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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검신이 인기있는 이유.

ㅇㅇ(222.110) 2016.08.14 17:09:12
조회 1953 추천 27 댓글 8

그동안 족히 천권 이상은 읽어왔으리라고 생각한다.


첫 장르소설 입문은 '비상하는 매' 로 판타지 소설이었지만, 무협을 더 좋아했음으로,,


삼류무사, 묵향, 황제의 검, 비뢰도 등 이제는 고전이 된 것들 부터 최근(?)에는 천잠비룡포와 일보신권을 그나마 재미있게 읽었었다.



무협에도 유행이 있는지 그 동안 비슷비슷한 설정들의 작품들이 매 시기마다 쏟아져나왔다.


차원이동, 먼치킨, 환생, 도가계열, 학사, 의원, 사악한 주인공(마공, 사파) 등등


 

그리고 대부분 비슷한 클리셰를 가지고 비슷한 결말을 향해 달리는 작품들이었다. 이를테면 멍청하고 탐욕스러운 기득권층(주로 거대세가나 구파일방)과 그것을 통쾌하게 깨부시는 주인공. 그리고 암중으로 중원통일을 도모하는 정체불명의 세력(주로 마교나 마교같은). 처음에는 본인의 힘을 모르고 갈등하나 어떤 계기로 각성하여 중원의 희망이 되어 그에 맞서는 주인공.



차라리 초반에 캐릭터 설명이나 세계관 설정등이 조금씩 다른 부분에서 흥미를 좀 끌다가 결국에는 비슷비슷 하게 흘러가는 구성에 질려서 포기하거나, 그나마 매끄러운 문장과 매력적인 캐릭터 빨로 억지로 끝까지 보게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된 전생검신은 정말이지 간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전에 하루를 반복하는 주인공이라는 설정의 월풍을 본적이 있었으나, (진짜 유치하고 쓰레기여서 중간까지 읽다가 말았다.) 죽어서 회귀 하는 작품은 그동안의 무협에서는 보지 못했던 설정이었다. (요즘 애니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제로를 연상시킨다.)


더군다나 크툴루신화의 일부 요소를 체용했을 줄이야. (크툴로 빠는 아니지만, 서브컬쳐 전반에 걸쳐서 어느정도 잡지식이 있어서 대충 그거구나 하고 아는 정도.)



사실 그동안 보았던 소설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뛰어난 문체도 아니고, 캐릭터성이 특별히 뛰어나거나 매력적이지도 않다. 또한 전투묘사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막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닌 딱 - 평범하게 읽히는 정도.


그러나 그 설정을 잘 활용한 전개방식 때문에 정말이지 지루할 틈이 없이 술술 읽힌다.



우선 여러 떡밥을 흘리고 그 떡밥을 회수해 가면서도 스토리의 전개가 무궁무진 뻗을 수 있다.


주인공이 선택하는 루트에 따라서 계속해서 새로운 스토리가 만들어지며 떡밥이 하나 회수되면 또다시 제2 , 제 3의 떡밥이 뿌려진다.


이것은 기존의 소설 구성으로는 할 수 없는 것으로 주인공이 회귀하는 데서 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어떤 장애물이 있고 아무리 꼬아놓아도 결국 메인스토리로 들어가면 하나의 길로 직진하다가 결국 끝나는 기존 소설들과 달리


주인공은 새로운 생을 시작할 때마다 여러 다른 루트를 만들고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소설이 메인스토리로 들어가면 전부 비슷비슷한 구성에 주로 생사를 가르는 위험한 전투신만 이어지면서 최종보스 물리치고 끝이다. 흑막은 대부분의 책에서 이미 독자들은 다 알수 있게 까발려져 있으며, 혹 숨긴다 해도 크게 궁금증을 유발시키거나 커다란 반전이 존재하거나 하지는 않으며, 일단 메인스토리에 들어서면 주인공이 한 눈 팔거나 소소한 스토리 없이 일직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되려 초기보다 오히려 읽는 맛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



또한 세계관 자체를 크툴루 신화를 체용해(그밖에 잘 다루지 않는 신선, 천계, 술법 등) 떡밥과 최종보스의 그 범위를 무진장 넓혀버렸고, 


매 화가 진행될수록 풀리는 듯 하면서도 더욱 많고 넓게 흩뿌려지는 떡밥들로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힘이있다.




전생검신의 인기비결은 회귀라는 요소 무협에 접목하면서 어떤 하나의 거대악을 설정해 획일화 되는 것을 지양하고, 황궁, 백련교, 옛 지배자 등 여러 흑막과 떡밥을 뿌려대며 각 삶마다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주인공을 통해 질릴 틈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정체, 천암비서의 정체 등 작품 전반에 깔린 메인 떡밥에서 부터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옛 지배자들의 의도와 목적,그리고 그들의 이후의 행보. 각 전생마다 찔끔씩 떡밥을 풀어나간 황궁과 백련교의 실체와 망량, 뇌신류, 검마, 무당파 등과의 인연으로 매 전생마다 다르게 얽히는 인물관계까지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주인공과 독자밖에 없음으로 매 상황이 어떨 때는 크게, 때로는 미묘하게 변화하는 과정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뭐 주저리 주저리 썼지만, 전생검신의 인기비결은 단순히 회귀라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그 활용법이 매우 영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적을 설정해서 쉽게 메인 스토리 일직선으로 빠지는 식상함과 지루함을 피했고, 크툴루 세계관의 체용으로 더욱 방대한 세계관과 여러 떡밥을 뿌렸으며, 주인공이 다음번엔 어떤 축복을 받을까? 이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모험을 할까? 등 끊임없이 뒤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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