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에 꽃잎 휘날려

시끄러운 경광등 소리.

누군가의 삶이 끝남을 알리는 비릿한 피 냄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곳곳에 걸려있는 노란 폴리스라인.

그와 대조되는, 파랗고 눈부신 하늘.

그날처럼, 오늘도 하늘은 가슴시릴정도로 눈부시고 아름답다.

"셜록?"

"..무슨일이죠, 경감님?"

"앤더슨이 오늘 몸이 좋지 않아서, 오늘 하루 임시로 검안을 도와줄 의사를 불렀네."

"그런거 필요없다고 말씀 드렸을텐데요. 앤더슨도 걸리적거릴뿐인데, 대타라니."

"만나보고 결정하게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으로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폴리스 라인을 걷어올리고 다가온다.

그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너무 놀라 온 몸이 굳어오고 심장이 미세한 근육단위에서부터 떨려온다.

[이런 충성맹세따위 필요 없어. 어차피 곧 자를건데, 뭘.]

[과연 그럴까요.]

[고집이 센 편인가?]

[왕자님 대적할 만하다는 소리는 여러번 들었습니다.]

머리 위에서 내리꽃히는 햇빛에 반사된 그의 밀빛 머리가 찰랑거린다.

폴리스 라인을 넘기 위해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드는 그의 눈에,

수백년동안 생을 넘나들며 내가 찾아헤멘 그 푸른 보석이 담겨있다.

[너 앞에서 계급 운운하는 것들은 다 죽여버릴거야.]

[화내시면 안됩니다, 왕자님.]

[화가 나는걸 어떻게 해? 너는 이 상황에서도 이성이라는게 생각이 나?]

"조금 늦었습니다. 존 왓슨입니다."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 그를 찾을 때마다

처음 그를 만나면 어떻게 인사해야할까

수많은 밤을 지새웠고 가장 적절한 단어를 찾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

훌륭한 시인들이 써내려간 연시를 죄다 긁어모으기도 했고

사랑에 관해서는 자신들이 최고라며 자부하던 심리학자들의 논문도 수도 없이 읽었다.

하지만 그의 푸른 눈망울 앞에서는 모든 것이 reset.

[이름, 한번만 불러줘]

"....괜찮나, 셜록?"

뻣뻣하게 내민 내 오른손은 누구라도 볼 수 있을 만큼 심하게 떨고 있다.

코끝이 시큰하고, 주체할 수 없이 뛰는 심장박동은 결국 눈물샘에서 눈물을 밀어낸다.

"Mr...Holmes?"

[왕자님은, 처음으로 제 심장을 뛰게 하신 분이에요.]

[나도 마찬가지.]

[다음생, 아니 몇번을 다시 태어나더라도 연모할겁니다.]

"셜..록. 입니다. Sherlock Holmes."

나에게 유일하게 빛나던 태양

흐르는 강물 위에 떨어지던 아른아른한 꽃잎 같던 사람

수많은 생을 반복해도 만날 수 없었던 사람

나에게 수없는 시간동안 지독한 그리움을 가르쳐준 사람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했던 사람

찾지 못해 심장을 찢어놓을 것 같았던 수천번의 낮과 밤이 지나고

그래도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잊지 못해 죽도록 미쳐가던 내 앞에

그가, 나타났다.

나는 이렇게 너를 기억하는데

당신은, 너는, 나를 기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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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겨울동안 짬짬히 생각해둔 똥을 또 던지러 왔..

장르는 환생 판타지.

살아나라! 셜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