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 대중픽인 건 결과적인 거지. 

박준은 등단하고 시집 출간하기 전에 

발표하는 시들이 시 읽는 사람들이나 시인, 평론가들에게 꾸준히 주목받았음. 

그래서 문학동네에서 시집을 내게 됐음. 

근데 박준 첫 시집 낼 때 몇 출판사가 경합을 벌였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름. 그러나 경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됨. 

일단 문학동네에서 시집을 내는 데에 대중의 선택권은 없음. 

사실 문동 시집이 나올 때까지 박준 시인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음. 그러니 대중픽의 결과로 문동 시집이 나온다는 건 불가능하고 

문동에서 시집낸다는 건 문동 시인선에 관여하는 평론가, 시인, 평론가의 역할을 하는 시인의 선택을 받았다는 거임. 

그러므로 대중픽이라고 할 수 없고 평론가픽, 시인픽이라고 할 수 있음. 

그리고 두번째 시집은 문학과 지성상에서 나왔는데, 

단순히 1시집이 많이 팔렸다고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함. 

역시 문지에서 시집을 낼 수 있었던 건 평론가, 시인픽이라고밖에 할 수 없음. 

그리고 2시집 평론문은 신형철이 썼음. 신형철은 이 외에도 박준의 시를 평론한 글이 있는 걸로 나는 알고 있는데, 정확하지 않음. 

대중의 반응이 어떻든 박준이 문동,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는 것은 지극히 순수문학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함. 

박준은 알다시피 실천문학으로 등단했음. 

실천문학으로 등단해서 주요 문예지, 출판사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여럿 있지만 그렇게 많다고도 할 수는 없음. 

문사로 등단해서 문지 시집을 낸다는 등의 공무원적인 권한이 없음. 

그러니까 순수하게 이후의 문학이 평가받아서 문지 시집 출간으로 이어진 케이스임 

그니까 박준 시가 좀 편하게 읽히고 대중적으로 읽힌다고 해서 

그의 문학적 입지를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간단하게 말해서 박준이 문동, 문지에서 시집을 낸 건, 대중픽이 아니고 아니고 철저히 문단픽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