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굿ㅡ썰모바일에서 작성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5 23:21:15
조회 934 추천 3 댓글 2
														
viewimage.php?no=24b0d769e1d32ca73cec83fa1bd8233ce11863c443a6df68707247b6bf833bd5720a504c1bca562c0b2bf9cb039138024e27228ec7b3187b33132f77cd091d7f429c8f523d46f4ba0e1f381bcc0f21a59dd259b0af673826aba9123e19945a512856ac5fa3904b6fe3

야! 너 신가물이야!

너 신 받아야 돼!


쪽진 머리 흰 한복 서너 모금 태우신 시가no.5 를 급히 터시며 문 밖에 서 계신 모습이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기기엔 전혀 무리가 되지 않았읍니다.

이윽고 대신판 사이로 오가는 대화 속에 서로 울다 웃다 손을 잡았다 쥐었다 차마 말못할 가정사에 조상내력 까지 죄다 까발려져 너덜너덜 해진 상태에 멘탈이 온전할리 있겠읍니까?


'네 사정이 지금 이러이러 하고 엎은 할머니 말명이 자손에게 뻗치고 있는데 네 앞날을 위해서라도 굿 하자.'

'굿이요?? 그렇다면... 대략 비용이...'


잠시 머릿 속으로 계산을 하시고 결단을 내리신 후


'얼마.'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비용은 간단한 치성을 드리기에도 좀 빠듯한 금액이었읍니다)


안그래도 신 받아야 된다는 말에 반쯤 집나간 멘탈에 조상내력 점사에 남은 반도 홀랑 날아가 버린 상태에서 굿 비용 얘기까지 듣게되니 말이 좋아 앉아있는거지 그냥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 없는 상태였읍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전 현재 돈이... 없읍니다.'


'그렇다면 카드라도 긁자.. 너 지금 상태에서 어찌 돈 모으려고 하니??'


순간 밀려오는 자괴감에 눈물이 글썽이더군요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370이 없어 카드를 긁거나 후일로 미뤄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냉혹했읍니다.

그리고 그 당시 미화원을 준비하면서 다니고 있던 계약직은 월 85만원? 정도의 박봉이었는데 그 수준으로 해를 넘기기 전에 그 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거짓말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뒤 측은하게 처다보시는 순화당선생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

'이번 년 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약조를 지키지요.'


대충 이런 식으로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땐 개인간의 약속이 아닌 산신님께 약조를 한게 아닌가 싶읍니다.


그때부터 무언가에 홀린듯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당시 음식물쓰레기 차량 보조로 일하면서 이상하게 차량에 장착된 리프트로 올리는 노란 음식물 통이 나한테 떨어져 머리를 맞는듯한 환상? 같은걸 매일 봤었읍니다. 정말이지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꿈인듯한 그런 환상에 시달리면서도 다행히 사고는 없었으나 그 달에 더 이상의 계약연장은 어렵다. 7~8월 여름철 해수욕장 사역 까진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안된다는 사실 상 해고 통보를 받게 되니 참 씁쓸하더군요.

평일에는 미화원 보조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별의별 일을 다 했던것 같읍니다. 마늘 수확하러 창질도 하러가고 고추도 따러가고 심지어 벌초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정말 여름이 가기 전에 돈을 마련합니다.


굿 금액을 입금해드리자 일정을 잡아주셨고 백수상태에서 전 재산을 털어 굿을 하게 됐읍니다.


한양 진오기굿의 꽃은 조상거리라고 합니다. 주당물림에 부정치기로 시작하는 굿판에서 기다리고 계시다 조상거리가 시작되자마자 줄줄이 들어오시는데... 워낙에 험하게 가신 조상님이 많으셔서 특히 조부님들을 몸에 실으실 때 그 지기에 숨도 제대로 쉬질 못하시고 고통에 말을 못하시는데 어찌나 괴롭고 눈물이 나던지.. 그래도 생각지도 못한 자손에게 내 염치 불구하고 와서 술 한잔 얻어마시마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선합니다.

조상님께서 주시는 술은 맹물같다는데 실제로 드시면 아실겁니다. 그 오묘한 마치 고로쇠 수액 비스무리하게 맛이 나는것 같기도 하고 맹물같기도 한 그 맛과 서늘한 감촉이 잊혀지지 않읍니다.


이윽고 아버지께서 실리셨을 때 아무 말씀을 안하셔도 직감적으로 아버지를 느끼니 저절로 잘못했다는 말이 나오며 앞으로 고꾸라져 울기 바빴읍니다. 참 그땐 굿당 안에 있던 모두가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무슨 인연이었을까요. 동네에 오토바이 사고로 비명횡사한 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이 챙겨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나 우빈도령 선생님께 실리더니 바로 고목나무 쓰러지듯 뒤로 넘어가셨고 죽은 동네 동생에게 평소에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지라 미안하다고 손을 뻗는 순간 제게 실려서 지기를 주는데 생전 그런 고통을 처음 느껴봤읍니다. 가슴팍을 프레스기로 순간 눌러 으깨버리는 듯한 무지막지한 고통과 머리를 오함마로 삭 조져브러??
수준의 데미지에 넘어간 우빈도령 선생님의 몸 위에 제가 엌 소리도 못내고 포개져 몸을 부르르 떨고 있으니 뒤에서 다급히 외치시는 김선생님과 제자님들이 오색천을 한웅큼씩 들고 뛰어와 쫙쫙 찢고나서야 가쁜 숨이라도 쉴 수 있었읍니다.

그렇게 동네동생 영가가 나가는데 나가면서도 몸으로 형아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지기를 주는게 너무 안쓰럽고 마음씀씀이가 좋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이후 원래 진오기굿에서는 대감거리가 없으나 불쌍히 여기신 신령님들의 은혜와 조상님들께서 간곡히 부탁이라도 드리셨는지 대감거리까지 해주셔서 운과 복을 빌어주셨었읍니다.
그리고 자시기도, 인시기도를 하면서 제게 들어왔던 구렁이 영가와 잡신까지 빼주시고 신병까지 싹 고쳐주셨읍니다.


이렇게 진오기굿을 마칠 무렵 제게 있는 신줄을 알아보신다고 신장대를 쥐어주셨는데 이상하게 입을 틀어막는 강한 느낌에 장구장단 징 장단에 뛰긴 뛰어도 말이 안나오더군요.

지금 돌이켜 보면 신의 인연까지는 아니었나 봅니다. 신부모와 신제자로서 인연이 있는지 알아보는 오방기 점에 파란색 기를 뽑으면 인연이 없다고 하는데 먼젓번에 파란색 기를 뽑은것과 첫 점사를 보고나서 서낭께 지날 무렵에 봤던 어느 눈 내리는 날 뒷전 상 앞에 서서 닫힌 굿당 문만 보며 눈물 흘리는 제 모습이 아... 이런 이유에서 보여주시고 뽑게 하셨구나 싶더군요.


그때 당시에는 반밖에 차리지 않은 상차림에 조상님 옷도 몫을 지어드리지 못해 많이 아쉬워 했는데 지금 따져보면 굿당대여료, 과일값, 상차림 재물값, 상차림비, 청배 오시는 선생님들 일당비, 험하게 가신 조상님 진오기 굿을 하면 청배 오시는 선생님들의 인건비는 X2 배가 되고... 순화당선생님이 날강도가 아니라 오히려 제가 더 날강도였다는 사실에 지금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것 자체가 부끄럽기 그지없읍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붙이자면 굿값은 신령님께서 정해주시기에 일정한 금액이 없읍니다. 문복자의 상황과 신령님께서 정해주시는 금액, 신법에 따라 변동폭이 굉장히 심한것이 굿 비용이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선 왜 저 인간은 얼마에 했다는데 나는 왜 더 드려야 하냐 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비추천

3

고정닉 0

2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423 유체이탈 후 갑부로 환생이 실패해 [1] 1인기업(115.137) 21.04.01 215 1
421 무당이 주는 거 먹으면 복 파는 거라는데 1인기업(115.137) 21.04.01 366 0
419 음... 저 ㅈ 된거 같네요? [1] ㅇㅇ(39.7) 21.03.31 353 0
417 신내림은 피해도 종교틀만 바뀌는 것 같다. [1] 1인기업(115.137) 21.03.30 223 2
416 주말에 진적맞이 보러가기로 했댜 ㅇㅋ(39.7) 21.03.30 188 0
415 신들 때문에 열심히 살며 희망 쫓던 내 인생 병신 됐다 [10] 노신노페인(175.223) 21.03.29 607 0
414 일본,몽골신령 본적있음? saka(112.163) 21.03.29 180 1
413 하늘의 신이 조상이 개판 쳐서 이렇게 됐다 [2] 노신노페인(175.223) 21.03.29 251 0
412 전에 영안 열리는 30단계를 물어봤던 사람인데요 [2] ㅇㅇ(39.7) 21.03.25 441 0
411 이런 무속 본적잇어? [1] saka(112.163) 21.03.23 361 0
410 구마 [1] saka(112.163) 21.03.21 158 0
409 신내림 이길 수 있는 방법 이것 뿐 [7] saka(112.163) 21.03.20 525 1
408 업보는 돌아오나요? [7] 히11년(121.142) 21.03.20 510 0
407 신내림을 이겨내다..(퍼옴) [5] saka(112.163) 21.03.17 547 3
406 과연 다음달에 신굿할지 궁금함 [3] ㅇㅋ(39.7) 21.03.16 383 0
405 저 진짜 궁금해서 그랬던거에요 읽어보시고 대답해주세요 [14] ㅇㅇ(211.246) 21.03.16 549 0
403 질문이 있습니다. (장문) [1] ㅇㅇ(49.169) 21.03.15 184 0
402 사주를봤는데 동양적인 미인이 뭐임? [2] 정신질환3급(218.148) 21.03.15 473 0
401 아까 궁금한게 있다고 했던 사람인데요 ㅇㅇ(211.246) 21.03.15 72 0
400 기가느껴집니다. [3] (118.235) 21.03.15 418 0
399 궁금한점이 있어서 와봤는데 ㅇㅇ(211.246) 21.03.15 123 0
398 요즘 신굿은 시세 얼마인지 궁금함 [2] ㅇㅋ(39.7) 21.03.14 428 0
397 일반 무속갤은 왜 저런거임?? [2] ㅇㅋ(39.7) 21.03.14 430 0
396 혼자서 신을 모시고 있음 [4] ㅇㅇ(220.70) 21.03.14 350 2
395 어떤 한국 무당이 일본의 아마테라스 태양신 본적 있다던데 [1] saka(112.163) 21.03.11 410 1
394 귀신이 접근하는 방식 [4] ㅇㅇ(106.101) 21.03.06 1741 25
393 정치에 한 들린 귀신들 [2] 1인기업(115.137) 21.03.05 218 0
392 귀신 보면 가끔 감정도 느껴지던데 기분탓임? ㅇㅇ(106.101) 21.03.05 107 0
391 영안 열리신분들 혹시 여기 귀신붙은곳인가요? [2] ㅇㅇ(211.36) 21.03.04 448 0
390 나의 편견은 진정 천신이면 [1] ㅇㅋ(39.7) 21.03.04 151 0
389 귀신들은 정말로 불경싫어하냐 [3] ㅇㅇ(106.101) 21.03.04 623 0
388 거꾸로 서서 들어오는 사람? [5]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03 2357 15
387 심각하게 귀신 들린 애들이 젤많이 하는 소리 ㅇㅇ(106.101) 21.03.03 471 0
386 신점 두번째 신가물이래 신 받으래 [10] 쀼뷰(14.36) 21.03.01 1009 0
384 영 관련 질문 [3] 니엄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3.01 294 0
383 여기 찐무당 몇명있으려나? [1] ㅇㅋ(39.7) 21.02.28 371 0
382 잘 나가는 연예인, 예체능인이 신내림 받는거 보면 [2] ㅇㅇ(125.184) 21.02.28 459 0
381 귀신사는 집에 살면 좋은점 [1] ㅇㅇ(14.138) 21.02.27 392 0
380 근데 개쩌는 신들도 인연이 있다면 무당이 모실 수 있지도 아늘까 [1] ㅇㅇ(106.101) 21.02.26 309 0
379 무당이 모시는 신들 보면 다 조상아니냐 [2] ㅇㅇ(106.101) 21.02.26 399 1
굿ㅡ썰 [2]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2.25 934 3
377 실시간 스트리밍 방문썰 [1]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2.25 626 2
376 점을 왜 보는가2. [1]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2.24 374 1
375 점을 왜 보는가. 시골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2.24 266 0
374 신부모 부르는 호칭이 어케됨 [3] ㅇㅇ(175.223) 21.02.24 241 0
370 신은 없다. 있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다. [7] 노신노페인(119.197) 21.02.21 583 1
369 무당 인성에 따라 모시는 신이 다르나? [3] ㅇㅇ(106.101) 21.02.21 367 0
368 무속인에게 비방 알려달라고 해도 되나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2.19 355 0
366 귀신 붙었을때는 증상이 어떤게 있나요? [2] .(221.147) 21.02.19 671 0
364 궁금한게 신내림 받기전에 신령님들은 어디계시다가 [8] ㅇㅋ(39.7) 21.02.17 67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