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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순 암행기 61

루비(101.141) 2017.06.09 15:06:26
조회 259 추천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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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의 도움으로, 춘봉이의 근황을 파악하게 된 옥정이는, 


손님 맞이를 하고 있다는 춘봉이의 소식에, 무사히 춘봉이의 


처소로 들어올 수 있었다.


관기의 복장으로 지나치던 옥정이를, 관아의 포졸들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통과시켜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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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무사히 춘봉이의 방에 잠입을 하게 된 옥정이는, 지체


할 겨를없이 춘봉이의 방안을 샅샅히 뒤져보게 되었다.


그러나 제 아무리 마패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 보았지만, 마패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얼마 간, 이곳 저곳을 뒤적이던 옥정이는, 점점 시간이 지체되자.


조금씩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춘봉이가 돌아오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마패를 찾아내어, 그 곳 


관아를 빠져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 동안 방안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바깥에서 누군가의 인기척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눈 깜짝할 사이에 춘봉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패 찾기에 급급했던 옥정이는, 생각지 못한 춘봉이의 등장에 


당황할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참 손님맞이를 하고 있을 춘봉이가, 


갑작스럽게 자리이동을 해 온것이다.


그 때, 방문 앞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지, 열어젖히던 


방문이 잠시 멈춰섰다.


그 사이, 재빨리 문갑 문을 닫아놓고, 병풍 뒤로 몸을 숨긴 


옥정이는, 겨우나마 긴장된 숨을 돌려야 했다.


얼마 후, 춘봉이가 기분이 좋은 듯 콧노래를 부르며 방안으로 


들어서자, 그 뒤를 이어 기생의 웃음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춘봉이의 뒤를 따라들어온 그 기생은, 춘봉이의 콧노래 소리에 


흥겹게 장단을 맞추더니, 자그러지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담패설을 즐기던 두 사람은, 합방을


하려는지, 옥정이가 있던 병풍 옆으로 춘봉이의 옷자락과 


기생의 버섯짝이 밀려왔다.


곧이어, 두 남녀가 애정행각을 벌이는지 야릇한 소리가 방안을 


메여오자, 난처해진 옥정이는 질끈 입술을 깨물며 두 손으로 


귀를 막아야 했다.


얼마간 난감해 하며, 그 주위를 둘러보던 그때, 옥정이는, 


우연히 춘봉이의 도포자락에 눈이 멈춰섰다.


흐트려진 옷자락 사이에, 까만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옥정이는 그 까만 물건이 이순의 마패 주머니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확인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후, 춘봉이가 기생과 애정 행각에 빠져 있을 틈을 타서, 


옥정이는 조심스럽게 그 옷자락을 병풍 뒤로 끄집어 당겼다.


그리고 서둘러 그 물건을 펼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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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이의 짐작대로, 그 까만 물건은, 이순의 마패가 들어있던 


주머니가 틀림없었다.


한참을 찾아도 나오지 않았던 마패 주머니를, 춘봉이는 자신의 


도포 속에 넣고 다녔던 것이다.


옥정이는 마패를 확인하자 마자, 기쁜듯이 가슴으로 품어 안았다.


그리고 춘봉이의 도포를 다시 원자리로 되돌려 놓고서는, 어서


빨리 이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랬다.


그렇게 얼마 간, 숨소리를 죽어가며, 귀를 막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바깥에서 춘봉이를 찾는 이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방의 전언에, 춘봉이는 무언가 불만스러운듯, 궁시렁 대기 


시작했다.


기향청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던 춘봉이는, 손님이 좀처럼 


늦어지자 그대로 기생을 데리고, 자신의 처소에 들어섰던

 

것이다.


그리고 한창 몸정을 나눠가던 찰나에, 손님이 도착했다는


전언을 듣게 되자, 춘봉이는 이래 저래 기분이 언짢아 졌다.


춘봉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가지를 챙기기 시작하자, 기생도


마지못해 일어나, 뾰루퉁해진 얼굴로 투정대기 시작했다.


춘봉이는 토라진 기생을 다시금 주저 앉히더니, 온갖 감언


이설로 달래기 시작했다.



“월화야, 내 곧 돌아 올 것이니,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라. 


어차피 지금에 와서 문장 겨루기를 해본들, 내 마음이 우리 


월화의 꽃밭에 와 있는데, 지금 문장 내기가 문제겠느냐. 


그 기운이 있을 듯 싶으면, 네 치마 자락에 난을 쳐서 꽃을 


피울 것이니라.”


 

“정말이십니까? 어사또 나으리는 어쩌면 그리도 소녀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시는 것이옵니까. 하오면, 그 난은 


틀림없는 청초난화가 될 것이옵니다. 소녀, 나으리께서 


다녀 오실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니, 염려 


푹 놓으시고 다녀 오시지요.”


 

“허허, 그래 내 그럼 잠시 다녀 올터이니, 넌 이대로, 


아주 그대로 기다리고 있거라. 알겠느냐.”


 

“네, 나으리.”


 

얼마 후, 춘봉이가 빠져나간 방에 홀로 남겨진 월화는, 


춘봉이의 방을 이곳 저곳 둘러보았다.


그리고 춘봉이를 기다리고 있기가 지루해졌던지, 방안에 


문갑을 열어보거나, 경상위에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병풍쪽에 내던져진 자신의 버선에 시선이 멈춰섰다.


잠시 후, 월화가 자신의 버선을 챙기러 병풍 쪽에 다가섰을 


때였다.


병풍이 벌어진 틈 사이로 그 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옥정이와 


그만 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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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악!!”


 

“………………!!!……………”


 

월화는 주저할 틈도 없이 비명을 질러대며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이에 당황한 옥정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그대로 


춘봉이의 방에서 뛰쳐 나왔다.


어느 새 월화의 비명소리를 들었던지, 포졸들은 재빠르게 


춘봉이의 처소로 몰려 들기 시작했다.


옥정이는 당황한 나머지, 포졸들이 움직이지 않는 반대편으로 


다급히 몸을 숨겼다.


그리고 바깥으로 이어진 담벼락으로 몸을 피신해가며, 간신히


춘봉이의 처소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관졸들은 어사또의 방에, 첩자가 난입을 했다며, 이곳 저곳으로 


옥정이를 찾기 시작했다.


조금씩 좁혀오는 포졸들의 추적에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이 


암담했던 옥정이는, 어떻게든 진이의 처소를 기억해야 했다.


얼마 간 이곳 저곳을 헤매며, 진이의 처소를 찾던 옥정이가, 


잠시 그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였다.


때 마침 관기 복장을 도와 주었던 하녀가 그 곳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일순 얼굴이 환해진 옥정이는, 서둘러 그 하녀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때, 그 하녀의 뒤에서 외출을 하려는지, 장옷을 챙겨든 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옥정이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반가운 기색으로 


진이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다급해진 상황을 전하며, 도움을 청해야 했다.



“아가씨, 아가씨의 도움대로, 선비님의 물건을 겨우나마 찾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발각이 되는 바람에, 지금 포졸들이 저를 


찾고 있답니다. 어떻게 이 곳을 빠져 나갈 수는……………”


 

“……………발각이 되다니……………”


 

진이는 포졸들에게 쫒긴다는 옥정이의 말에, 서둘러 그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이미 그 곳으로 달려드는 포졸들과 형방의 모습에, 


진이도 당황한 듯 멈짓거리고 말았다.


옥정이는 어느 새 그 곳으로 들어서는 군졸들의 모습에, 더 이상 


빠져 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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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옷 속에 숨겨 온 마패 


주머니를 움켜 쥐었다.


이내 질끈 입술을 깨물은 옥정이는 눈물을 머금으며, 진이에게 


마패 주머니를 건네야 했다.




“아가씨 송구하옵니다만, 근처 주막에 명구 총각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제발 이 물건을 한시라도 빨리 선비님께 


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



 

진이가 옥정이에게서 마패 주머니를 받아 들자마자, 그 주변은 


어느 새 관아의 포졸들로 에워 쌓이고 말았다.



 

“저 계집이다. 감히 어사또의 방에 잠입을 하다니!! 어서 


당장 포박하라!”


 

“……………………………”



옥정이가 포박을 당하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 했던 진이는, 


형방과 눈이 마주치자, 어설픈듯 입을 열었다.


 

“이………이게 무슨 소란인게냐.”


 

“진이 아가씨, 아 글쎄 어사또 나으리의 방에 이 계집이 숨어


들었지 뭡니까요. 틀림없이 어사또 나으리를 노리는 간자임이 


분명합니다요. 이제 잡혔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요.”


 

진이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겨우나마 알았다는 말을 


읊조렸다.


그리고 잠시 멈짓거리다가, 어절 수 없이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옥정이는 결국 포졸들에게 포박을 당한 체, 그 곳에서 멀어지는


진이의 뒷모습을 불안한 듯 쳐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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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나마 되찾게 된 마패였지만, 자신은 이제 별 수 없이 


붙들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마패는, 이제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 진이의 여하에 


달려 있게 된 셈이다.


옥정이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겨를도 없이, 어떻게든 그 


마패가 선비님게 잘 도착할 수 있기만을 바랬다.


얼마 후, 옥정이는 포졸들에게 붙들려, 그대로 옥사에 갇히고 


말았다.


관아는 일시에 소란에 휩싸였다.


춘봉이도 그 소란에 서둘러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설마하니, 자신을 노린 간자라니………………


하지만 춘봉이는, 실제 자신이 어사또가 아닌 이상, 그 간자의 


표적은 자신이 아닌 사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곁에서 서둘러 간자를 문초해야 한다는 이방과 형방의 


너스레조차도, 춘봉이는 그저 태평스럽게 넘겨 들었다.




“그러니깐, 내 지금 생각하는 바가 있어, 조금 더 지켜보고 


나서, 판단할 것이니, 자네들은 그만 물러들 가시게.”




이방과 형방을 돌려보낸 춘봉이는, 놀라서 울고 있는 월화를 


달래기에만 급급했다.


뒤늦게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사또는, 놀랜 얼굴로 언성을


날렸다.


당장이라도 문초를 서둘러, 간자의 정체를 파악하기는 커녕, 


여전히 기생의 치마 폭에 묻혀 있다니………………


사또는 어사또라는 자의 행각이,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 일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이내 그 간자가 관기 복장을 한 계집이라는 소리에, 사또는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무언가 어사또 방에 간자가 숨어 들었다는 것은 분명, 어사또와 


무슨 관련이 있음이 틀림 없었다.


순간, 사또는 어쩌면 그 간자에게서 어사또의 약점을 캐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무릎을 후리쳤다.


얼마 후, 사또는 간자가 잡혀있다는 옥사로, 자리를 이동했다.


옥사에 갇히게 된 옥정이는 두려운 심정으로 자신의 현실을 


자각해야 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 마패가 이순에게 무사히 전달될 수 


있기만을 노심초사 바래야했다.


전날 밤, 천룡 도사와 이순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옥정이는, 


결국 언제인가 이순이 자신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견딜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단 한번도 생각지 못했던 이순과의 이별을, 이순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되자, 옥정이로서는 이순의 그 말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부딧쳐 볼 생각에, 오로지 절박한 심정으로 


이순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그러나 되려 다그치듯 자신을 안심시켜오던 이순의 모습에서, 


옥정이는 더없는 슬픔에 잠기고 말았다.


여지없이 흔들리던 눈동자와 고뇌에 잠긴 이순의 목소리가 


너무나 애잔히 옥정이의 가슴에 파고 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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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말문을 닫고, 고심을 해왔을 이순의 절박한 심정들을 


헤아리기라도 하는 듯이, 옥정이는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를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언제인가 이순이 자신의 곁을 떠나고 말것이라는 


생각에, 옥정이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운 옥정이는, 무언가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이순의 곁에서 떠나는 것이, 이순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그렇게라도 이순을 위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곳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든 춘봉이에게서 이순의


마패를 되찾아야 했다.


지금까지 연작골을 다녀오면서, 회양 일을 해결 짓기위해, 


무던히 애를 써왔던 이순이였기에, 결코 마패가 없어서는 


안될 일이였다.


옥정이는 어떻게 해서든, 이순의 마패를 되찾겠다는 일념에, 


굳은 각오로 관아행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진이의 협조를 얻어서, 수월하게 빠져 나갈 것이라는 


자신의 계획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결국 관아의 포졸들에게 잡혀버린 옥정이는, 이제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짐작조차 못한 체, 체념과 절망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옥사에 찾아 든 사또는 어떻게든 간자를 고문해서라도, 춘봉이의 


약점을 찾아 볼 생각에, 의기 양양한 얼굴로 옥사를 찾아들었다.


자신의 관아에 암행 어사인 춘봉이가 찾아 들어선 날부터, 모든 


일들이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어사또란 작자는 자신의 모든 권한을 빼앗다 시피 했고, 동헌에서는


육방 관속들 앞에서도, 몇 차례나 조롱을 사야 했다.


게다가, 자신의 소중한 수염까지 어이없이 깍이게 되자, 춘봉이를 


향한 사또의 분개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또는 어떻게든 춘봉이의 약점을 찾아내어, 판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의지에 불타올랐다.


그리고 서둘러 옥정이가 있는 옥사 앞으로 다가섰다.


이내 유심히 옥정이를 살피던 사또는, 이내 놀란듯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 아무리 관기로 분한 기집이라지만, 그 모습은 어딘가 분명히


낯이 익었다.


이내 사또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만면 가득히 웃음이 걸려왔다.


그리고 얼마 전, 숙부인 댁에서, 혼례를 치루던 날을 떠올렸다.


그 날, 혼례를 치루는 마당가에서 먼저 와 있었던 사또는, 


유난히 새신부의 등장에 목을 빼고 기다렸다.


이미 양반 아녀자들 사이에서도 아름답다고 소문난 새색시의 


미색에, 사또는 은근히 호기심여린 눈으로 주위를 기웃거렸다.


그리고 신부의 등장에 따라, 옥정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사또는, 그대로 넋을 잃고 말았다.


참으로 사람들이 입담이, 괜한 헛소문이 아니였다.


그렇게 한참이나 옥정이를 주시하던 사또는 양반 체통일랑


아랑곳 없이 눈을 빼고 있다가, 숙부인에게 질타마저 들어야 


했다.


그 때의 기억들을 더듬으며, 사또는 아무런 문초없이 옥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기분좋은 듯이, 쾌재를 외쳐댔다.


대체 무슨 연유로 옥정이가 춘봉이의 처소에 간자로 들어가게 


된 것인지,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동안 숙부인이 얼마나 찾아 헤맸던 옥정이였던가. 


더구나 숙부인의 수하도 아닌, 자신의 관아에 제발로 들어와 


잡혀주다니………………


사또는 이것으로 숙부인과 또 한 껀의 흥정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좀처럼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진이는 옥정이가 자신에게 건네 준 주머니를 받아,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앉았다.


옥정이가 관졸들에게 포박을 당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던 진이는, 앞으로 옥정이가 어떻게 될지, 짐짓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물끄러미 주머니를 내려다 보던 진이는, 왠지 작은 


호기심에 넌지시,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순간, 그  속에 들어있던 마패를 발견하고는 진이는 놀란듯이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잠시 후, 진이는 마패를 자신의 경상에 내려 놓고, 물끄러미

 

생각에 잠겼다.



'그 아이가 되찾으러 왔던 물건이 이 마패였다니………………


그렇다면 이 물건의 주인은, 지금 동원에 있는 어사또가 아닌, 


이선비님이 진짜 주인이란 소리가 아닌가. 이 선비님께서 


암행 어사셨다니……………어떻게 이런 일이………………'



진이는 그 동안 이순이, 자신의 부친에게 다녀갔던 일들에 대해 


하나 하나 떠올려 보았다.


지금까지, 암행어사의 신분을 숨기고, 자신의 부친인 사또에게 


자주 드나들었던 것은, 장기를 두는 목적이 아니라, 부친의 


부정 부패에 관한 감찰을 해왔다는 소리가 되는 것이다.


진이는 그 추측과 함께, 그 사이 이순이 한동안 말없이 발길을 


끊었다는 사실에, 내심 안심을 했다.


결국 자신의 부친에 대해, 별다른 부정 행각이 없었다는 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모를 통쾌한 마음으로, 춘봉이를 떠올렸다.


그 동안 어사또의 행세를 해오며, 온 관아를 들썩여 놓았던 


춘봉이가, 결국엔 가짜 암행어사라는 소리가 아닌가.


이내 진이는 또 다시 마패를 내려다 보며,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무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마패를 자신의 


손에 힘껏 움켜쥐었다.




‘…………그렇다면 견토지쟁은 이것을 두고 나온 소리였단 


말인가. 과연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진이는 그 마패 주머니를 이순에게 넘겨줘야 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부친인 사또에게 가져다 줘야 하는지, 또 다시 곰곰히 


생각에 잠겨 들었다.











@@@











주막에서 옥정이가 무사히 빠져 나오기를 기다리던 명구는, 


오후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도저히 불안한 마음에 


관아 근처를 다시 배회하고 있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내동원 앞과 관아 근처를 서성이던 명구는, 


포졸들이 자신을 수상쩍게 주시를 하자, 그곳에서 얼마 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먼발치에서 나마 옥정이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얼마 뒤, 관아에서는 한 무리의 기생들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명구는 혹시나 그 속에 옥정이가 있을까 싶은 마음에, 넌지시 


기생들의 주변으로 다가갔다.



“아니, 다른 때 같았으면 저녁늦은 시간까지 연회를 할텐데, 


오늘은 별일이네. 그런데 월화는 그 사이에 어디로 샜는지,

 

아무리 봐도 보이질 않네요.”



“아이고 눈치없는 것아, 월화년이 어사또 나으리를 눈앞에 


두고 , 가만히 있을 아이냐, 네가 한눈을 팔고 있을 때, 진즉에 


어사또 나으리를 따라서 자리를 떴지 않느냐.”



“하오면 드디어 월화가 어사또 나으리의 마음을 낚아 챈 


것이 아닙니까요. 하여간 사내잡는 재주 하나는 빼어난 


년일쎄.”



“하긴 그렇다 하더라고, 오늘같은 날에 설마하니 별까지 


따기야 하겠냐마는……………”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요. 별을 못따다니요.”



“아니 넌 못들은게냐? 오늘 포졸들이 여기저기서 들쑤시고

 

다니며, 한차례 난리가 났지 않느냐. 어사또의 처소에 간자가 


들었다 하는데, 어찌 여느때와 같이 기생질을 할 수 있겠냐 


이말이다.”



“에구머니나, 어사또 처소에 간자라니요…………대체 무슨 


일이랍니까요?.”



“그거야 우리가 어찌 알겠느냐마는 어쨌든 잡혔다니 다행이질 


않느냐. 괜히 그 간자때문에, 우리들 일거리가 떨어질까 걱정


되었는데………………”



순간 명구는, 간자가 잡혔다는 소리에, 그대로 기생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났다.



“저기……………방금 댁들이 한 말 중에, 간자가 잡혔다고 


하셨소?”



“아……………예………그랬소만은, 그건………어쩐 일로

 

물어오시는게요.”



“…………………………………”




명구는 잠시 머리가 멍한 듯 고개를 땅에 떨구고 있더니, 이내 


 다시 한번 뒤를 돌아, 관아를 쳐다보았다.


기생들이 말한 간자란, 옥정이를 두고 하는 소리가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마패를 찾는 도중 붙잡혔다는 소리일텐데, 이제 


이 일을 어찌 해야할지………………………


명구는 심각한 표정으로 잠시도 지체할 겨를 없이, 서둘러 


산막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옥정이가 관아로 들어갈 때의 옥정이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아무리 사또의 딸인 진이의 도움을 받게 될지라도, 과연 무사히 


마패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결코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일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정이는 기필코 마패를 되찾아 내겠다는 


결심을, 끝까지 접지 않았다.


명구는, 어쩌면 옥정이는, 자신이 위험해질 것을 알면서도, 이 일에


나섰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래보면, 얼마 전, 회양에서 돌아오던 날도 그랬었다.


이순의 앞에 칼날이 내려쳐지는 순간에, 옥정이는 그대로 뛰쳐 


나가, 이순을 살려달라며 애원을 했었다.


그리고 자신이 대신할테니, 이순만을 살려 달라며 눈물로 호소를 


하던 옥정이의 모습을, 명구는 아직까지도 잊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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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을 위해서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것을 내던지던 


옥정이의 모습에, 명구는 무언가 알 수 없게 초조해져 왔다.


옥정이가 저런 결행을 하기까지 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순이 건재했더라면, 옥정이가 혼자서 마을에 내려가게 되는 


일은, 결코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순은, 아직까지 회복이 덜 되었던지, 여전히 


말을 트지 못했고, 그런 이순을 염려해, 옥정이는 또 다시 


위험한 적진 속으로 들어가고 만 것이다.


연작골을 다녀오면서, 서로가 얼마나 애틋했는지, 두 사람의 


연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명구였다.


그러했기에 두사람 앞에 놓인 작금의 이 현실이, 명구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내, 명구는 다급한 마음에, 잠시도 지체할 겨를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산막으로 돌아가, 이 모든 정황을 이순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명구는 겨우나마 산막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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