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우리가 지호를 넘 과대평가한거였음
어제 분노해서 갤에 글도 싸지르고
지호보고 혀바닥만 놀리는 나쁜뇬이라고 욕했는데
오늘 보니까 걍 이해는 되더라
지호는 아직 어린애였음
걍 정민이 일이나 시부모와의 관계가 겁나 버거운데
그 와중에 또 세희를 사랑해버리니까
덜컥 겁이 났던거임
이 관계를 계속 유지했을 때
세희를 사랑하는 이 마음이 혹여 변질될까봐
평생의 꿈이 사랑인 지호에게는
생의 한번이면 충분할 사랑이 변하는 게 무서웠던 거임

지호는 시부모에게 훈계질하며 이것저것
자기 의견 설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사랑하는 세희에게는  입 한번 벙긋 안했음
걍 세희가 자기 껍질을 깨고 자기 맘을 보여주며
손 내밀어주기를 바랐던 거임
왜냐면 지호도 겁이 많은 인간일 뿐이니까

그리고 몇달간 게스트하우스 전전하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정리한거라고 봄
정민이의 일에 대한 질투와 미움
시댁과의 관계에서 오는 힘겨움
그런 부차적인 감정이 시간에 퇴색되고
결국 남은 감정은 세희에 대한 그리움, 보고픔
그리고 사랑이었음을

멋대로 세희의 고백도 받기를 거부하고
결혼생활을 쫑낸건 결국 지호 스스로의 맘을
정리하고자 위해서였음

다만 그 과정에서 15회에서
여러사람에게 무례했던 건 사실이고
그 모든 일은 지호도 미성숙한 인간에
불과했기에 일어난 일이었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만약 지호가 세희의 맘에 확신이 없었다면
저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했을까
내 생각에는 아니다임

세희가 고백만 안했다뿐이지
고백에 준하는 일은 충분히 많이 함
일단 복남이 스토커로 오해했을 때
지호를 구하러 달려오고
남해에서 지호에게 키스하고
이삐다고 얘기하고 귀걸이랑 인형도 선물하고
같이 잘까요 먼저 얘기하고
그리고 마대표에게 고백문구까지 물어본 것도
지호는 알고 있었음
심지어 자기가 버렸던 고양이 목줄까지 챙겨두었다가
이번에는 세희 스스로 고양이 목에 걸어둔 것도 확인했음

즉 지호는 세희 맘을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세희 19호실 핑계대며
본인 맘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가진거임
세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런 다소 무모한 인터미션을 가진거임
여기서 드러나는 게 바로 지호의 이기심

걍 캐붕이니 그런 게 아니라
지호는 딱 그 정도 인간이었을 뿐

간만에 정말 멋진 여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지호 엄마말처럼 딱 요즘 애들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던 거임

인생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그 게 깨져서 아쉬움

다만 지호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다들 확실히 성장한게 보여서 좋았음
먼저 결혼하자는 말을 어떻게 하냐고 했던 호랑은
원석이에게 먼저 프로포즈하고
엄마를 위한 인생만 생각했던 우수는
결혼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음
다들 멋지게 성장했는데
그 와중에 여주인 지호만
이기적인 행동으로 주변인물 상처 주며
사랑을 쟁취한 것 같아서 좀 아쉬움

어쨌든 닫힌 결말은 칭찬하고 싶고
마지막에 세희 귀여움 포텐 터져서 좋았음

한줄요약
이기적인 여주의 이기적인 사랑 쟁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