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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끌림2016_여섯번째이야기(2)

l헤실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8.30 03:04:02
조회 839 추천 13 댓글 5

*사실 시간 순서상 (2)를 먼저 읽고 (1)을 읽어도 무관함! 한꺼번에 올리기에는 글자수 제한때문에 나눠야 해서 그냥 이렇게 올림!*


난독증을 앓는 남자와

미각을 잃은 여자의


만남, 사랑



이끌림

여섯번째이야기(2)









*3주 전,

로제트의 <판도라>를 떠올리고 난 다음 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처음이 중요할 것 같았다. 몇 개의 조각들이 불연속적으로 공실의 머릿속을 어지럽혔고, 공실은 한꺼번에 쏟아지는 생각들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에 시달렸다. 결국 문제에 직면하기로 한 공실은 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 기억을 잃게 했던 그 사고를 알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지금-"


"그래.. 속여서 미안하구나 공실아."


"하.. 그러니까 여태껏 제가 받아왔던 모든 후원이, 제 후원자가 '킹덤' 이었다는 말씀이잖아요!"


"공실.."


"네! 당연히 선생님은 그러실 수 있었어요. 이해해요! 제가 아팠고, 또 제가 기억하길 거부했어요...! 그러니까 도대체 왜..!! 아.."


"..진정하고, 물 마셔."




공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탁자 위에 있는 물을 투명한 유리잔에 적당히 따른 뒤, 한 번에 쉬지 않고 마셨다. 하아.. 진정이 되질 않네. 도대체 뭘 지운거야 난. 공실은 머리가 더욱 아팠다. 정말 골 때려. 도대체가 파면 팔 수록, 대책이 서질 않아! 원장은 공실이 물을 마시며 진정해지길 차분히 기다렸다. 공실이 성격에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지. 남에게 빚지길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한 아이다. 몰랐으면 몰라도.. 공실은 두 손으로 탁자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후우... 깊은 한 숨이 입술 사이로 맥없이 흩어졌다. 그와 동시에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최대한 맑은 정신으로 이야기를 해야 해.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들..




"괜찮니?"


"아니요."


"그럼 좀 쉬었다가.."


"싫어요. 마저 알려주세요. 저요, 이젠 알아야겠어요. 아니야, 처음부터 잊질 말아야 했어! 모든 게 다 꼬여버렸어요. 선생님, 제가 정말로 두려운 게 뭔 줄 아세요?"


"...."


"킹덤에서 후원 받은 거? 아니요. 제가 정말로 무서운 건, 내가 모르는 일이 이게 다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 사람이, 주중원씨가! 아주 오래전부터 내 인생에 끼어들었는데, 그게 내 삶을 너무 흔들어놔서 그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게 되면 어쩌나, 내가 미처 알기도 전에 일어난 일들인데 그 사람 책임이 있으면 어쩌나- 나도 장담을 할 수가 없어서, 괜찮다고,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두려워요!"


"......정말로.."


"흐..윽...흑..!!"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구나.. 우리 공실이..."


"선생님, 흑흐..윽.. 저.. 너무 무서워요."


"괜찮다. 공실아."


"흐윽...ㅎ.."


"괜찮아. 공실아. 네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두렵지 않을 거다."


"하아.. 그걸.. 어떻게 아세요?"


"너도 어렴풋이 느끼지 않니?"


"...."


"누구보다 약한 사람이지만 더 이상 혼자가 아니지 않니. 그럼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란다. 이유가 어떻든 그동안 속여서 미안하구나. 선생님은 우리 공실이를 믿지 못했어. 너무 소중한 사람이 남기고간.. 너무나도 소중한 보물이라, 널 잃을까봐 겁이 났단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너를 믿고, 네가 강하고 단단한 아이라는 걸 믿었어야 했어. 그러질 못했으니 난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어느새 원장 선생님의 품에 안겨 조용히 숨을 고르던 공실의 숨소리가 안정되어갔다. 그리운 부모님 대신 언제나 곁을 지켜주시던 선생님. 그리고 이젠 내 곁을 지켜주게 될 그 사람. 그리고 나 또한 지켜줘야지. 공실은 두 눈을 감았다. 맑은 눈물이 공실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지만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손길이 따스했다. 언젠가 이 손길을 그리워할 날이 오겠지. 공실의 마음은 여전히 아렸지만 그럼에도 전보다는 한결 나았다. 머리도 함께 맑아지는 듯 했다. 고실이 진정된 모습을 보이자 원장은 공실을 다시 자리에 앉히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공실이 니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네 선생님.. 감사해요. 그리고 방금 전에.. 소리 질러서 죄송해요."


"아니야. 그러니까 10년 전에-"




원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공실의 표정은 묘하게 밝아진 느낌이었다. 공실은 지금, 부모님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뒤엔 부모님의 기일이기도 했다.




"...다음 기일엔 당신도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태양."


"그래요. 하던 이야기나 마저 끝내요. 엄마랑 아빠 뵙고 나선 담당 사건 관할서를 찾아갔어요. 물론 10년 전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런데..."


"....."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중원씨가 도움 준거 맞죠?"


"..그래."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기자님이 20년을 묻었던 사건이었는데 그렇게 말도 안 되게 들킬 리가 없지.."


"..참견 할 생각은 없었어. 나는 단지,"


"알아요.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내가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 있는 게, 별 거 아닌 거. 그렇지만 주중원씨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렇죠?"


"맞아. 그런 적 없어."


"..믿어요. 그래서 고마워요. 덕분에 알아보는 게 척척 진행 되더라구요. 너무 오래 된 사건이라 담당 형사님 찾는 게 일이었지, 형사님만 찾고 나서는 오히려 의심이 들 정도로 모든 게 수월했어요. 형사님이 당시 사건을 기록한 파일도 보여주시고.. 내가 너무 당황해서 '이거 이렇게 막 보여주셔도 되는 거에요??' 하고 물어 볼 정도였다니까요~"


"..하. 적당히 알아서 하랬더니."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파일을 보면서 내가 왜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때.. 함께 있던 동행..은 누구였으며-"


"...."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닌 범행 동기가 명확했던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가 아닌, 가해자와 동행자의 관계. 그리고 그들, 아니 나까지 포함해서 우리 세 사람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그러니까 20년 전에도 관련이 있던 사람들 이라는 것 도... 어쩌다보니 알게 됐어요."


"...그래."


"20년 전 사건으로 킹덤 그룹에 원한을 가졌던 범인이 당신에게 가해를 입히고자 교통사고를 계획했지만, 결국 옆에 있던 내가 사고를 당해 기억까지 잃게 되었죠. 겸사겸사 미각도 잃고요.... 원래는 내가 피해자가 아니라 당신이 피해자, 그리고 내가 동행자여야 하는 사건이었는데 말이에요. 게다가 20년 전 그 사고가... 그러니까 참 이상하게 또 교통사고네.. 그 사고, 내가 부모님을 잃게 된 사고랑도 겹친다고 들었어요."


".......태공실.."


"이제 당신이 입을 열 때가 됐어요.. 주중원씨. 당신이 내 상자의 열쇠에요. 나는 이제, 열쇠로 내 비밀 상자의 문을 열길 원해요. 알려줘요. 2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니 상자는 언제 열어볼 건데?'


중원은 무거운 한숨을 힘겹게 내뱉었다. 중원의 닫혔던 입이 열렸고, 그와 함께, 공실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끌림_




*읽어주는, 갯추설리, 댓글설리 횽들 모두 감쟈함!!!!

**<일곱번째이야기>부터 본격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거임. 기다려줘서 코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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