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학과 지식생산 2

군재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2.18 01:47:29
조회 77 추천 2 댓글 1


이에 대학경영을 기업 부문의 노사 문화와 같은 형태로 재편하고 커리큘럼과 학과 재편에서도 기업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면적인 구조개혁을 꾀했다.

연구비 지원에 관해서는, 기존에는 대학이나 개인의 연구 업적을 평가 분석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이 없고

학회의 수준이나 능력, 실적과 무관하게 발간되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과 대학 외부의 잡지, 평론지에 싣는

글들이 대부분 연구 업적으로 인정되어 객관성을 따지기가 불가능했다.

따라서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과 개인 연구비 지급은 명백한 기준에 따른다기보다는

잡음이 없을 정도의 선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비생산적인 관행은 지식경제를 추동하는 데 커다란 장애물이었다.


IMF등 국가 경제의 전면적인 위기에 닥치자 사회 전 부문에서 생존을 건 구조조정 바람이 일었고 대학에서도

지식생산력 강화를 위한 객관성을 갖춘 제도, 계량화되고 표준화된 지표가 필요했다. 1998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은

등재학술지 제도를 전격적으로 실시, 교원평가의 핵심요소인 연구업적은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학술지 게재물만

인정함으로써 품질과 객관성을 보장하고 연구비 및 예산지원의 '선택과 집중'전략이 구현되었다.

계량화된 평가와 차등화된 연구비 지원은 자연스럽게 지식생산 경쟁을 가속화시켰고 기업의 경제전략 및

국가이익에 들어맞는 실용적 학문 영역에 거액의 연구비가 집중 지원되었다.

대학 운영에도 'CEO총장'으로 불리는 기업가적 리더십이 등장했고 일사불란한 기업경영 논리와 함께

다수 학생들은 이러한 변화에 조응하여 스스로 '기업형 인제'로 적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의 존립 근거가 비판적 지식인의 생산과 시민적 자율성의 증대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학이 기업과 별도의 영역이며 동등한 사회의 한 부분으로서 교집합을 형성할 수는 있어도

대학이 기업의 부분집합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대졸자를 자체 훈련 없이 즉각 쓰고 싶다면

자기 비용으로 사내 교육기관을 설립하면 될 일이다. 대학 졸업자 모두가 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도 되고 학자도 되고 창업도 하고 작가가 되기도 하는데 이런 가능성을 스스로 실현할 수 있는

자율적 역량을 길러주어야지 어느 한 부분의 요구를 실현해 주는 수단이나 도구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론적 주장은 현실적으로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한다.

겉보기에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대학의 자율성을 중요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제 강점기와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그 목표는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었을 뿐이었다.  대학이 비판적 지식인의 요구를 실질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때는 1987년 6월 항쟁을 전후해서인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대학민주화와

교권옹호에 힘썼던 상당수가 정권에 참여하여 지식생산을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들은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위험을 감안하면서도 연구업적시스템이 과거의 이완된

지식생산 체제에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보았고 국가적 차원에서 디자인된 연구 프로젝트와 연구비

지원이 진보적 학술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 낙관했던 것이다. 그러나 무한경쟁체제 속에 각 대학에

분산된 지식인들이 개별적인 수준에서 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대다수의 재야 연구소 및

학문 공동체가 취업과 승진에 점수를 인정받는 제도화된 학회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었다.

이와 함께 시간강사와 같은 노동 빈곤층이 대거 양산되었고 1990년대 후반 이후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속세대들은 저임의 산업예비군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 외부에서 자율적인 학문 공동체 건설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낳기도 했다.

특히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한 지식인들은 제도화된 지식생산의 모델을 뛰어넘어 철학아카데미,

수유너머,지행네트워크 등 새로운 지식인 공동체를 실험하고 모색하는 작업에 열중했다.

이들 학문 후속세대는 제도화된 대학 체제에서 강변되는 실용적 지식과 생기없는 논문으로 고정된 지식생산을 비판하며

비제도적, 학제적 연구 지향, 국가와 시장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식생산의 실천을 실험하고 있다.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90249 마이블랙미니드레스 쓴 김민서 읽어보셨어요? 아직27살인데 장편소설 6권 씀. KENT15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08 0
390245 김영철님. 책 나오면 꼭 사겠습니다. [1] KENT15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15 0
390237 클레지오 황금물고기 읽었다 Yyyu(121.131) 13.02.19 105 0
390232 배고프다.. 돈까스 사진으로 달린다.. [1] 취화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51 0
390231 원래 탈갤하는 애들은 거쳐가는 애들 [2]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40 4
390227 달빛프린스 나와서 적절히 먹힐 책들은 이런거 [2]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69 0
390223 달빛프린스에서 [2] ㅇㅇ(182.213) 13.02.19 89 0
390222 독일인 좀 도와줘라 [6] 블드모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44 0
390220 달빛프린스에 위화 들고나오는 연애인 있으면 [3]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61 0
390219 달빛프린스에 밀란쿤데라 나온 순간 [5]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312 0
390218 개고기 먹고싶다. 취화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24 0
390216 요즘 탈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그런지 말해주마 멍청한놈들아 [2] 맑음크스(221.153) 13.02.19 138 4
390215 개죽음 [2] Anelgu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90 0
390212 공중파의 힘이 대단하긴 하구나 [2] ㅇㅇ(118.36) 13.02.19 221 0
390211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어떤 여자애 나한테 반한 거 같다. [6] KENT15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244 0
390210 여기가 여초갤 맞나요? [3] gr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02 0
390209 저게 시냐 시발 내꺼 올린다 [2] 공병군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14 0
390208 순교자어떰 [2] ㅇㅇ(211.234) 13.02.19 99 0
390207 님들아 이책 유명하나요? [4] gr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53 0
390206 초망아 눈팅하지말고 잡글싸라 맑음크스(221.153) 13.02.19 53 1
390202 야 오늘 베이직하우스 갔는데 옷 이쁜거 죤내 많음 탱구(27.35) 13.02.19 142 0
390200 도갤러들은 책읽고 반대성향으로 가기, 까면서 읽기.. 이런갤러들 없냐? [5] 청개구리(175.210) 13.02.19 101 0
390199 마리우스는 원래 썅놈인데 [4] ㅇㅇ(211.234) 13.02.19 88 0
390198 썸녀 한테 줄 자작시를 하나 지어봤다 평가 해줄래? [19]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323 1
390197 동물 소설 쓰고 있습니다. '보신탕집 멍굴이' 작가지망생(14.50) 13.02.19 79 0
390194 개념갤러 컨셉으로 사람을 뒤로만나서는 스토커가 되는 인간이 있다 [1] 도갤원로원(218.38) 13.02.19 134 6
390192 레미제라블 (소설→영화→뮤지컬→소설) 감상 소감 [6] Anelgu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233 0
390191 배우고 싶은게 너무 많아 고민이다 [3] ㅇㅇㅇㅇ(119.201) 13.02.19 125 0
390188 퇴갤한다. 애들아 안녕~~ 아니.. 탈갤이닷. ㅠㅠ 마지막까지 오타구나 [9] 초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482 1
390187 겨울밤처럼 몽롱하며 차가운 그대의 눈망울을보니 [1] 12579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38 0
390184 Pitiful creature of Darkness.... 공병군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43 0
390179 생금이 있냐 닉 함부로 말해서 미안허다. 있음 댓글좀.. [1] 초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90 0
390174 시 제목좀 찾아줘라 제발 [1] 도와줘(222.232) 13.02.19 47 0
390171 편돌이찡 ㅠㅠ 다중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44 0
390170 Paul Krugmen 쟤 존나멋있네ㄷㄷ [3] ㅇㅇ(211.234) 13.02.19 110 1
390168 나중에 깨닫고 나서 비판을 하기야 쉽다. [1] Paul Krug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52 0
390167 Bird'sEyeView 는 애미가 창녀임에 틀림없다 [2] ㅇㅇ(218.38) 13.02.19 64 1
390165 와우가 초딩많냐 롤이 초딩많냐 [2] u2e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75 0
390161 쿤데라 참존보면서 자야겠다 도갤러들 잘자 Bird'sEyeVie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38 0
390158 초망이♥데미안 사랑의전설(211.234) 13.02.19 54 2
390157 이거 시원하게 제대로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을 못봤음 Paul Krug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68 0
390153 요즘 튼코니가 너무 무섭다 [2] ㅇㅇ(211.234) 13.02.19 133 0
390152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오. 당신이 떠나 ㅠㅠ [3] 초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57 0
390150 쿤데라 참을수없는~ 재밌냐 [2] Bird'sEyeVie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120 0
390148 자작시 평가좀 [7] 서울커(1.241) 13.02.19 111 0
390147 달빛프린스에서 오늘의 책 슬램덩크라서 기대하고 봤는데. [4] ㅁㄴㅇㄹ(222.98) 13.02.19 164 0
390146 This is the moment [3] 공병군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70 0
390143 국어학 영어학이란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냐? [58] 맛빠(114.206) 13.02.19 323 0
390142 네이버 웹소설 연재료 생각보다 많더라 [4] 꾸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2.19 811 0
390141 님들아 책사서 읽고있는데 재밌네여 [2] 영ㅇㅂ이(110.46) 13.02.19 8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