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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먼저 당한 바둑계 근황.jpg

Noctur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07 11: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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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게이가 바둑 인공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드림

인벤에 그림 갤러리에 올라간 바둑 인공 지능 관련 30추글에 대해 읽어봤는데 잘못 서술된 점이 많은 것 같아 간단하게 짚어 코멘트해보고 내 소견도 짧게 적어봄



1. 온라인 바둑에 프로그램이 판쳐서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 대부분 사실이고 이 때문에 예전과 달리 온라인에서 15분~20분 제한시간 바둑보다는 10초, 15초 바둑을 더 많이 두게됨(이러면 간접적으로 인공 훈수를 조금이나마 방지할 수 있는 셀프방어체제라 할 수도 있음.)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었고 인터넷 바둑 사이트는 라이엇의 데마시아같은 안티핵 프로그램 같은 방어체제를 만들만한 재력도 여력도 없음.



2. 프로세계에서 기존 정석이라 불리던걸 싹 폐기하고 인공 수를 연구하고 배우게 됨?

- 바둑 삼대국이라하면 한국,중국,일본인데 어느 국가도 기존 정석이라 불리던걸 싹 폐기하지 않았음. 물론 초창기 알파고가 등장하고 점차 업그레이드되면서 기존 인간바둑을 완전히 박살내면서 프로들도 인공기보를 연구하고 심지어 수순도 외우면서 모방을 시도함. 근데 초일류 기사부터 시작해서 이런 정석, 포석 모방을 서서히 없애고 원래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둠. 왜냐면 애초에 사람끼리 두는 대결이고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기때문에 인공 지능의 바둑이 자기한테 완벽하게 들어맞을 수가 없기 떄문임. 쉽게말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느슨해지고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흔들리는게 인간 심리이기 때문에 인공 지능의 바둑을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기세'에 맞게 두어가게 된다는 것임. 바둑에서의 승부는 심리전임.



3. 초일류 프로들만의 아우라라는게 없어짐?

- 초일류 프로들만의 아우라는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지만 여전히 있고 오히려 엄청나다고 말하고싶음. 인공 지능이 등장하고 6년이 더 넘었지만 세계 최강 신진서는 작년 세계대회 포함 7관왕에 승률 82.5%라는 언터쳐블한 모습을 보여줬고 현재진행형임. 배팅머신이 칠 수 있다고한들 방어율 1점대 투수가 내 앞에 있으면 아우라가 안 느껴질래야 안 느껴질 수가 없다고 생각함.



4. 해설자들이 인공 지능에 의존해서 대국자의 수와 비교함?

- 해설자들이 방송 대국에서 인공 지능을 켜놓고 수를 비교하는건 어느정도 맞지만 맹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함. 바둑 인공 지능은 상황에 맞는 '최선의 수'를 제시하고 수순 참고도라는 '과정'을 보여줌. 그리고 해설자는 이 참고도를 통해 인공 지능이 왜 이 수를 제시하고있는지 해설하고 대국자가 둔 수와 관련지어서 대국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또 어떤 수를 놓치고 있는지 설명함. 제시된 수가 아닌 과정을 해부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역할임. 만약 인공 지능이 제시하는 수순이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발상을 벗어났다고 하면 그때부터는 인공 지능을 보지않고 해설하기도함. 인공 지능의 연산력을 인간이 따라갈 수가 없기때문에 인공지 능의 수순을 인간이 생각해낼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됨. 송태곤 해설이 이런류 해설의 일인자인데 '의존'이 아닌 세밀하고 수준높은 해설을 위해 인공 지능을 '참고'하는 것이라는 뜻임. 



5. 학원, 기원 초토화?

- 바둑학원과 기원이 많이 사라진 것은 맞지만 이것은 인공 지능 등장이 원인이 아님.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학원과 기원은 점점 사라져갔음. 여담이지만 몇 년 전부터 난 50명 규모의 어떤 기원의 원장과 친분이 있는데 전화 올 때 가끔씩 지도대국 두어주러감. 그곳에 계신 어르신들은 인공 지능에 관심이 1도 없음. 솔직히 인공 지능의 등장이 그분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음. 어르신들은 나른한 아침오후에 삼삼오오 모여서 천원짜리로 팀바둑두거나 가끔씩 카드놀이 하러오시는거임. 바둑 승부에 목숨 건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놀러와서 수담을 즐기시는 여가일 뿐이라는 것임. 그림과 비교해서 말하자면 그냥 어머니들이 아뜨리에에 오셔서 커피 한 잔 하시면서 수다떨고 같이 그림그리는 그런 모임이라는거임.



6. 바둑 배우려는 학생이 없음?

- 바둑 배우려는 학생이 없는건 인공 지능떄문이 아니라 바둑 시장 그 자체가 너무 좁았기 때문임. 과거에는 1년에 프로를 2명밖에 안 뽑을 정도로 심사가 매우 까다로웠고 입단한다고해도 상위 10위권 정도 수준이 아닌한 평범한 직장인 수준 봉급도 힘듬. 바둑은 한 게임이 마무리 되기에 야구나 축구보다 시간이 오래걸리고 다른 스포츠처럼 퍼포먼스가 임팩트있지도 않아서 보는 재미도 떨어지는게 사실임. 그래서 한국기원은 프로 선발인원도 늘리고 유튜브나 해외에도 보급하려고 노력을 많이함. 근데 바둑적인 한계가 있어서 어쩔수가 없음. 다만 인공 지능이 원인은 아니라는거임.



7. 프로들은 프로그램한테 수를 채점받는걸 기분 더러워한다?

- 내가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된 이유임. 결론만 말하자면 200% 틀렸음. 나는 어렸을 떄 프로가 되기위한 연구생 코스를 밟았고 그때 알게된 프로분들과도 현재 가끔씩 연락함. 그리고 요즘 프로들이 바둑 유튜브도 많이 시도하고 있어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짐. 바둑 인공 지능이 대중화되고 접근성이 매우 쉬워지면서 초일류를 포함한 모든 기사들이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함.

예를 들어 어떤 초일류 선수가 매우 심오하고 대처가 어려운 수를 뒀는데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대처나 수순을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인공 지능은 이를 '수순의 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보여줌. 이는 하위~중위권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임. 예전에는 복기를 해보고 연구를 해봐도 도저히 파헤칠 수 없는 초일류의 바둑을 인공 지능이 알기쉬운 과정을 통해 보여주니까 전체적인 실력이 상향 평준화됨. 내가 둔 수가 정답에 가까운지, 또는 완착인지 알려줘서 내 바둑을 수정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는데 이는 바둑기사가 바둑을 보는 전체적인 시야와 감각을 넓혀준다는 것임.

쉽게말해 인공 지능이 수를 제시하면 프로나 아마최상위 선수들은 '아 거기둬야되는구나 ㅇㅋ'가 아니라 '왜 거기 둬야하지?' 또는 '만약 내가 이렇게 둔다면 어떤 변화가 있는거지?'를 엄청난 시간절약을 통해 알게된다는 것임. 초일류또한 크게 다르지 않음. 내가 평소에 엄청나게 자신있고 확실해 보였던 수를 인공 지능이 'ㄴㄴ 그거아니고 이렇게해봐' 라고 보여주면 내 수가 어떤 약점이 있고 어떻게 고쳐야되는지 알게되기때문에 내 수읽기를 좀더 면밀복잡하게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임.      



8. 재미로만 보던 시청자들은 해설을 못 따라가서 시청을 포기한다?

- 애초에 프로바둑을 70%이상 이해할 수 있는 시청자들은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거의 없음. 나도 아마 5단 수준인데 초일류를 떠나서 일반적인 프로바둑을 100% 이해하는건 불가능함. 그들과는 업계에 쌓은 경력 자체가 낮기 떄문임. 야구나 축구를 보는게 피칭과 배팅/공격과 수비에 대한 전문적인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게 아니잖음? 끝내기 홈런떄리는게 멋있고 극장골을 넣어서 역전승을 하고, 치열하게 뛰는 그 스포츠 자체가 좋아서 보는거아님?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오히려 시청할 때 볼 수 있는 메리트가 더 생겼다고 생각함. 인공 지능이 등장하면서 바둑판 옆에는 승률 그래프라는, 지금 누가 유리한지, 유리하고 불리하다면 얼마나 유리/불리한지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여줌. 그래서 바둑을 거의 이해 못하는 시청자도 '그래서 누가 유리?'라는 물음표를 스스로 쉽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음. 롤드컵에서 젠지랑 티원 경기에 지금 유리한지 불리한지 보여주는 명확한 승률그래프가 있다면 시청에 있어 플러스요소라고 생각함. 



9. 나의 소견

- 바둑 인공의 등장은 바둑계의 몰락을 불러오지 않았고 거진 10년전부터 서서히 한계점에 다다라 시장이 좁아지고 있었을 뿐임. 나는 애초에 경쟁과 승부의 세계인 바둑과 예술에 가까운 미술과 그림을 대조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조심스레 말해봄. 나는 어머니가 한국화 초대작가시고 나 또한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음. 근데 만약 나중에 인공 지능이 어떤 국보급 그림이나 예술품에 'ㄴㄴ 그거 별로임' 이라고 말해도 나는 여전히 그 미술품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 같음. 미술 자체가 그 예술이며 그 사람과 예술품에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임. 물론 커미션을 비롯한 상업 미술에 대한 악영향은 있을 것이라 생각함. 이에 대해선 크게 공감하고 위로하는 바임....

덧붙여 미대입시 경쟁 같은 것을 제외하면 어떤 누구가 그림에 대해서 100점 만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바둑과 달리 미술계에서는 인공이 '이거 내가 그린건데 100점짜리 그림임 ㅇㅇ'이라고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주제를 던지고 어떤 그림이 100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음. 그림을 보는 시점은 인공이 아니라 인간이고 모든 인간이 예술을 보는 시각은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생각함... '바둑을 이겨라' 라는 결과를 위해 정답에 가까운 수를 경쟁하는 바둑계와 다르게 미술업계는 작가와 보는 이 개개인이 그들만의 '정답'을 갖고있다고 생각하기에 바둑 인공과 그림 인공을 대조하는 시선은 조금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함.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함.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내가 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자신의 길에 대한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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