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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서관에서 자비출판 소설을 빌려본 적이 있는데

ㅇㅇ(114.199) 2021.02.06 13:58:29
조회 599 추천 8 댓글 9

저자 약력을 보는데 막 엄청 젊고 이것저것 다 해봤더라구


팔랑귀 기질 때문에 엄청 혹하기도 하고, 자비 출판이란 게 신기하기도 해서 한번 읽어봤는데

(그땐 나도 여건이 되면 자비출판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음)


와 진짜... 어이가 없는 게 반, 안타까운 마음이 반.


이 사람은 진심으로 문학을 하는 걸까?

진짜 자신의 문학이란 게 이 사람 안에 있는 건가?


차라리 장난으로 쓴 거였으면 다행이겠다 싶을 정도로

문장이라든가 그런 걸 떠나서 진짜 소설이 아닌 어떤 것을 배설해놓았더라.


그냥 결말을 어떤 식으로 냈는지만 대충 훑어보고 (결말도 좋게 말해서 열린 결말이더라)

아... 난 자비출판 절대로 안 해야지 마음먹고 치웠는데


최근에 인터넷에 널린 글들 훑어보다가 갑자기 그 소설이 생각이 남.

멋진 표지에 담겨 있는 그 내용물이.

저자도 제 나름대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쓴 글일 텐데, 안에 간직하고 있던 생각을 쏟아낸 것일 텐데.

읽히지 못하고 아직도 도서관의 어느 책장에, 그곳의 한구석에 표지로서만 장식되고 있을 그 책을 생각해보며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엇이 글을 쓰게 만들고

또 무엇이 그것들을 형편없게 만드는 걸까.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파괴하고 있었구나.

배설된 글들은 읽히기에 부서지는구나.


생각하며 내가 쓴 글을 봤어.

내 소설도 나은 형편은 아니었지만

그냥... 그냥 더 진지하게, 더 아껴줘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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