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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하루키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소.

ROCKID 2005.08.22 23:38:15
조회 2130 추천 0 댓글 43


이제는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해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한 때 하루키 소설이라면 전부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오. 하루키의 감각적인 문체는 확실히 젊은 이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소. 이전에도 김승옥이나 조세희의 문장을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터라, 하루키의 소설은 대학 초년생인 소햏에게 퍽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소. 소햏도 그 유명한 상실의 시대를 처음으로 하루키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우울질적인 성격과 내면의 감각에 예민한 성향을 가진 독자들이 모드 그러하듯이 소햏에게도 분명 하루키가 마음을 건드리는 점이 있었소. 그러나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가면서 점점 더 그의 장편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처버릴 수 없었소. 하루키는 플롯을 구성하고 전개하는데 거의 최악이라고 할만큼 재능이 없는 작가였소. 하루키의 중장편 소설 중, 괜찮다고 할만한 작품은 소위 초기 중편 3부작에 속하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그리고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범작은 "상실의 시대" "양을 쫓는 모험", 보면서 빨리 해치워버리고 농구나 하러 나가야지 라고 느꼈던 소설은 "댄스,댄스, 댄스" "태엽감는 새" "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춘다" "스푸트닉의 연인"등이 었다오. 소햏이 하루키 소설중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는 장면이 바로 "1973년의 핀볼" 중 핀볼과 재회하여 마음속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오. 젊은 시절의 기억과 대면하는 장면으로서 이보다 감각적이고 애수를 자아내는 장면도 드물 것이라 생각되었다오. "세상의 끝.."은 융 심리학을 응용한 신화적 세계와 현실의 교직이라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고, 그러한 구성을 통해 하루키 최대의 약점인 플롯으 허약성을 감출 수 있었다는 점을 높게 보았소. 소햏이 "신의 아이들.."까지의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가지고 있지만 하루키의 그 소설집들 중에 최고의 장편을 꼽으라면 단연 "세상의 끝..."을 꼽겠소. 그러나 "태엽감는 새"나 "신의 아이들.."은 하루키가 드디어 개인의 감상성에서 벗어나 세계와 사회로 눈을 돌린 작품이라고 생각되어 응원하고 싶었지만 이미 하루키는 그러한 작품들을 처음으로 시도하기에는 너무나 늦어버린 것 같아 아쉬웠소. 그 소설들에서 어떤 감동을 느꼈다면 자신의 한계를 깨기위해 몸부림치는 하루키의 몸짓에 대한 것이었지, 결코 작품이 주는 전율스러운 감동이 아니었소. 그러나 하루키가 그의 감각과 상상력을 감각적인 단편으로 풀어놓을 경우, 그의 작품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소. "빵가게 습격"이나 "빵가게 재습격"같은 작품들은 정말 촌철살인하는 작품으로 아직도 하루키라는 작가를 부분적이나마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작품들이오. 심지어 그는 뻔하게 단지 상황설정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출발한 듯한 소설도 여러게 썼지만 대부분 일정수준 이상의 성취를 보여준다 할 수 있겠소. 하루키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전혀 성장을 하지 못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소. 어떻게보면 우리가 기대하는 작가가 우리를 배신하지 못하고 계속 한 자리에 머물러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독자로서 상당히 괴로운 일인것 같소. 하루키는 나이 50이 넘도록 20대 후반의 감수성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햇소. 위에서 말했듯이 그가 고분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키의 열성 팬이라면 그의 정신연령이나 시야는 처녀작의 그곳에서 거의 나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데 동의할 것이라 생각하오.(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또 하나 그의 치명적인 문제는 하루키가 현실 자본의 논리에 저항하는듯한 포즈를 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러한 것들을 의도적으로 즐기고 있으며, 하루키 독자들의 상당수가 그러한 하루키의 이미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소. 익히 아시다 시피 하루키는 전공투 세대에 속하며, 학생운동에도 상당한 간여를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소. 하루키 소설속의 인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후기 산업사회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경멸하고 저항하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적작 하루키의 주인공들은, 재즈를 만끽하며 빳빳한 폴로셔프를 입고 바에서 한잔 걸치며 감각적이고 현학적인 대화를 즐기고, 스파게티에 맥주한잔 곁들여 먹는 식도락가의 모습으로 그려지오. 레노마 잠옷, 벤츠 등의 상표를 의도적으로 노출 시키는 그의 문장에서 소햏은 사회비판의 포즈를 진정성을 가진 무엇으로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할 수 잇소. 위악일 수도 있다고? 소햏은 위악이 위선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오. 하루키를 읽는 초독자들이 가장 경계해야할 점이 이것이라고 생각되오. 하루키의 감각적인 겉멋에 도취되면 자신도 그처럼 얄팍한 인간 이상 무엇이 되기 힘들 것이오. 작품을 고통스럽게 읽어내지 못하면 항상 자기의 자리는 그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게될 뿐이오. 마치 하루키가 고통스럽게 작품을 쓰지 못해, 덜자란 난장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오. 하루키의 가장 널리 알려진 문제는 그의 표절시비에 관한 것이오. 커트보네것의 제일버드를 처음 읽고 하루키의 처녀작이 보네것이 널리 알려진 시대였다면 어설픈 표절작 이상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소. 그의 작품에서는 보네것과 브로티건의 냄새가 너무 짙소. 하루키가 보네것 일본에 소개했다고 해서 표절에 관한 혐의가 지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소. 한 때, "한없이 투명한 블루"를 읽고 류가 하루키에 비해 더 나은 작가로 자리매김 할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었소. 그의 작품 속에서는 극복해야 할 고통이 엿보였기 때문이오. 그러나 "5분후의 세계"를 읽고 류같은 작가보다는 차라리 하루키가 100만배 나은 작가라고 생각을 했다오. 하루키의 가치는 엉뚱한 곳에서 발견된다고 할 수 있소. 소햏은 하루키을 알고, 오히려 우리 문학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오. 하루키 만한 키를 가진 작가와는 비교도 안되는 산맥과도 같은 우리의 작가들이 상대적으로 너무 자랑스러웠다오. 물론 일본에도 겐자부로 같은 작가(정말 극찬할만한 작가)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문학이 더 성숙하고 장려하다는 느낌이오.(물론 이런 측면뒤에는 그림자가 있소. 그러한 장려함과 엄숙성으로 인해 대중성을 잃었다는것.)그러나 문학에 취미를 둔다면 언젠가 우리 문학의 위대함을 즐길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오.   그러나 하루키는 이제 어떤 현상으로서 소설에 관심을 가지기 위한 초독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권위를 얻었다고 생각되오. 벌써, 15년이 넘게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팔리는 작품이이니 말이오. 어떤 작품이 이렇게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으면 그 작품의 질을 떠나 그걸 피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오. 소햏은 오히려 하루키가 읽히는 풍토가 그닥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소.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성애묘사는 사실 대단한 수준도 아니고 평범하오. 소햏은 중고딩때 그보다 훨씬 강도 높은 성애 묘사를 접했지만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오. 어떤작품을 통해서 소설의 재미에 빠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뭐 이문열을 읽고 빠진들 뭐가 나쁘겠소.(소햏은 오히려 작품은 작가라는 문맥 없이 존재할 수 없고, 만약 그렇게 읽는 다하더라도어떤 의미에서 오독일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비열한 치의 글은 작품이 아닌 하나의 분석대상으로만 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오.) 하루키의 소설이 끌리면 충분히 만족할 만큼 읽는것이 좋다고 생각하오. 그리고 다음단계로 나아가면 그뿐. 다만 소햏은 하루키를 이렇게 읽었소. 언젠가 도겔햏들에게 한번쯤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야기라오. 넉줄요약: 1. 하루키는 플롯구성에 극악의 솜씨를 가지고 있으나 아이디어와 모티프가 특출한 작가로 장편보다 단편이 낫다. 2. 하루키의 저항적인 포즈는 댄디즘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는 자본주의 사회의 광고이미지를 그대로 팔아먹는 저급성을 보인다. 3. 하루키의 표절 시비에 대해서 관대하게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4. 이 작품들이 오히려 우리 문학의 위대함을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 있어서 읽은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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