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파고를 신처럼 떠받들 때에도 유일하게 인간관점에서 그를 비판한 유일한 기사.

알파고에 대항하여 최초의 1승, 그리고 아마도 최후의 1승을 거둔 유일한 기사.

상식적으로 알파고는 인간이 이길 수 없는 무적의 상대. 하지만 반상에 마주 앉은 이상, 

알파고는 인간인 내가 모든 걸 부딪혀서 이겨야만 하는 최고의 상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유일한 기사가 이세돌이다.

당대 절대자들은 대체적으로 전성기에 오르게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싸우지않고도 어느 새인가 이겨있는 격차와 경지.

그런데 포석이 주특기가 아니었던 이세돌에게는 그런 게 없었다. 전성기에 들어설 무렵에도 그의 바둑엔 평온함이 없었다.

늘 초반이 문제여서 그 부족함을 메우기위해 하릴없이 전쟁을 벌여야했던 만년장병 이세돌이었다.

이제는 늙고 지쳐서 전장에 나서서 빈 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잦아졌지만 여전히 진지한 복기를 통해 자기자신의 새로고침을 잊지 않는

그는 어쩌면 천재라기보다는 타고난 도전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