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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아아악!! 소대장님!!!!"
"조이! 조이! 들려? 빨리 대답해!!"
소대장의 다급한 외침이 무전기를 타고 전해졌다.
젠장. 이야기는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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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가레스의 눈동자. 목표를 발견했다."
"상황은?"
"큭큭큭... 우매한 녀석들.. 모두 한 곳에 모여서 낮잠을 자고 있다."
"..... 알겠다. 좌표 보내주고 다음 명령까지 대기하도록."
...아가레스의 눈은 팔똥이.. 아니, 클리아나 스스로가 붙인 자신의 코드네임이었다.
무슨 악마의 이름이라던데, 아가레스의 눈은 개뿔.. 아가리나 제발 좀 어떻게 했으면..
"사라 양. 들었죠? 유탄 장전하고, 각도 재설정하세요."
"네, 형제님.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불행 중 다행인지, 그나마 이 수녀님은 놀랍게도 작전에선 제일 정상적이었다. 상관에게 형제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만 빼면. 그마저도 다른 소대원에 비하면 너무 정상적이라 눈물이 날 정도였다.
"조이. 들려?"
"물론이죠."
소대장의 목소리가 다시 무전을 타고 전해졌다.
"다시 한 번 작전 설명할게. 공격은 사라 양이 제일 먼저 시작한다. 유탄이 착탄한 후에 조이가 사격으로 적들의 주위를 끌고 C지점으로 적들을 유인해. 클리아나가 주변에서 적들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보고하면 나와 사라 양이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할테니."
"넵!"
"큭큭.. 본인에겐 어려울 것도 없는 작전이다."
전형적인 양동작전이었다. 갑자기 유탄을 맞고 놀란 전차야수들은 허둥지둥하다 눈 앞의 조이를 보고 달려들테고, 조이가 적들을 유인하는동안 소대장과 사라가 포격을 가하는 전략.
작전을 위해 미리 조이를 적군 근처인 A지점, 클리아나를 정찰하기 쉬운 고지인 B지점에 보내고, 소대장과 사라는 후방지원을 위해 D지점에서 대기하며 서로 무전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좋아, 우선 잠시 대기. 최종 점검 후 카운트 다운 시작한다."
소대장은 자신의 옆에 있는 수녀, 사라의 무장을 점검하기 시작한다. 결국 전차수에 가하는 포격은 그녀 손에 달린 것이니 두번이고 세번이고 점검을 할 필요가 있었다.
"형제님.. 갑작스럽게 제 몸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손을 대시면.. 아무리 그래도 이런 야외에서 그런 플레이는..하읏.."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거예요."
소대장은 골치아프다는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하, 하지만.. 지금 이렇게 수풀 우거진곳에 저희 단 둘 밖에 없는데.."
"소대장님!!!!"
무전기에서 조이의 커다란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조이, 그런거 아냐. 애들 다 깨겠어! 조용히좀 해!"
"애들 다 깨겠다구요?? 대체 지금 수풀속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에요!!"
"내가 말하는 그 애가 그 애가 아니잖아!! 이 멍청아!"
콰아앙!
그리고 무전기에서 커다란 파열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저 멀리 메아리와 함께 들려오는 전차의 육중한 포성이 이 적막한 협곡을 가득 메웠다...
"조이! 설마 방금거 너가 쏜거야??"
"으갸갹ㄱ가갹갸각ㄱ!!!"
"사라 양 발포!"
파앙!
"흐읏.. 싸.. 버렸어.."
"바로 다음탄 장전하세요!"
딴지 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신경쓸 여유가 없다.
"조이! 내말 들려? 조이! 어서 C지점으로 이동해!"
하지만 무전기에선 엔진 RPM이 솟구치는 소리와 전차야수들의 잡음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우아아ㅏ아아악 소대장님!! 얘네 막 로켓쏴요!! 사방팔방에서 터진다구요!!"
"조이! C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는거 맞아?"
"조이는 D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클리아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이!! 오른쪽!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 쪽으로 오면 어떡해!"
"우아아아악! 오른쪽에 전차수가 한가득이에요!!!"
소대장은 쌍안경을 들어 상황을 살폈다.
조이가 너무 지근거리에서 포격을 하는 바람에 주변에 흩어져있던 전차야수들까지 몰려와 조이를 둘러싼 것이다. 전차야수가 저정도 속도로 이동하면서 기동사격하는건 사실상 거의 불가능일테니 피탄되진 않겠지만..
"사라양, 다음 탄 장전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약 1분 20초.."
"제길!"
2성 자주포의 한계다. 소대장은 입술을 꽉 깨물고 대전차화기를 집어들었다.
"사라 양도 장전시간동안 이걸로 도와요. 어떻게 쓰는줄 알죠?"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견착-.
"조이! 숙여!"
파앙!
"쓰읍.. 빗나간거 같은데.."
"형제님, 형제님께서 사용하신 방법이 잘못되었어요."
"네? 견착은 제대로 했는데.."
"제가 하는대로 따라하시면 돼요."
사라는 말없이 대전차화기를 어깨에 견착한다. 여기까진 자신과 똑같았다.
"알라후 아크바르!"
콰아앙..
"쿠에에엑.."
"........"
명중했는지 들려오는 전차야수의 비명소리와 함께 소대장은 얼빠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진짜 수녀 맞아요?"
"네~ 맞워요~"
"무슨 뜻인지는 알고 쓰시는 거예요?"
"대전차화기를 쏠 때 이 대사를 외치면 명중이 150 상승한대요."
"........"
"형제님도 따라해보세요, 신께서 인도하실거예요."
"우아아아아악!!! 소대장님!! 살려주세요!!!"
무전에서 조이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온다. 헛소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명중 150 이면 크긴 크지. 믿져야 본전일테니. 상황이 상황이니 속는셈치고 한번 믿어보자.
"아, 알라후 아크바르!"
콰아앙-
"쿠에에엑!"
진짜 맞았어? 정말로? 명중 150 상승효과가 진짜 있는거였어?
"형제님, 주포 준비 되었습니다."
"좋아, 조이! 내가 신호하면 옆 내리막길로 굴러! 알겠어?"
"네, 알겠어요!"
"클리아나는 D지점으로 복귀! 이제 전면전이야!"
"아가레스의 눈동자.. 이동을 개시한다.."
"사라양, 발사! 조이! 옆으로 굴러!"
"쿠에에엑!"
사라의 유탄이 명중하면서 한번에 대여섯마리가 넘는 전차야수가 픽 쓰러졌다.
"후에에엥.. 소대장님..."
조이가 저 멀리서 뛰어오고 있었다.
조이는 소대장에게 뛰어들어 얼굴을 파묻더니 서럽다는 듯 울기 시작한다.
"너는 헌터스 돌아가서 보자."
"전면전 준비해. 숫자가 많이 줄어서 이쪽이 유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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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벌어진 전면전은 가볍게 승기를 잡아냈다.
조이 역시 중형답게 명중률이 높았고, 소대장역시 대전차 화기로 지원해 잔존 무리들이 손쉽게 제압되었다.
헌터스 복귀 후 조이는 소대장에게 얼차려를 받았고 소대장은 첫 임무완료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제 예베에게 제출만 하면 보수가 떨어지게 된다.
"후우."
"앗 소대장님, 살아돌ㅇ.. 아니, 무사 복귀하셨군요!"
"그럼 제가 죽기라도 하겠습니까. 하하.."
불행인지 다행인지, 소대장은 예베의 말실수를 정확하게 듣고 말았다.
"에이 설마요. 헤헤.."
"보수는 간접비 제하고 여기 명시된 금액만큼 현금으로 들어오는거 맞죠?
"앗.. 아아.. 그게.. 지급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어요."
"ㅎㅎ.. 설마 제가 죽을까봐 미리 돈을 안 준비해놨다거나 그런건 아니죠?"
"핫.. 에이..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요?"
깜짝 놀라 붉게 달아오르는 예베의 귀여운 얼굴.
농담으로 한 말이 진짠지 아닌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당황해서 허둥대는 예베 씨의 새로운 모습을 본 걸로 충분했으니까.
그걸로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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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스 단장실.
"호오.. 그 임무를 해결했다는 말이네요?"
빅토리아는 놀랍다는 눈으로 소대장의 보고서에서 눈을 떼곤 자신의 앞에 서있는 여자를 바라본다.
"저도 좀 의외였습니다."
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빅토리아를 응시한다.
"그래요. 뭐, 이정도로 쓰러질 인재는 아닌가보죠."
빅토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두세번 끄덕이며 눈을 감은채 앞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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