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의노래로 입덕했지만, 전유진 최고의 무대는 편애중계에서 팬덤을 일으킨 엄마의노래도, 미스트롯 5주연속 1위의 위엄을 가능케한 서울가살자도 아닌, 모든 경연이 끝나고 두달이 지난 뒤 암환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위해 부르던 일어나라고 생각한다.

앞소절까지는 전혀 트로트 느낌이 나지 않다가, 저 "행덩"으로에서만 살짝 트로트 분위기를 첨가했을 뿐인데
노래가 전혀 새로운 맛으로 변한다.
"오호 저 소절에서 트롯 맛으로 변했네?"가 아니라, 트롯이라는 첨가제를 살짝 넣어서 전에는 먹어보지 못한 이국적인 맛이 된다.

아마 다른 부분, 이를테면 처음부터 걸쭉하게 그험-은 밤에 가운데 서있어~ 라고 뽑거나
끝이 없는 날들 속에 나와 너허-는 지쳐가고~  라고 뽑았다면 역시 '트롯'가수구나.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전유진은 아주 가볍게 "행동"을 "행덩"으로 발음하는 포인트를 줌으로서 노래의 집중도를 유지시키고 (2절에는 보통 집중이 떨어지니까) 신선함을 추가하며, 트롯으로부터 시작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도 않는다.

어떤 포인트에서 본인의 뽕끼창법을 발휘해야 더 세련되고 새로운지 계산하지 않고도 본능적으로 알고있는 것이다.
이런 독특한 특징은 다른 발라드를 부를때도 드러나며, 다만 완급조절의 최고봉이 일어나라고 할 수 있다.


트롯을 불러라, 발라드를 해라, 아이돌이 낫다, 뮤지컬은 어떠냐 등등 팬들의 설왕설래가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모든 분란을 잠재울 강력한 한방은 이것뿐이다.

"닥치고 전유진장르의 탄생을 기다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