에 휩쓸렸다.
그렇지 않은 다위는 세상에 단 한명 뿐인 듯 했다.

“황금은 됐다. 알아서 처리해.”


전쟁이 끝나자마자 안그룬드의 군주가 내린 첫 명령이었다. 툴툴대듯 던진 말에 뭇 다위들이 경악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담긴 배포에 전율했다.
그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싸웠다. 아무도 그를 믿어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누구도 그보다 앞서 값을 요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황금을 보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의 행정능력을 잃어버린 왕을 대신해, 원로들이 첫 지시를 보다 상세한 말로 옮겼다. 넘치는 부는 안그룬드의 신하들에게, 그리고 원한 청산의 명목으로 동족에게 향했다. 벨레가르의 발언권은 하루가 갈 수록 드높아졌다.


“그리고, 그보다 퀵 헤드테이커에게 추적-정찰부터 붙여라.”


전과 같다 말하기 힘들지언정, 왕은 총기를 잃은 것이 아니었다. 과연 다고라키의 퇴각에 기뻐하지 않고 곧장 출정한 지휘관다운 판단이었다. 롱비어드들은 당장의 승리에 사로잡히지 않는 혜안에 감복했다.
“분명 ‘퀵은 틀린 판단을 하지 않아.’ 라고 하셨지요. 그 저주받을 퀵 놈이 이유없이 도망쳤을 리가 없지요! 역시 벨레가르님이십니다!”
“어... 그래-그래. 제일 발 빠른 놈을 보내서 쫓아.”


그렇게 명령하고서도 퀵은 의심했다. 과연 드워프의 짤막한 다리로 쥐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당연히 오산이었다. 안그룬드 엔지니어들은 되찾은 비밀 작업장에서 가장 훌륭한 비행선들을 끄집어냈다. 기름을 치는 만큼이나 먼지를 걷어내는데 쓴 시간이 많았지만, 누구도 기계가 고장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옛 물건들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비행선은 하루에 수 번을 왕복하며 헤드테이커의 동향을 보고했다. 아직은 놈이 특별한 행방을 정하지 않은 듯 했다.

정체모를 본체가 아직 무사하다는 소식에 퀵은 안심했다.

‘떠난지 이틀이 넘었는데, 몇 시간만에 따라잡아?’

그리고 한편으로, 퀵-벨레가르는 내심 드워프의 기술에 경악했다.
막대한 부와 찬양을 쟁취하고, 벼르고 벼르던 악질-놈의 목도 손에 넣었지만,

내면의 불편함을 도무지 억누를 수 없었다. 뒷다리로 귀를 긁을 수 없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모르스의 군대는 번번히 스카스닉에게 곤욕을 치렀었다.

그러나 아무리 스케이븐이 산맥을 떠나 진격로가 확장되고, 삼파전의 세력균형이 무너졌다지만,

드워프들은 단 이틀만에 그 지독한 녹색-놈의 명줄을 따버렸다.

물론 그들이 이긴 것은 정교한 작전 덕분이었다. 퀵이 가진 모르스의 전략적 정보가, 드워프의 정교한 지도와 합쳐져 구성된 작전. 또한 퀵이 다위의 전술 체계를 속성으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죽어 넘어져있는 쪽은 고보들이 아니라 안그룬드 클랜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퀵은 마음 한 구석이 켕겼다. 결국 워로드는 놀라웠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수천년의 지식이 응축된 드워프의 무기는, 쇠락해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세 세력 중 가장 훌륭했다. 어처구니없게도 퀵은 더 이상 드워프 끌이 그립지 않았다.
용기는 또 어떤가. 가장 어린 광부들마저도 백 대 일에 가까운 머릿수에 아랑곳않고 달려들었다. 평생을 학대하며 전쟁을 가르친 레드 가드도 그렇게 굴지 못했다.

오르간 건이 구릉을 달리는 스퀴그들을 찢어버리는 광경은 아직도 생생했다. 예전엔 스케이븐 노예들의 투석에도 애를 먹던 해머러들이, 울부짖으며 달려나가 고보의 방진과 무시무시한 우상을 철거해버린 것도. 피어난 희망과 누적된 울분이 그들을 다른 생물로 바꿔놓은 듯 했다.
이런 훌륭한 군대와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아냐, 아냐! 드워프-놈들은 훌륭하지 않아. 퀵이 이긴거야. 퀵의 영광이라고.’
‘난 네 맘 이해해. 그렇게 박터지게 싸웠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장날 줄 누가 알았겠니.’
‘여태 널 못 죽인건 퀵의 실력이 모자랐던 게 아니야. 아니라고. 퀵은 위대해.’
‘아무렴, 위대하고말고. 생각해보라고, 털난 친구. 벨레가르는 하지 못했어. 하지만 퀵은 이틀만에 해냈지.’

퀵은 납득했다. 그가 벨레가르보단 나았다. 하지만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왕은 으르렁거리며 점령지에 시체, 특히 두개골 따위가 있는지 찾아보라고 명령했다.
이미 희생된 드워프들의 원한을 청산하는 것 또한 중요했다. 롱비어드들은 역시 왕이시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왕이 칭찬이 어색한 듯 머리카락을 뒤틀어 뽑아내는 것은 무시하면서.
그들은 어느새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익숙해져 있었다.

드워프들은 스카스닉의 컬렉션을 다시금 이잡듯이 뒤졌다. 전에 찾아내지 못한 수많은 시체가 드워프들의 영묘료 향했다.

조사가 끝난 후 측근이 찾아와 보고했다.
왕께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헤드테이커가 그랬듯 수급을 집착적으로 전시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고문하고 매달고 쌓아놓았을지언정, 다행히 놈들이 다고라키의 악취미를 모방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드워프의 적들에게 선례가 되진 않은 모양입니다.

헤드테이커가 아니면 굳이 그런 짓을 할 종자는 흔치 않지요.”


그렇게 말하고 한차례 몸을 떤 뒤, 롱비어드는 물러갔다.

퀵-벨레가르는 그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그래. 봐. 퀵이 최고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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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빚을 청산하신다는 말씀이 허풍일 줄로 알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누구도 여덟 봉우리를 탈환했다는 주장을 쉬이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후의 독촉을 위해 찾아온 사절들이 목격한 것은 기대와 달랐다.
고대의 응접실을 어전으로 쓰던 거지꼴의 동족이 아니었다. 그들을 기다리던 것은 옛 재보를 되찾은 안그룬드였다. 그들이 가진 부의 규모를 목격한 사절들의 입이 귀에 걸릴 듯 했다. 벨레가르가 기이한 제안을 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혹시 물건으로도 받나? 황금이나 땅에서 나온거 말고.”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물건이라면, 그렇습니다.”
“아니, 아니야. 좀 더 좋은 거야.”


실망이 번졌다. 혹시 흥정하려는 것인가? 이만한 부를 가지고도?
부를 독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던데, 이토록 쉽게 번복해도 되는 것인가?
그래, 제 금고의 골을 쉬이 내주고 싶어하는 다위는 없다. 복잡한 차용증과 투자계획을 내밀면 내밀었지.
다만 좀 더 군주다운 태도를 기대했을 뿐이었다. 그들은 저도 모르게 눈가를 찌푸렸다.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건 어때. 이번에 얻은 보물중 최고다."

여덟 봉우리의 군주는, 조금 전부터 끼고 있던 몹시 고급스러운 함을 내밀었다.
전령들은 벨레가르가 상자를 받아들고 조심스럽게 개봉했다.

다음 순간, 그들은 경기를 일으키며 주저앉았다.
떨구어진 함 속의 물건이 튀어나와 나뒹굴뻔했다.
그것은 보존재 천으로 포장된 스카스닉의 머리였다.

왕은 박장대소하며 외쳤다.
"떨어트리지 마, 퀴- 아니, 내 거란 말이야.
값을 후하게 매겨줬으면 하는데. 이거 드워프-동족의 금으로는 얼마에 바꿔주지?"




벨레가르가 구부러진 달의 머리에 경매를 붙였다. 소문은 온 카락에 빠르게 번졌다.
처음엔 순전히 농담이었다. 모든 사물의 값을 금으로 매기는 드워프들에게 놀리듯 자랑하려고 한 농담.
황금으로 퀵에게서 트로피를 구매하겠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

그러나 그 행위는 전통보다 혈기로 생각하는 자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웅그림과 카자도르는 그 행위에 찬사를 보내며, 공식적으로는 열리지도 않은 경매에 참전해 금을 꺼냈다. 그러자 벨레가르의 기벽을 흉보던 다른 카락의 왕들도 앞다투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뭇 슬레이어들이 안그룬드에 합류해 싸울 것임을 천명했다.

괴벽덩어리 룬스미스와 엔지니어들이 가능성의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다.
고집쟁이 왕 벨레가르의 명성은 점점 다른 종류의 것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오만함은 신념으로, 미련함은 낭만으로.
최근 미친 자처럼 뽑아내고 있다는 털은, 그만큼의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클랜을 책임지는 진정한 지도자의 자세로.

머리의 값은 결국 퀵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경매가를 전해듣고서 그는 생각했다. 죽어버린 스카스닉-놈에게 약간의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물론 누구도 고보의 썩어가는 머리통 자체엔 관심이 없었다. 장식물로서의 가치는 엘기의 꽃병보다 못했다.
그것은 줄타기였다. 전대미문의 투자에 성공한 왕에 대한 경쟁적인 투자.


본의아니게 현실이 된 경매는 불과 며칠만에 끝났다. 누구도 웃돈을 붙이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가격에.
경매 승리자는 몹시 솔깃한 제안 또한 내밀었다.
"단 스카스닉의 저주받을 머리통은, 그 목을 벤 클랜이 직접 보관하기로 하자.
법적 점유권 양도와 무관하게, 그건 어디까지나 전사의 정당한 전리품이니까.
이것이 훌륭한 지도자의 일시적 방황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

수염 뽑지 말고 정신을 차리라는 비유적 권고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정당한 전리품이라는 표현은 퍽 마음에 들었다.
퀵-벨레가르는 원한품은 자 토그림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안그룬드의 영광은 드워프의 옛 시절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희망찬 내일을 예감한 그들은 하나같이 꿈과 희망을 그리고 나누었다.
아무도 모르게 군주가 교체된지 불과 두 달만에.


‘좋은 거래지?‘
"고기로 바꾸면 평생을 먹어도 모자랄 만큼이래, 전리품-트로피 놈아. 퀵은 네가 인정받아서 기뻐."
‘나도 낯선 늙은이가 아니라 네 곁에 있어서 좋아.’

옥좌 옆에 놓인 새 조언자-트로피의 말에, 스케이븐-왕은 흐뭇하게 웃었다.
그러나 스카스닉은 죽어서도 영민했다. 소유주의 웃음 속 근심을 금세 읽어낼 만큼.

‘하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군. 수많은 칭찬과 영광에도 불구하고, 아직 뭔가 모자란가?’

"아직 드워프-놈의 털이 간지러워서 그런가봐. 조만간 다 뜯어내고 말거야.
법이라는 걸 배워야겠어. 면도할 때 수염 긴-놈들이 간섭 못하게."

‘너무 하고 싶지? 면도 말고, 그거.’

트로피가 든 보석함을 든 채 성벽을 거닐던 퀵-벨레가르는, 먼 갱도를 돌아보며 모르는 척 했다.
"뭘?"

‘스스로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네. 해보고 싶잖아.’
"퀵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퀵은 알아. 그래서 또다른 퀵에게 감시를 붙였지.

퀵은 여기있는데 그 놈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궁금할 수 있지.

누군지 모를 놈이 일을 그르칠까봐 걱정돼서? 그럴 수도 있지.’


스카스닉은 음험하게 속삭였다. 그 혓바닥은 생전만큼이나 매끄러웠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야. 퀵은 알고 있어. 죽여보고 싶잖아.’

퀵-벨레가르는 짜증스럽게 뒷다리를 들어올리려다 멈췄다. 그리고 품에서 긁개를 꺼내, 신경질적으로 뒤통수를 박박 긁었다.
"퀵이 퀵이랑 싸운다고? 웃기는 소리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워로드들의 결투가 되겠군.’

왕이 우뚝 멈추었다. 스르륵 미끄러진 긁개가 땅에 떨어졌다.

"아마 그나우드웰이 싫어할거야."
‘네 영광보다 그의 인정이 소중한가? 전리품보다 영생의 액체가 가지고 싶어?’
"아니." 물론 그럴 리 없다. 대답엔 찰나의 망설임도 없었다.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승리가 있을까? 이건 기회야.
퀵이 퀵을 이기면, 그건 누구도 퀵보다 위대하지 않다는 증거야.
이 세상 그 어느 전사도, 심지어 퀵 자신조차도.’


달콤한 현기증이 일었다. 눈앞이 아찔해진 퀵-벨레가르는 난간을 짚었다.
그러나 트로피는 유혹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네 머리는? 네 머리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스카스닉은 퀵의 생각을 알지. 퀵도 스카스닉의 생각을 알아.’
퀵은 사납게 윽박질렀다.
‘죽어서도 내 피를 보고 싶은거지? 이 영악한 새끼.’

정곡을 찔린 것인지, 겁에 질린 것인지, 트로피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퀵은 트로피를 추궁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퀵은 머리가 든 함을 감싸안은 채 헤벌쭉 웃었다.

“기뻐해라. 죽은-놈은 원하는 걸 얻게 될 거다.”
수염 뜯어진 왕의 입매가 일그러졌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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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가르 - 퀵




그는 걷고 있었다. 대체 몇 년이나 지상을 걸었던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일일히 날짜를 세기엔 몹시 격정적인 나날이었다.


그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미행이 있었다. 사실 미행이라 말하기도 민망했다.
설령 눈이 없대도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저 멀리 허공으로부터도 된바람이 불어와 발 밑의 먼지를 밀어냈다.

자신이 여기 있다고 광고라도 하듯이.


일그러진 존재는 으르렁거리며 자이로콥터를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파렴치하게도 안그룬드의 깃발을 흩날리고 있었다.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 오래 전부터 그에게 따라붙었던 정찰기였다.

한 때 포착되지 않으려고 열심이었던 그것은, 이젠 도발하듯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일그러진 존재는 알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떨구어 폭사시킬 수 있었다. 잠복한 제자일 사수 몇 놈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놈이 끝까지 목격하길 바랬다.



“퀵 헤드테이커.”
보고를 위해 황급히 달려온 워로드 한 놈이 머리를 땅에 박았다. 놈은 감히 눈을 마주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워로드가 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야망과 지배욕의 증거였다. 살면서 몇 번이고 상관의 등을 찌르지 않고서는 쟁취할 수 없는 자리니까.
그러나 놈의 앞에 선 거대한 존재감 앞에선 이야기가 달랐다.
상대방 또한 쥐였다. 찌르면 피가 나오는 여느 쥐나 다름없다. 그러나 동시에 쥐가 아니었다. 그 눈 속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마치 분노로 구성된 무언가 같았다.
그런 놈에겐 도전할수도, 배신을 꿈꿀수도 없었다.
“군단-병력이 준비되었습니다.”


일그러진 존재는 워로드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놈의 목을 분질렀다. 두 손이 목을 감쌀 때까지도 워로드는 다만 덜덜 떨고 있었을 뿐이었다.


시체를 발로 차 길에서 치운 뒤, 벨레가르-퀵은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시 내렸다. 거대한 규모의 쥐들이 일제 행군을 시작했다.

지축이 종말을 알리는 종처럼 무겁게 진동했다.

모르스 클랜의 군대가 아니었다. 한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그 정체를 확답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있었다. 작은놈과 거대한 놈. 시끄러운 놈과 조용한 놈. 수십 마리 분량만큼 살아있는 놈과 더는 살아있다고 보기 어려운 놈.
그들 모두 본래의 소속이 달랐지만, 지금은 뒤섞여 걷고 있었다.
모두 과거에 벨레가르-퀵이 직접 무릎 꿇려 복속시킨 것들이었다.




에신은 그의 반역을 알아채자마자, 아무 경고 없이 정예를 보냈다. 포착할 수 없는 칼들이 극복할 수 없는 독을 묻힌 채 날아들었다. 그러나 암습의 두려움도 그의 분노를 꺼트리진 못했다.
두려움으로 인도하려던 고전적인 함정은 어이없이 분쇄되었다. 파견된 암살자들은 도리어 포로가 되었다. 동방의 비법도, 지독한 세뇌도 다위의 끈기 앞에서 무너졌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종류의 고문들이 훈련받은 요원들의 입을 열었다. 혀가 잘린 놈들의 것까지도.
매복 중에 사지를 저격당해 꼬리칼만으로 퀵에 맞서며, 스닉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누구도 에신에게 이런 반격을 성공시킨 적이 없었다.
빠개진 데스마스터의 두개골을 보며, 살아남은 암살자들은 줄을 갈아탈 때임을 직감했다.




몰더는 그들을 비웃으며 괴물을 풀었다. 심연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아귀들이 숙련된 전사들을 삼켰지만, 어느 흉물도 그의 분노를 집어삼키지 못했다.
쓰롯은 가슴이 떨렸다. 감히 동족에 반기를 든 워로드의 맛은 어떨지 몹시 궁금했다. 13인회는 간단히 죽여선 안되니 생포하라 했지만, 놈은 탐욕을 억누르지 못했다. 절반 정도는 괜찮겠지. 조금만 맛 보고 남은 나머지만 수술로 살려 데려가는 정도는 괜찮을거야. 그렇고말고.
그러나 놈은 안에서부터 찢고 나오는 칼은 예상하지 못했다.
사육사들로 배를 불린 괴물들이, 그리고 살아남은 나머지 절반의 사육사들이 합류했다.




페스틸런스는 그들의 역작을 아낌없이 뿌렸다. 아직도 채 해소되지 못하고 러스트리아를 떠도는 그것은, 수많은 쥐와 원주민들을 뒤틀고 부패시켰다. 그러나 그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스크롤크는 육박전을 비웃는 부류였다. 그동안 손 하나 까딱 않고 수많은 효웅을 교살해왔으니까.
그러나 놈은 구름 속에서 튀어나온 손아귀에 목이 졸려 죽었다.
전례 없이 치명적인 것들을 줄줄이 단 병자들은, 찌꺼기를 주워먹고 살아남기 위해 격리용 자루를 뒤집어쓰고 군단의 뒤를 따랐다.




매번의 전투가 모두 악몽같았다. 한없는 악의를 담아 만들어진 무기들. 세상을 집어삼키고도 남을 굶주림의 진정한 모습들.
그럼에도 그 모든 수라장을 결국 분쇄해버린 살육자의 군대는, 놈들이 죽이고 남은 것들이 들러붙어 한없이 불어나고 또 변화했다. 기록되지 않는 놈들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변한 것은 군단만이 아니었다. 왕의 왼 눈두덩엔 철판에 감싸인 워프스톤 의안이 번들거렸고, 다른 한 눈이 있던 자리엔 질병과 워프 마력에 뒤틀려 생긴 십여 개의 눈이 꿈틀댔다.
드워프 끌은 집요하게 돌출부를 갈아내 평평해져 있었다. 마치 다위의 전투용 장망치처럼. 그럼에도 저주받은 무기는 오히려 종전보다 무거워져 있었다. 주인과 함께 사지를 거닐며 온갖 물질과 신비를 흡수한 덕분이었다. 물론 가장 많이 빨아들인 것은 스케이븐의 피였다.

퀵 헤드테이커의 몸뚱이는 옛 시절보다 더 크고 무거워졌다. 전에 없이 빠르고 치명적이었다.
물론 가장 큰 변화는 그 내용물일 것이다. 놈의 가죽 밑에는 순수한 악의가 숨쉬고 있었다. 그것은 더이상 영광에 집착하지 않았다.
자신을 잃은 자의 목표는 소박했다. 그저 살아있는 것들을 조금 더 많이 데려가는 것.



저 멀리 구릉에 목표가 보였다. 살아남은 잔존 병력들이, 아직 건재한 스크라이어를 중심으로 바삐 진을 짜고 있었다. 여태껏 마주친 것들 중 가장 위협적인 규모와 화력이었다. 아마도 그 주변에 더 많은 수가 숨어있을 것이다.
혹 이번에야말로 13인회라는 작자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패배해 군대를 빼앗긴다면,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만큼 큰 타격이 될 테니.

그래, 내일. 항상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식솔과 신하들에게 책임지는 자로서 미래를 보장해주어야만 했다. 사랑하는 그의 아내와 아들에게, 후일의 세대에게 보다 나은 것을 물려주고 싶었다. 따라서 다위와 여덟 봉우리의 영광은 복권되어야 했다. 하루하루 분투하다보면, 어느새 그 모든 것이 손에 들어와 있을 것이라고 믿으려 애썼다.

그것이 자신의 문제였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자엔 어울리지 않았다. 조급함과 아집으로 일을 그르치는 대장장이는 명작을 빚어낼 수 없다. 그에게 밝은 미래따윈 애초부터 없었다.
차라리 포기해야 했다. 더 나은 자에게 왕위를 양도해야 했다. 그러나 그 대신 죽어서라도 손아귀 안의 것을 지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정된 최후로 매일 걸어나가며.
신중히 도구를 벼려내는 망치보다는, 적의 가슴을 뚫은 채 함께 부러지는 끌. 왕으로서는 최악의 재목이 아닌가.

그 생각에 동의라도 하듯, 휘황한 디자인의 자이로콥터가 그의 머리 위를 가로질렀다. 첫날과 변함없이 번쩍이는 그것은 보수를 위해 휴식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안그룬드가 옛 유산을 되찾았다는 증거였다.


네 빈자리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네가 없어진 뒤로 더 강성해진 우리를 보라.
그러니 적의 심장을 찔러라, 벨레가르. 그러다 죽어라. 자격없는 왕아.


추락한 왕은 자신이 틀렸음을 알고 있었다.
예정된 파멸과 가치없는 죽음으로 동족을 이끈 업보를 뼈저리게 이해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정했다. 그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망가져가는 몸뚱이의 고통조차 잊고서 그는 분노를 토해냈다.




“날-왕을 보아라,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 너희들의 군주-나를 보란 말이다.
오늘이 끝이다. 저들 다음은 너희다. 내가 네놈들에게 간다!”

벨레가르-퀵은 그렇게 포효했다.
조롱하듯 안그룬드의 깃발을 휘날리며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비행사를 향해.
그리고 그 너머, 그의 유산과 미래를 포함한 모든 것을 가져간 저주받을 동족을 향해.

“내가-왕이-복수가-벨레가르가, 네놈들에게 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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