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국과 일본이 지난 2일 항공자유화에 합의한 이후 국적 항공사간 일본 노선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쿄를 제외한 일본 하늘길이 완전히 열려 무제한으로 취항할 수 있게 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노선 경쟁에 깊숙이 발을 담글 태세다.

두 항공사는 오픈스카이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일 항공자유화로 국적항공사의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에서 5곳뿐인 5성 항공사로서 차별화된 서비스 등을 통해 이미 톱클래스 항공사임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무한 경쟁 체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현재까지 유리한 자리를 선점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다. 두 국적사가 일본내 25개 도시 35개 노선(여객 35회, 화물 4회)에 주 330회(여객 317회, 화물 13회)를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주 176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141회 일본으로 여객기를 띄우고 있지만 ‘재미’보는 노선은 아시아나가 많다. 대한항공의 경우 횟수는 많지만 지방 출발 노선 때문에 도쿄에서만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아시아나와 벌어진 간극을 메우려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카드’로 빼든 것은 소득 없는 노선을 정리하고 수익성 있는 노선에 주력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행 항공편은 많지만 지방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많아 수익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계수제에 묶여 탄력적으로 여객기를 운영할 수 없었다. 이번 항공자유화로 수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수익성 위주로 노선을 운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을 거쳐 미국 전역으로 운항하는 이원 운수권도 주 3회에서 7회로 4회가 늘어나 일본 승객을 현재보다 더 탑승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항공화물분야 세계 1위인 대한항공은 주 3회까지 오사카, 나고야 등을 경유한 미국 화물수송 길이 새로 열리게 되어 화물 분야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의 경우 일본을 경유한 미국행 등 제 5 자유운수권을 적극 활용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오사카 노선을 집중 공략해 경쟁사대비 우위를 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존의 적자노선 축소와 삿포로와 같이 수익성이 있는 노선의 진입도 고려중이다. 모든 것은 수익성에 기반해 향후 대일 노선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반면, 도쿄는 나리타공항 활주로 부족 등 시설용량 한계 때문에 최대 주 73회까지만 운항이 허용된다. 아시아나는 나리타공항의 제2활주로 확장공사가 완공되는 2010년까지 도쿄 운행 확대가 사실상 막혀버렸다.

한편, 건교부는 항공자유화 이후 양대 항공사간 경쟁으로 운임 인하 효과와 환적률이 높아지고, 기존 노선 운항확대 및 신규노선 개설이 쉬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적항공사들 역시 미래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펴고 있다. 세계로 ‘오지랖’을 넓히는 것이 국적사로서의 자존심이자 대세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픈스카이가 세계적인 추세라면 장기적으로는 유럽 노선 역시 점차 개방되어 로마나 마드리드 등과 같은 곳도 협정을 통해 아시아나의 취항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서비스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한일 항공자유화를 통해 국적항공사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져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수요가 많은 국가와 항공자유화를 통해 국적항공사의 제약 없는 영업활동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