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나, 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첨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상형에게 말 한번 못 건넨 걸 후회하는 노랜 줄 알았다.
어둡지 않게 밝고 경쾌하게 노래했으니
후회라기 보다는 아쉬음정도겠지.

그런데 여러번 듣다보니
내멋대로 생각하게 됐는데
이 노래는 교과서에 나오는 프로스트(?)의 못 가본 길이라는 시를 연상시킨다.

다 똑같은 길인데 이상형의 집을 묻고 길안내를 부탁하고
이상형을 따라 갈수도 있었는데
왜 나는 기싸움을 하고 도도한척 하고
나의 길을 가다 그 길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노래한다.

즉 프로스트처럼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해석이 가능하냐면 화자는 도도한 척 한 나머지 자기의 길을 가느라 이상형의 이성이 가는 길을 따라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튼.. 화자는 밝고 경쾌하게 노래하고 있으니 절망적 후회는 아니다.
프로스트 시처럼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 정도일 것이다.
다 똑같은 길인데
자길길이든 바윗길이든 편한 길이든 꼬부랑할머니처럼 인생황혼기에 걷는 길이든 다 같은 길인데 아쉬움이 있다.

이게 인생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못 가본 길에 후회,아쉬움만 갖고 있는게 아니다.
포털사이트에 고백을 올리는 등 때늦은 노력을 하고 있고
사람들이 이 노력을 응원하고 있다고 노래한다.

혹시 지금은 직장인이지만 한때 꿈이 가수였는가?
지금이라도 가수의 길을 가보시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음,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생각에 내 가슴이 두근두근....그대에게 할말이 있는데..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두구두구두구~) 바보 바~보 나는 바보인가봐..."라는 류의 노래가 쫌 시시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