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설자가 '일감'이라는 단어를 쓴 것에 꽂혀 가지고 난리치는 애들이 있던데,

해설자가 '일감'이란 말을 쓸 데는 보통 이런 식이지.

"여기서는 보통 여기가 '일감'입니다. 그런데~ 해서 잘 안되죠. 하지만 여기서는 이런 수가 있습니다~"

즉, '일감'이란 말은 가장 '좋은 수'라는 취지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라 '최우선 검토대상'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단어인거야. 컴퓨터야 모든 좌표에 대해 연산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지적능력의 한계와 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정해서 좌표의 가치를 검토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 우선순위가 보통 바둑 역사적으로 '특정 모양'에서 좋은 수로 검증되어오던 수들이지. 바둑 격언상으로 '중앙 한칸 뜀에 악수 없다'라던가, '좌우 동형은 중앙이 급소'라는 말도 이런 우선순위상 '일감'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고.

그런데, 결국 그것은 검토순위상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구체적인 바둑판마다 그 수가 되는지 안되는지는 검토를 해봐야 하는 거야. 그 수가 안되면, 이감, 삼감 이런 식으로 그 다음단계 수들을 검토하는 것이고. 그런 검토우선순위를 최대한 늘려서 검토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수읽기가 밝다고 하는 거야.

흑의 한칸 뛰는 수는 당연히 '일감'이지.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그 수를 두는 순간 8->9->10으로 중앙 흑 오른쪽은 백의 철벽이 되는거야. 당연히 안되는 수지. 그렇게 다른 수를 찾다보니 결국 날일자/눈목자되는 수 밖에 안 나오게 되는 거고 그래서 그 수 이외에는 없다고 얘기한 건데, 뭐가 '급따리'니 '일감'이니 하는 단어로 흥분하는 지 난 도대체가 이해가 안간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난 그 수가 '일감'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