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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기록

은이(175.207) 2015.08.04 00:39:21
조회 1743 추천 3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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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한석봉 님을 계속 기억할 거에요. 그리고...당신을 기억하는 제 자신을 지키겠어요. 그럼........부디 안녕히 지내세요. 나의.....소중한 사람."


솔직히. 괜찮다고는 말했지만. 애써서 태연한 척 말하긴 했지만 울렁거리는 느낌이 서서히 온 몸으로 퍼져갔다. 아쉬워...?아니 아쉽다 같은 간단한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 감정이야. 물론 아쉬운 것도 있지만. 아니. 뭐라해야하나. 이 느낌은. 약간. 슬비? 때와 같은...?


점점 멀어져가며, 그 하얀색 머리칼과 뿔 끝까지 작전 통제기 속으로 워프해 들어간 후. 나도 처음으로 살짝. 눈물을...


...레비아는 사실 차원종이다. 그 사실을 들은 순간부터 내가 기억소거를 받을 거라는 미래는 이미 정해져 버렸다. 상황을 바꿀 수는 없어.

그 말을 하고 레비아가 떠나간 후부터.

사실 나한테 있어서도 그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알고 있는 것 만으로 위험해질 수 있는 사실을 왜 내가 굳이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냥 기억소거 당하고 맘 편히 다시 지내는 것이 낫지. 라고 스스로 중얼거리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나는 카운터 위에서 한 글자씩. 한 글자씩. 기록을 해 나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 레비아의 정체. 레비아가 나한테 보여준 마음. 내가 기억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최대한...자세하게.


미래의 내가 보고. 잠겨져 있는 기억의 표면에. 조금이라도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기록.


뻐꾸기는 근처에 없다. 만약. 내가 이런 걸 쓰고 있다는 게 밝혀지는 순간. 난 어쩌면 기억소거로 몇 년치 기억이. 아니. 기억소거보다 더 심한 짓을 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 진짜.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하는데.


이런 말을 레비아한테 했었다. 내가 너를 잊어도. 너가 날 기억해주면 괜찮은 거라고. 그건. 근데 사실 그렇게 맞는 말이 아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레비아의 생이 끝나는 순간 레비아도 나를 잊게 될 테니까. 스스로도 일이 끝나면 처분...당할거라고...했고.


너무 허무하잖아...


"한석봉 군~"
아차.

뻐꾸기와 함께. 가장 여기서 마주치면 안될 사람.


"가...감시관님."

안...안돼. 난 아직. 다 쓰지 못했는데. 라고 스스로 절규하면서.

카운터 위의 종이를 순간적으로 몸으로 가린다. 가리면서. 자연스레 앞치마 속에 집어넣는다. 아냐. 이것도 아니야. 당황했어.

"아...안녕하세요."


너무 빨리. 감시관님이 들어오는 순간 몸으로 가려버렸어. 무서워서. 오히려 이건 더 손해야. 수상하다는 걸 스스로 밝히는 꼴이잖아. 혹시. 혹시 이런 상황이 올까봐. 대비책을...아냐. 그것도 불안해. 제발. 제발 그냥 넘어가라...

"제...기억을 지우러 오신거에요?"


홍시영 감시관은 어깨를 으쓱하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도. 곧 그녀의 발걸음은 내 쪽이 아닌, 과자들이 진열되어 있는 쪽으로 향하는 걸 보며 난 한숨을 내쉬었다.
"아뇨. 잠시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기억소거는 한 한시간 뒤에 하도록 할게요. 지금은 그냥 과자나 사 먹으러 온 거에요."

...휴...위험했다. 어떻게 넘어간 것 같.


"그런데 석봉 군? 방금 제가 들어오는 순간 무언가 황급히 감추던데...?"


...망할.

"..아..무슨 말씀이세요?"

감시관은 다시 팔짱을 끼고, 과자를 눈으로 훑기 시작했다.
"아뇨. 분명히 뭔가 열심히 쓰고 계셨는데. 안타깝고. 슬프면서도 결의에 찬 눈으로. 제 착각이었나요?"



...일단은...제발...

"...네...착각하신거에요...전...지금 장부를 쓰고 있던..."

"아하하...그러세요?"
...빨라?


긴장감으로 몸이 굳어진 탓일까. 순식간이다. 정말. 순식간에 내 앞으로.

"...이 맛은...거짓말을 하는 맛이군요. 석봉 군."

"....네? 무슨 말씀이...세요?"

이...이런. 식은땀이.


"아하하하하하하하. 아녜요. 어렸을때 본 만화에 있던 대산데.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신경쓰지 마요."

"......"

"뭐, 석봉 군이 허튼 짓을 할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튼. 아까 앞치마에 넣은 종이. 내놓으세요. 장부가 아닌 것쯤은 알아요. 세상에 누가 장부를 그런 편지지에 쓰죠?"

...어쩔 수 없다. 이대로 넘어가긴 글렀어. 종이 색깔까지 봤으면....진짜. 이 변명이 내 마지막 변명이다. 내 유일한 대비책. 제발...제발...먹혀라...

"........."

"주세요. 당장."

앞치마에 손을 넣는다. 앞에 있는게 '레비아'. 뒤에 있는게. 일단 뒤에 있는걸.
"...속여서 죄송해요...사실...고백 편지를...쓰고 있었는...데...역시 보여주기는...조금..."

"고백? 누구한테요, 레비아한테?"

"아...아뇨! 다른 사람이에요. 검은양 팀의..."


감시관의 얼굴에 비웃음의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역시. 믿질 않네.

"아무튼. 고백편지더라도 한번 보여주세요. 석봉 군은 지금 우리 벌쳐스의 통제하에 있다고요."

그래. 그러니까.

"....네."

못이기는 척. 편지를 꺼낸다. '진짜' 연애편지를. 슬비를 향한.


감시관이 웃는다. 웃기 시작했다. 뭐. 사실 내가 한 말이 아주 거짓말은 아니니까. 저건 내가 진짜 언젠가 줄려고 쓴 편지거든. 트집 잡기는 힘들 것이다.

"뭐, 잘 썼네요. 석봉 군. 풋풋하네요. 자. 여기. 의심해서 미안했어요."


넘...넘어갔다.

살았어.

"...괜찮아요..."

"자. 과자나 계산해 주세요. 아무래도 여기서 사 먹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요."

"네..."

하나 하나 찍고. 상기된 표정으로 돈을 받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일단. 고비는 넘겼어.


감시관은 그 다음,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있는 바깥으로 나가기 싫었는지. 특히 그 습도엔 에어컨이 있는 우리 편의점이 제일 좋은지. 의자 하나를 꺼내더니 걸터앉았다.

그녀는 하나씩 과자를 뜯더니, 우물거리면서 씹기 시작했다. 저 여자. 반쯤은 감시인건가. 어쩔 수 없지. 일단은 진짜 슬비에게 쓰는 편지나 계속 쓰는 수밖엔.


과자가 입에 안 맞는걸까. 한 개를 삼킬 때마다 살짝씩 찌푸려지는 표정. 생각해보면 처음 저 여자가 여기서 먹기 시작했을때도 그랬지. 계속 오는 걸 보면 과자를 좋아하기는 하는 것 같던데.

"...감시관님..."

나쁜 여자기도 하고...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아, 왜요? 석봉 군?"

"혹시...여쭤봐도 괜찮다면...속이 많이 안 좋으신가요?"

"아...네?"

"전..부터 이상했어요. 뭔가. 과자 한 개를 삼킬 때마다 고통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얼굴을..자꾸 하셔서..."

신경이 쓰이긴 했으니까. 위장약 몇 개를 계산해서 뜯은 후, 그녀에게 살짝 건네보았다.

"...여기 약도 파니까..."


......

서로 몇 초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곧, 그 침묵을 깬 건. 언제 들어도 약간은 무서운 감시관의 웃음이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감시관님?"

"미안해요. 너무 웃겨서. ...레비아가 어째서 석봉 군한테 반했는지 대충 알겠네요."

그녀는 내 약을 살며시 가져가더니, 한 입에 삼키며 웃음을 멈추고 내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예전에...사고가 있었거든요. 석봉 군 말대로 많이 안 좋아요. 이 정도 약으론 어림도 없을 정도로. 뭐. 암튼 고마워요."


"...네..."

...그건 그거고. 슬슬 나가줬으면 좋겠는데...난 아직 기록이...


"석봉 군.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내가 마음에 안 들죠?"


다...당연하다. 마음에 들 리가 없잖아. 저 사람 때문에...레비아도...구로의 난민들도...

"......."

"뭐. 당연히 마음에 안 들겠죠. 게다가 전 한 시간 후에 당신 기억을 날려버릴 사람이고. 그런데 왜 저한테 이런 친절을 베푸는 건가요? 석봉 군?"

그러게...왤까...천성이기 때문일까...아니면...레비아 같은 사람들 앞에선 내 고난이나 내 어둠은 진짜 웃음거리밖에 안 될테지만..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는걸 보면...마음이 불편해서일까...
"...그거야...전...감시관님이...나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지금 뭔가 아파하고 있으시고...제가 이 약을 준다고 나쁜 짓을 돕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그냥..."

"레비아한테도 그래서 다가간 건가요?"

"...뭐...그렇죠..."

어라? 여기서 어떻게 어떻게 잘 말하면...혹시...기억 지우는 걸...

"아. 석봉 군 눈빛을 보아하니 뭔가 괜한 희망을 가진 것 같은데...석봉 군 기억을 지우는 건 회사의 방침이니. 석봉 군이 뭐라 하던 달라지는 건 없어요."

"...네..."

하긴...그렇게 다 해결될 리가...

"저...레비아는...나중에 처분...당하는 건가요?"

"어짜피 제가 대답해줘도 곧 지워질 텐데요?"

"지..지워질... 테니까 물어보는 거에요."

그 여자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레비아는 조만간 처분당할 거에요. 인간이 아닌. 차원종이니까."

"...."

"왜요. 불쌍하기라도 한 건가요? 레비아는 차원종이에요. 석봉 군 친구들인 검은 양 팀이. 열심히.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 학살하고 다니는."

그러게...차원종들은. 그런 존잰데...

"......아니요...레비아는..."

"레비아는 차원종이에요. 인류의 적이죠.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인간이에요."


"네?"

"인간...이라고 생각해요...저는..."


"왜죠? 인간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뭐 이런 말을 할 건가요?"

"...네...전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대충 그런 말을 할...것 같아요."

"인간의 마음이라면. 뭐. 사랑. 정의. 평화 이런 낯간지러운 마음들을 말하는 건가요?"

뭐...그런 거. 그런 것도 있지만...사실 모든 인간이 다 그런 건 아니잖아. 인간이란...
"아...그런 것도 있지만...제 생각엔...인간이란...그런 마음이 아니더라도...그냥 마음을 가지는 걸로도...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요...비록...꼭 좋은 인간만 있는 건 아니지만...그런 사람들도 분명히 인간이라고 부르잖아요. 레비아도..."


삐이이이이-삐이이이이-

"여보세요?"

그때. 내 말소리를 가볍게 끊으며 감시관은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호출이라도 온 건가. 다행이다. 나가줬으면 했는데.

"네. 그럼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트레이너 씨."

호출을 끊은 감시관은 나한테 살짝 눈인사를 했다.
"아. 미안해요. 석봉 군. 시간이 다 된것 같네요."

미안하다니. 오히려 고마운걸요. 나가줘서.


그녀는 한걸음씩 천천히 문을 향해 걸으며. 중얼거렸다. 들릴 듯 말듯.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석봉 군. 그럼. 나...도 인간인가요?"

".......네? 그거야...감시관님은 당연히 인간이죠...어? 혹시...감시관님도 레비아처럼...차...차원종?"

"아하하하하하. 아니에요. 당연히 아니죠. 지금 건 잊어주세요. ....저도 제가 본 건 잊어드릴 테니까."


잊어둔다고? 뭘? 뭐를? 설마? 이미...들킨...
"네?"

"어짜피 석봉 군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 바보같은 종이쪼가리로 어떻게든 기억하고 싶은 거라면. 어짜피 석봉 군 손해니까요."

"........!"

저 여자...진심이야?

"...그 사건 이후로...석봉 군 같은 사람이 옆에...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그 말을 남긴 채. 감시관은 점점 멀어져갔다. 뭔가. 방금 이상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잘못 들은 건가. 아니. 상관 없나. 어짜피 내가 저걸 기록하진 않을 테니.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다. 돌아온 채 연애편지가 아닌 진짜 기록을 펼쳤다. 한 자 한 자. 내가 기억하는 레비아를. 내가 아는 레비아를. 레비아가 기억하는 나를 그려나간다. 한 글자씩.

...내 손해다. 내 손해일 것이다. 난 이걸 보더라도. 모른 척 할 거야. 기억이 사라진 척. 이 메모가 없는 척 하고 레비아 앞에 나설거야. 저 여자 말이 맞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기억이 남아있는 티를 냈다간 결국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 그런 나때문에 레비아가 또 위험해 질 수도 있지.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건 정말 아무것도 없어. 기억해주는 것 밖에는. 레비아를.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 밖에는.


...


언젠가. 레비아가. 만에 하나. 살아남는다면...자유로워진다면...

쭉 날 기억해 줄 수 있다면...

넌 날 기억해 줄 거란 내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면...내가 괜한 짓을 한 거였다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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