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갈래요, 로건?


웃으면서 물었지만 앞에 있는 남자가 가여워 수련은 애써 눈물을 감췄다. 무슨 말을 한다해도 받아들이려 했는데 로건은 그 어떤 원망도 질문도 없이 그저 수련을 감격에 젖은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왜 아무것도 묻지 않아요? ㅅㄱ이한테 나한테 들어야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요.


-이미 들었어요. 당신 손에 있는 반지가 나에게 답을 했어요.

수련은 반지를 한번 바라보고 로건에게 다가갔다.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로건.


-아니예요


-내가 못한거 이뤄줘서 고마워요. 아이들에게 비밀 지켜준것도 고맙고 무거운 짐 남겨서 미안해요.


-그것도 아니예요


-그때 난 나밖에 보질 못했어요 괴물이 된 날 용서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괴로워하는 당신을 보고 당신을 너무 몰랐던걸 후회했어요. 내가 사라져도 당신은 당신 자리로 돌아가 시간이 지나면 잘살거라 생각했던 내 경솔함을 후회했어요


-수련씨... 후회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당신이 왜 사과를 해요, 로건. 하지만 난 당신을 버린게 아니라 날 버린거였어요. 그게 당신을 버린거라는걸 이제 알지만요. 정말 미안해요.


-수련씨 봤잖아요. 그걸로 난 다 괜찮아요


자신의 선택이 로건에게 너무도 잔인했다는 것을 깨닫는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었다.
설아를 만나고 ㅇㅎ를 만나고 끝났구나 모든걸 내려놨을 때 로건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로건은 때론 수련을 원망했으며 때론 스스로를 자책했고 결국엔 수련에 대한 그리움에 절규했었다.

그의 탓이 아니라 말해주고 싶었고 고통스러워 하는 그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수련은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이것이 제 선택에 대한 벌인 것일까?
피를 토하는 그를 보며 그 피를 덤덤한 얼굴로 닦아내고 힘없이 웃는 모습을 보며 수련은 울었다. 그에게 살아달라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새 그는 결국 죽었고 이제야 수련은 그를 안을 수 있었다.

-로건을 잊은 적 없어요. 언제나 당신곁에 있었어요.

-수련씨.

헤어지던 날 마지막으로 안아봤던 로건의 품과 너무도 같음에 수련은 미안했고 고마웠다.

-당신을 사랑했지만 언제나 마음 한켠이 무거웠고 그래서 당신에게 더 잘해줄수가 없었어요.

-알아요, 당신 입장에서 수천번 생각했고 때론 원망스러울때도 있었지만 결국 당신을 이해했어요. 그러니까 당신도 내 선택 이해해줘요. 당신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요.

여전한 로건의 눈동자를 보던 수련은 가만히 발끝을 올려 로건에게 짧게 키스했다.

-사랑해요, 로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당신이 있어 난 행복해요.

감격에 겨운 얼굴로 로건은 수련의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췄다. 입술에 닿는 수련의 온기가 3년만에 잡히는 그녀의 얼굴이 영혼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녀였다. 수련이었다.

이제서야 듣고싶은 말을 들려주는 그녀의 모습에 로건은 감격했고 숨을 쉴 수 있을거 같았다. 길고 긴 키스의 끝은 포옹이었다. 몸에 맞추기라도 한듯 들어오는 수련을 더 깊게 끌어안으며 로건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노라 자위했다. 수련의 곁에 있을수만 있다면 천국이든 지옥이든 정말로 상관없었다.
어느새 주변이 어두워지고 수련은 자신을 가두듯 안고 있는 로건의 품에서 벗어났다.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어요, 로건.

무섭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그저 그녀가 곁에 있음에 로건은 행복했다. 그녀도 그러함을 이제 알기에 서로에게 엮인 붉은 실이 그걸 보여주기에 로건은 이제야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이제 갈까요?

사위가 조용해졌다.




~아까 로건 글썼던 화살인데 하나 더 해봤어
추천 눌러줘서 고마워. 그냥 이런거라도 끄적이며 벗어나보려고ㅜㅜ그들의 행복을 바랬던 만큼 마음이 아파 죽겠다ㅠㅠ
문제시 자삭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