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전의 학식들이 으레 그렇듯이 나는 오늘도 10시 즈음 일어났다

원래는 수강변경기간이라 더 일찍 일어났어야 했지만 아무래도 학교 서버가 터져서 오히려 늦게 일어난게 고마울 지경이었다

컴퓨터로 계속 수강신청사이트에 접속되게 해놓고서 침대에 누워있으니 곧 서버가 복구되었고

나는 응용미분방정식 과목 하나 주운 뒤 수강신청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매번 열어보는 학사요람을 보며 설계했던 봄학기 시간표를 되돌아보았다

시간에 쫒기는 일이 끝난 뒤엔 방에서 나와 씻고 토마토를 먹었다

아침엔 아무래도 입맛이 당기지 않다보니 밥을 먹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서양인들이 왜 아침식사로 짠 자극적 음식을 선호하는지 매번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과일 접시를 방으로 들고와서 한 가장 첫 번째 일은 바로 게임이었다

설 세일 주간에 잔뜩 사놓은 게임들을 다 못해보고 학교 기숙사에 들어갈 지경이기 때문에 약간 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한 게임의 이름은 'To The Moon' 이었다

이 게임은 어느 기억조작회사의 직원, 와트와 로잘린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존(조니)의 기억을 들여다보면서 진행한다.

존은 무의식에 빠지기 전 기억조작회사에게 자신의 기억을 바꾸어 실제로 가지 못한, 달에 가는 경험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고

와트와 로잘린은 이에 파견되어 기억을 조작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존의 가장 최근 기억부터 기억나는 가장 오래된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게임의 조작은 다소 불편하여 몰입을 종종 해치곤 했지만 피아노 위주의 OST가 너무 좋아서 그런건 참고 진행할 수 있었다.

<For River>

한 5시 30분쯤 게임의 엔딩을 전부 본 뒤 저녁을 먹고 해석학 공부를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

학교 에브리타임에선 선행추천글에 PMA를 추천하던데, 아무래도 이건 초심자에겐 적절치 않은 것 같았다.

수리과학 과목은 이해에 있어서 삽화가 아주 중요한데, 이건 고등학생 단어장 요약집처럼 그림은 커녕 아주 compact하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친구들처럼 똑똑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실라버스에 나온 교재와 '맛있는 해석학' 위주로 공부하기로 했다.

개강이 얼마 남진 않았지만 적당한 준비엔 부족함 없을 기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