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M이든 러셀의 찻잔이든 그 명제들이 신의 부재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단순히 철학에 익숙지 못한 대중들에게나 먹히는 설명이야. 학문적으로 이따위 소리를 하면 유치찬란해서 매장.

FSM이나 러셀의 찻잔은 유비추리를 통해서 나온 설명인데 문제는 유비추리가 각각의 대비되는 명제들 사이에 본질적인 유사점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오류가 되지.

FSM이 있다.
찻잔이 있다.
     ↕
신이 있다.

위 두 명제와 아래의 한 명제는 본질적인 차이가 명백한데 그 이유는 위의 두 명제는 경험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반해서 신의 존재는 경험이 불가능해. 전세계를 뒤져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을 찾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더라도 (0.0000000000000000000000...1)라도 0%가 아니며 우주 공간 속의 찻잔도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0%가 아니지.

그런데 이에 반해 신은 불가능해. 경험 자체가 불가능한 형이상학적 대상이거든. 그래서 FSM나 찻잔에 대한 예를 끌고와서 신이 존재하면 이런 거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냐 해봐야 반박 가능하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