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변화는 소설 형식에 변화를 주었다.

책->PC->핸드폰

조판 변화 생김. 좌우폭이 좁아짐.

폰 독자 증가.

작가들은 가독성에 눈을 돌림.

문장을 짧게 쓰고 개행(문장 이월)을 타이트하게 잡기 시작함.

문장 한두 줄 정도로 문단을 만드는 게 대세가 됨.

소위 말하는 한두 줄마다 엔터 치는 소설이 된거임.

문장을 쌓아가는 기조에서 문장을 독립시키는 경향으로 바뀐 것.

옛날 방식의 쓰기.

벽돌체는 문장 간의 호응을 연구하고 흐름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과정을 거쳤음.

문장의 호응과 누적이 기본 원리였으니까.

알다시피 텍스트가 뭉쳐있으면 읽기가 힘들어짐.

그러니까 '불편하기 때문에' 읽기 쉽게 만드려면 문장의 최적화가 필요해짐.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수련이 됨.

반면 현재의 소설 트렌드는 내용을 깔끔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함.

문장의 독립성을 추구하니 분리된 상태에서도 분명한 문장이 필요해짐.

문장의 의미에 집중하고, 문장의 강도와 임팩트가 올라감.

물론 두 양식 다 분명한 장점이 있고 기성이라면 양쪽의 테크닉을 혼용하게 됨.

왜냐면 문장을 쪼개고 합치는 건 소설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임.

기성이라면 대강 알 부분이고 이론파가 아니라도 어렴풋이 느낌이 올거임.

한데 문제는 망생이들임.

초보 망생이들은 어떤가 하면 무조건 문장을 쪼개서 써버림.

그게 요즘 트렌드니까.

그리고 다들 벽돌체 쓰지 말고 문장 쪼개라고 하거든.

문장을 쓰다 이음새가 부자연스럽거나 걸리는 부위가 생기면 그걸 다 쪼개서 내려버림.

문장에 결이 생기면 전후 호응을 고쳐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건 문장의 약화로 이어진다. 흐름이 툭툭 끊기고 탄력이 없어짐.

이런 습관으로 인해 망생이들이 몇 년씩 같은 구간에서 잡아먹히는 일이 허다함.

대부분의 망생이가 그렇고 기성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함. 그건 성적으로 이어지고.

글이 재미가 없어서 안 팔리는 줄 암.

웹소설에 문장 안 중요하다? 맞음. 근데 정확히 말해야지.

우선순위가 있고 비교적 덜 중요할 뿐임.

가독성과 정교함은 알게 모르게 글에 타격을 준다.

이건 매체 변화로 글 쓰는 지향점이 달라지면서 생긴 함정이라 봐야한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문장을 이어내는 연습과 독립시키는 연습을 병행해야 함.

너무 긴 글이라 다 읽을지 모르겠네.

누군가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음.

+

지금 다다다체 얘기 나오는데..

사실 다다다 자체가 나쁜 게 아님. 그거 써도 멀쩡히 잘 읽히게 쓸 수 있음.

탑매 같은거 보면 가독성이 너무 좋아서 다다다체 나와도 모르고 읽게 됨.

다다다가 문제가 되는 건 문장이 일정 질 이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임.

결국 가독성을 추구하면서 문장 간의 호응을 키우고 흐름을 만들 수 있게 되면 해결되는 문제.

근데 그런 성취가 힘드니까 해결용 잡 테크닉들이 퍼지고 있는 거임.

(~었다 ~했다 이런 식으로 문장 흐름을 계속 흔들어서 우회적으로 흐름을 만드는 등의 팁이 이런 예.)

문장 흐름과 속도감을 키우면 해결되는 문제임.

결국 '문장을 붙이고 쌓는 법'을 선행해서 배워야 저런 문제가 해결된다.

원문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gijjdd&no=429058&exception_mode=recommend&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