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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해군식 돌고래 낚시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4.05.18 20:12:17
조회 2239 추천 2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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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일화집 제5집 (1997, 해군본부)》에서 발췌








바다에 나가면 종종 돌고래 떼와 만나게 된다.

돌고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대체로 우호적이지만, 바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돌고래의 출현은 날씨가 나빠진다는 징조로 여겨져서 그렇게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바다 전체를 덮다시피 하며 몰려오거나 또는 함정을 따라 여유롭게 헤엄치며 따라오는 돌고래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를 것이지만 저걸 한 번 총으로 쏘아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누구든 한 번쯤은 가졌을 것이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에는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 또한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함장은 해상에서 소병기 사격훈련을 돌고래를 표적으로 실시한 적도 있으며 또 어떤 때는 심심풀이로 돌고래를 향해 총을 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많지 않았으며 대체적으로 한 번쯤 돌고래를 향해 사격을 한 뒤에는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통례였다.

1970년대 초 MSF 함장을 지낸 모 함장의 경우도 그런 경우인데, 그 함장은 총에 맞은 돌고래를 주위의 돌고래들이 호위하여 달아나는 것을 본 후로는 다시는 돌고래에 대해 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앞에 말한 사례들은 그야말로 '조족지혈'이고 해군 함정 한 척이 120여 마리나 되는 돌고래를 일시에 잡은 엄청난 일이 한 번 있었다.

때는 1959년 8월 중순경,

PF-63함이 거진항 근해에서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날씨는 흐리고 음산했지만 파도는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날씨가 나빠지려는지 엄청난 수의 돌고래가 떼를 지어 63함을 따라오면서 온갖 묘기를 다 부리고 있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당시 실습장교로 63함에 근무 중이던 강영오 소위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저걸 대상으로 이제까지 배운 대잠전을 한 번 시험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강 소위는 참지 못하고 당직사관에게 불쑥 이런 말을 했다

"당직사관님, 폭뢰 투하훈련도 할 겸 돌고래를 잡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당직사관도 마치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듯이 좋다고 하면서 강 소위에게 함장의 허락을 받아 오라는 것이었다.

당직사관이 강 소위에게 함장의 허락을 받아 오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강 소위가 비록 초임장교였지만 매사에 성실했을 뿐더러 영어를 잘해서 함장이 틈만 나면 강 소위를 불러 타임지나 뉴스위크지 등을 해석하게 하는 등 실습장교 중에서 함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직사관의 말이 떨어지자 강 소위는 주저없이 함장실로 달려갔다.

"함장님! 지금 돌고래 수백마리가 우리 함을 따라오고 있습니다. 대잠훈련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함장은 웃으면서 강 소위를 바라보더니 "그래? 그러면 올라가서 대잠 전투배치를 하라고 해." 하는 것이었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런 대범한 함장들이 심심찮게 있었다.

드디어 돌고래를 대상으로 한 대잠 전투배치가 완료되었다. "폭뢰 1발 투하준비. 수심 100피트. "

실제 전투상황을 방불케하는 긴장된 명령이 함교로부터 내려오고 잠시 후 "발사!" 하는 구령과 동시에 '쾅!' 하고 굉음이 울리더니 배가 무섭게 진동하면서 해상에는 엄청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장포장이 돌고래를 많이 잡기위해 수심을 100피트가 아닌 60피트로 맞추어 놓았던 것이다.

폭뢰가 터진 후 처음에는 소용돌이치는 물결밖에 보이지 않았으나 배를 한 바퀴 돌려서 와 보니 엄청난 수의 돌고래들이 흰 배를 들어낸 채 떠 있었다.

즉시 단정을 내려서 강 소위는 떠 있는 돌고래 사이를 돌아보니 대부분의 돌고래들이 내출혈 때문인지 죽어 있었다.
함정에서는 떠 있는 돌고래들을 전부 배에 싣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단정으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수영할 줄 아는 사람들이 바다에 뛰어내려 한 사람씩 돌고래를 끌고 오기로 하였다.

대원들은 신이 나서 바다에 뛰어들더니 어떤 사람은 돌고래에 올라타고 또 어떤 사람은 옆에 차고 헤엄을 쳐서 돌고래를 함미로 끌고 왔다. 그리고 함미로 끌고 온 돌고래는 밧줄로 꼬리를 묶은 후 갑판으로 올려졌다. 그렇게 해서 올린 것이 모두 120여 마리! 실로 엄청난 숫자였다.

갑판 위에 수북이 쌓인 돌고래를 보면서 함내는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멋모르고 잡기는 잡았으나 이 많은 돌고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이 생긴 것이다.

결국 함장을 비롯한 전 장교들이 숙의한 결과 주문진항에 가서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

군함이 돌고래를 잡아 민간인에게 판다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일일 뿐더러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떠들 일이지만 그때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던 시절이라 별 탈 없이 지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사할 수 만은 없었다. 진해 귀항 후 함장은 함대사령관에게 불려가 혼이 나갈 정도로 호된 질책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함장이 돌고래 판매대금을 장병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함장에 대한 그 이상의 추궁은 없었다.

돌고래 사건이 있고 난 후 강 소위는 함장이 사령관으로부터 꾸중을 들은 것이 자신의 탓인 양 여겨져 죄송한 마음에 함장의 눈치를 살폈으나 함장은 과거와 전혀 변함없이 강 소위에게 인자하게 대했다.

하기는 돌고래 사냥이 강 소위의 건의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 최종 결심을 한 사람은 함장이니까 일개 소위를 나무랄 수는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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