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분야든 내가 천재아닌건 내 유전자탓이고 내 유전자는 좆같은 유전자로 유전자 슬롯머신 돌린 부모탓이니까

내가 열등감가지는거 부모탓 맞지?

제발 아니라고 반박좀 해줘...

요즘 피아노치면서 재능의 벽을 진짜 많이 느끼는데, 그럴때마다 자꾸 부모님 탓을 하게 되서 괴로움...

내 하는일도 잘하지 못하는데 왜 부모님께서는 내가 하고싶어하는 그 어떤 일에 대해서도 밸런스 패치를 해주지 못하셨는지 그게 너무 괴로움...

이거 정말 너무 죄송스럽고 죄스러운 생각인데 논리가 너무 딱딱 맞아떨어지니까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질 않아

1: 전세계에는 수십억명이 존재한다. 

2: 세상에 존재하는 비교가 가능한 분야는 수십억개보다 적다. (게다가 개인인 나의 입장에서 볼때 "내가 관심있는 분야" 로 한정하면 수십억이 아니라 수십개도 되지 않는다)

3: 따라서 어떤 분야를 고르든, 한 분야마다 전세계 한명씩 딱딱 나눠지는게 아니라, 한 분야에 여러 명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모든 분야는 여러 사람을 줄세우는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전세계인 중에 가장 잘하는 사람이 "단 한명" 존재한다 

4: 나머지는 전부 그 밑을 받쳐주는 피라미드 형태다 

5: 상위 극소수 1퍼센트, 잘쳐줘봐야 20퍼센트를 제외하고는 해당분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잉여인간, 도태), 기껏해야 하루 14시간 365일 머리랑 몸을 혹사시켜가며 수십년 노력해도 2년 설렁설렁 한 초천재를 못이긴다. (조성진이 피아노 몇년쳐도 평생 피아노 공부한 둔재 씹압살할거임)

6: 난 일단 재능이 글러먹어서 어떤 분야를 하던 잉여인간이다. 그마저도 이젠 이십후반을 넘어갔기 때문에 실력과 포텐셜이 노화로 계속 떨어지기만 한다. 하락하는 종목이라고.

7: 그리고 이 모든것은 재능이 없고, 그나마 있는 재능도 어린 시절에 개화할 환경이 없었기 때문이다.

8: 재능은 유전자와 유아시절의 양육환경+약간의 운 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이 셋은 모두 나에게 선택권이 없었거나, 또는 내가 선택할 만한 이성을 갖추기 전에 일어난다.

9: 따라서 내가 피아노에 재능이 없는 것은 부모님 탓이다.

10: 그래서 부모님이 점점 미워진다.

11: 이런 내가 싫다. 나도 사람이고, 너도 사람이고, 우린 사람이다. 한번 사는 인생, 왜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타인이 가진 것에 비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달으며, 그마저도 실시간으로 노화하며 썩어가는 걸 지켜봐야 하지? 왜 이런 것들 수십~수백개를 매일 목도하면서 1)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경쟁과 비교가 가능하지만 하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애써 망각하며 살거나(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 행복한게 중요하죠~... 천재들은 우리의 삶을 놀랍게 해줍니다~.. 등등 정신승리하는 부류) 2) 나에겐 사실 전세계 초일류의 재능이 있지만 내가 계발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정신승리를 하면서, 또 그걸 증명하기 위해 전략적 자기불구화 전략을 사용하거나 3) 아니면 나의 미천함과 열등함을 자각하고, 나는 내 위의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벌레같이 보고 조롱하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 비참하게 살거나

왜 이 세가지 선택지밖에 없는거지?

12: 이런 나를 바꾸고 싶지만, 이건 연습한다고 똥맛을 딸기 아이스크림 맛으로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순수한 감각과 감정의 영역이라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12: 이런 고민은 나만 하는게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같은 노력으로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보면 자연스럽게 재능이라는 개념을 깨닫게 되고, 상위 1퍼센트를 제외한 99퍼센트(어쩌면 상위 0.000001퍼센트를 제외한 모두)가 자신보다 잘하는 타인을 보며 당연히 할 생각이니까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이 끔찍하고 비참한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버티는거임?

내 입장에서 여러분은 끓는 주전자에 손을 집어넣고도 멀쩡히 계속 생활하는 사람 같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걸 보고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을거임.

도대체 님들은 이 현실과 어떻게 같이 사는거임????

이건 말도안됨. 따라서  이건 모순이므로 내 생각에, 내 사고구조가 틀렸음. 반박좀 해줘.

부모님 때문에 이런게 아닌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