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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사람과 짐승 #2-2

읭끵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14 03:39:26
조회 1026 추천 18 댓글 6

 1편 (上) https://gall.dcinside.com/closers/965104

 1편 (下) https://gall.dcinside.com/closers/965167

 2-1 편 https://gall.dcinside.com/closers/1016246


 "'이곳에 신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인가…."


 우리 인간이 말하는 어떤 일련의 지식들도 결국 우리의 관점에서 관측된 것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즉, 인간의 관측이 그 자체로 세계를 구성하고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의 관점이라는 것이 모두 똑같지만은 않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구성한 세계 역시 불안정하고 불완전하다. 

 이 불안정함과 불완전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을 나름대로 설명하기 위해 신이 탄생했다. 그리고 관측한 것들에게 신이라는 존재에 대입하여 나름의 현상을 설명하려 했다. 그렇게 종교가 생겨나고, 종교는 사람들에게 철학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과학적인 의미에서 도구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신이라는 존재가 배제된다면, 생물학적으로 생각해야한다.


 사람의 두뇌는 대략 10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있는 유기체다. 우리들이 하는 생각도 결국엔 패턴화된 전기신호의 일부에 불과하며 우리가 구성해낸 이 세계. 개인부터 가족, 사회구성, 도시, 국가 이외에 네트워크 모든 것들은 결국 그 전기신호에서 파생된 것 들이다. 유전자에 새겨진 기초적인 명령체계에 따라 패턴화된 전기신호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생물체. 그것이 인간이다.


 여기서 생겨나는 불완전함, 불안정함은 결국 한 사람의 명령체계를 구성하는 유전자에 있다. 그래서 유전자 해석에 힘쓴다.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잦은 병치레를 하는 사람은 유전자번호 몇번이 어쩌구 저쩌구.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유전자번호가 어쩌구 저쩌구. 유전자 번호 몇번은 뭐에 관여하며 여기서 단백질이 어쩌구 저쩌구.


 그렇게 인간의 이름으로 한사람의 고유성을 획일화시켜 해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분명 범죄자의 유전자 패턴이 발견되어 실용화 단계에 이르면 우리는 날때부터 교도소에 있을 지도 모른다. 태어나서부터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 지 미리 알게되어 그것을 교육받으며 자랄 것이고, 많은 것들이 점점 변화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발견되고 수정되어서 정말로 완벽하고 완전한 신인류가 탄생했다고 치자. 그들 관점에서 다시 재구성될 세계는 분명 안정되고 완전한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 의해 보여질 우리는 그들 사회의 불완전한 불순물이자 찌꺼기일 것이고, 세계에서 지워야할 암덩어리일 존재들이다. 결국 기존 구인류는 도태될 것이다. 그랬을 때 우리들은 인간의 이름 아래 벌어진 그것에 책임지고 기꺼이 도태되어 줄 수 있는가?


 "아, 오셨어요."


 생각과 마주하는 길 끝에는 소녀가 있었다.


 "오늘은 어땠니?"


 나의 요청으로 복도에 소녀를 위한 의자가 하나 생겼다. 최근 외부쪽 일까지 하게 되면서 마중을 늦는 일이 곧잘 일어났는데, 지친몸으로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안스러웠기 때문에 요청한 결과물이다. 예상과 다르게 지혜씨는 흔쾌히 들어줬다. 혹시 잠드는 일이 있을 지 몰라서 여차하면 눕는 것도 가능했다.


 "헤헷!"


 소녀는 대답대신 환하게 웃었다.

 예전에 실험 내용을 모르기에 아프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소녀는 막 배운 서툰 발음으로 "아파요! 참아요! 재미써요!"라고 했다. 가슴 한쪽이 아프면서도 참 대견했다. 말고도 요 근래 같이한 시간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나눴다. 소녀가 느꼈을 고통에 같이 아파하고, 배우는 것에 열정적인 모습에 나 역시 열정적으로 가르치게 된다. 처음 말을 땠을 때 기뻐하던 소녀의 모습에 같이 기뻐하며 교감을 나눴던 그 짧다면 짧은 시간들이 한낱 패턴화된 전기신호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 차라리 우리들이 신의 피조물이라 믿는 것이 더 근사했다.


 세계에서 위대한 발견이나 즐거움은 완벽함 속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불안정하고 불완전함 속에서 태어난 여러 오류들에서 시작된 우연의 산물들이 아니던가.


 소녀를 업고 방으로 향하는 길. 또 다시 생각에 빠져들 무렵 볼을 간지럽히는 따뜻한 바람이 스쳤다. 오늘은 꽤나 지친 모양인지, 방으로 가는 것도 못참고 움직이던 입에선 고른 숨소리만 삐져나왔다. 이런 날은 보통 새벽이 되서야 잠들 수 있었다. 자고 일어난 소녀는 제법 팔팔해서 평소보다 더욱 호기심이 왕성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면 입가에 미소가 걸리고 만다.

 나와 소녀의 관계 역시도 어쩌면, 어쩌면…. 그 세계의 우연의 산물이 될지도 모른다.

 사람과 차원종도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뭐…. 그렇습니다."

 "흠. 이선씨가 들어온지 이제 한달쯤 됐나요."

 "네. 한달하고도 1주일 정도 됐습니다."

 "시간 참 빠르군요."

 

 그녀는 예전과 같이 일어나서 커피를 준비했다. 다른 점이라면 오늘은 각설탕을 흔들어 보이지 않았다.

 괜히 불안해서 갑자기 어떤 소릴 늘어놀까 싶어 조금 위축됐다.


 "저희들은 '저것'이 사람과 같은 어떤 감정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년동안 같이 봐오면서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저 사람을 흉내내고 있는 겁니다."

 "흉내…입니까?"

 "저희들은 예전에 그렇게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그것'이 어째서 우리가 웃고, 화내고, 고통을 주는 지 몰라요. 예를 들어볼까요?"


 하고 운을 땐 그녀는 안경을 고쳐쓰고선 내 옆에 앉더니 내 손목을 잡고 자기 가슴팍으로 당겼다.


 "으아아아아아아그으아아아아아아뜨거!"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뒤로 빼면서 한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허공으로 던지면서 뒤늦게 뜨거운 커피가 몸에 닿았다. 

 그냥 정신없이 몸을 털어내던 와중 찬물이 얼굴부터 허리까지 촤악-하고 때렸다.


 "……."

 "……."


 뜨거워하던 나도 굳었고, 바가지로 물을 뿌렸던 이지혜씨도 내 앞에서 그대로 굳었다.


 "…장…난이었습니다."

 "…네. 그렇군…요."

 "이, 이렇게 당황하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알겠습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가슴이라도 한번 눈 딱 감고 만져버릴 걸 그랬다.


 "해, 해서 우리는 왜 이것이 장난이고 재미삼아 한 짓인 지 알아요."

 "……."

 "그, 그런데 '그것'의 경우엔 만약 그것이 당신에게 장난을 친다고 해도 거기에는 '무엇이 하고 싶다.'라는 의미에 대해 알지 못하는 거에요. 그 행위가 왜 장난이 되고, 사람이 즐겁게 받아들이는 이유 자체를 모르는 거죠. 여기요. 수건"

 "그러니까 마치 대본을 보고 연기하는 배우처럼요?"


 나는 그녀가 건내준 수건을 받아들어 옷을 입은체로 대충 몸을 닦으며 말했다.

 

 "음,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의사소통이 안되는 환경 속에서 그녀가 가질 수 있는 처세술이기도 했지요. 사람을 흉내내는 것 말이에요."

 "하지만…."

 "네.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느끼고 있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


 그녀는 턱을 짚고 "음…."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안쪽 주머니에서 예전에 봤던 그 큐브모형 단말기를 꺼내들면서 잠깐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 한 5분 남짓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들어오다 말고 문턱을 발로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상부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선씨의 금일 외부근무 역시 대체자를 구했고요. 원하신다면 이쪽에 발정도는 걸치게 해드릴 수 있어요. 많은 것을 알게 되실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많으실거에요. 어떻게 하실래요?"

 "기브 앤 테이크. 좋아합니다."

 "모르는 체로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알고 있는 것만 알고 있으려 하는 것. 우리는 그것을 무지함이라 부른다. 스스로 모르려고 하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앎으로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암묵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무지하려는 것은 그런 것에 눈을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악질적인 짓이다.

 무지함으로 책임을 떠넘긴 행위가 행사하는 폭력은 잔인하다.

 그것은 벽 건너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체 기계적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다. 니체는 이런 사람들을 '낙타'라고 칭했다.


 "호기심이 많아서요."

 "들어가기 전 쵸커 작동 유무 체크 및 만일을 대비한 구속구 착용. 거기에 모든 프로젝트 진행을 의자에 속박당한 상태로 지켜보게 됩니다."

 "어후, 그건 좀 싫은데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문턱을 밟았다.


 "후회하실 거 같은데요."

 "그렇게 걱정하실 거면 처음부터 이야기를 꺼내시지 말았어야죠."


 그녀는 대답대신 양손을 살짝 들며 어깨를 들썩였다. 난 모르쇠인가.


 "당신의 그 믿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게요. 진심으로."

 

 그녀를 따라 문턱을 밟았던 오른발과 왼발이 차례로 떨어졌다.

 나도 모르게 나왔던 그녀의 방을 돌아본다. 칙칙한 복도를 비추는 방 내부의 불빛이 문틈을 삐져나오고 있었다.

 다시 정면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가운 주머니에 한 손을 끼고, 다른 한 손에는 전자담배를 끼고서 연기를 뿜어내는 여자가 있었다. 마치 저승사자를 따라서 저승으로 향하는 기분이었다.


 "너무 긴장할 건 없어요."

 "잔뜩 겁줘놓고 사탕줘봐야 소용없거든요."

 "아하핫!"


 그녀가 호쾌하게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그럼 미리 겁 좀 먹지 않게 지금 가는 곳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어잇차!"


 엘리베이터에 자신의 ID카드를 긁으며 들어간 그녀에게는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 층들에 불이 들어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ID카드로 긁으면 B1층과 B6층 말고는 보이지 않는다. B6층에는 PEX-66과 소녀와 나만을 위한 조금은 넓은 방. 그 외에는 전부 PEX-66과 관련된 설비 밖에 없다. 반면에 그녀에게는 B13층까지 존재했다.

 그녀의 손이 B11층을 눌렀다.


 "B11~13층까지는 전부 이어져있어요. B11층은 대개 연구직이 많고, 12층부터는 현장직이 많죠. 일촉측발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때문에 현 벌쳐스 처리부대 중 늑대개가 경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늑대개의 최정예 위상능력자들이 거진 다 여기 있다고 보시면 되요. 아, 그리고 모르시는 거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위상능력자라고 모두 클로저라고 불리는 건 아닙니다."

 "엥? 그래요? 보통 위상력에 눈을 뜨면 유니온측에서 관리하는 걸로 아는데요."


 위상력을 발현하면 좋든 싫든 뉴스에 난다.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서 유니온뿐만아니라 국가에서도 신고를 권장하고 있다.


 "위상력을 발현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에 능력을 사용하는 위상력 범죄자들도 꽤 많아요. 저희 나라야 워낙 땅덩어리가 좁으니까 그 빈도가 적을 뿐, 중국과 미국, 러시아, 캐나다 같은 국가에서는 유니온과는 별도로 해당 국가에게 위상력 범죄자가 생기면 잠시동안 클로저들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가집니다. 능력에 따라선 차원종보다 훨씬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위상능력자라서요. 우리나라도 위상력범죄자가 생길 경우 해당범죄자는 무조건 죄목이 '국가전복죄'입니다. 단순히 위상력으로 도둑질을 하더라도요."

 

 세상에.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겁니다. 초능력이라는 단어가 위상력으로 변한 것 뿐이라 레어케이스의 위상성질을 가진 위상능력자는 상식의 범주를 뛰어넘죠. 기본적으로 위상력에 눈을 뜨게 되면 기본적으로 얻는 신체강화 특징만해도 국가간 분쟁에 쓰이는 현대식 대인살상무기는 먹히지 않아요. 아! 물론 클로저의 역량에 따라 차이는 보이겠지만요. 어떤 클로저는 권총에 뼈가 골절되기도 하는데, 반대로 상당히 강한, 아니 이선씨도 아는 클로저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제가 알만한 클로저라면 울프팩팀 정도 밖에 없는데요?"


 이지혜씨가 맞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딱 맞춰서 B11층으로 내려온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그녀가 앞장서서 발걸음했다. 따라서 나간 B11층은 뭔가 외견상으로도 굉장히 단단한 합금으로 이루어져있는 듯 했다. 마치 SF영화에 거대한 전함의 깊숙한 내부를 걷는 기분이다. 바닥에는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해서 A0, B0, C0으로 시작해 각 섹터를 나누는 표시가 있었다. 아마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특정 경로를 차단하거나 열어야할 때 이를 기준으로 나누는 듯 싶다.


 "생각보다 조용하네요."

 "방음처리도 방음처리고, 지금 시간이면 팀별로 교류가 이루어지기보다는 한창 팀 내부에서 바쁠 때니까요. 아참! 생각이 바뀌어서 이선씨는 아직 적날하게 보여주러 가는 건 아니고, 기록열람실에 가서 예전에 이루어졌던 실험 영상 보러가는 거니까 알아두세요. 대신 구속플레이는 하지 않으니까 그걸로 퉁 치시구요."

 "구속플레이라니…."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하던데요?"

 "아뇨. 당하는 쪽은 그래도…."


 오히려 다행이다.

 거기다 이곳의 분위기는 뭔가 그때와 비슷하다. 시간의광장에서 한번 맛봤던 그 기분나쁘고 끈적거리는 불쾌함. 그런 것이 느껴졌다. 그런 상태에서 구속당한 상태로 정신적으로 뭔가 강한 자극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튼 듣기로는 알파퀸이라 불리는 굴지의 클로저 서지수가 차원전쟁 당시 잔챙이들은 처리하기 귀찮으니까 폭격을 요청했었답니다. 차원종 역시도 등급이 낮을 경우엔 클로저와 마찬가지로 현대식 무기로 어느정도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

 "그래서요?"

 "미 공군의 B-3 스텔스폭격기 10여기와 B-57 전략폭격기 25여기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으로 차원문이 열린 뉴욕 근방에 폭격을 가했습니다. 놀라운 건 B-3 폭격의 내용물이었죠."


 핵이라도 투하한 건가.


 "알파퀸이 있었습니다. 스스로의 위상력을 들이박아 당시 뉴욕을 점거 중이었던 위협적인 A+ 차원종 2개체, A급 차원종 6개체 외 다수의 차원종이 그녀의 폭격에 죽었죠. 당시 그녀의 모습을 본 조종사들과 그 외 군관계 목격자들은 마치 푸른 유성과 같았다 하더라랍니다."


 B-3 폭격기는 고도 18km에서 폭격을 때린다. 근데 그 고도 18km에서 지상으로 몸통박치기를 하고도 멀쩡했다는 말이다.

 엄청난 강도다.


 "다만 그 뒤를 생각하지 않았던 알파퀸이었던지라, 말이 폭격이지 위력은 위상력을 전소한 대(對)차원종ICBM이란 느낌이어서 정작 다급해진 건 당시 백업을 해야했던 울프팩팀이었다고 합니다."

 "……."

 "덤으로 그녀가 만든 크레이터는 직경 803m였습니다."

 "생각보다 좁네요."

 "방사형 크레이터로 취급하면 직경 4.2km가 됩니다."

 "뭐, 뭡니까. 그 차이는? 5배 넘게 차이가 날 수 있나요?"

 "물리적인 충돌로 인한 크레이터 직경은 803m. 충격과 함께 발산한 위상력으로 인해 그을린 범위가 직경 4.2km입니다. 엄청나죠? 괜히 국가전복죄가 아닙니다. 물론 모든 위상력 능력자가 4km나 되는 크레이터를 너도나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해야되는 경우도 있는 법입니다."

 

 알파퀸. 그녀보다 더 뛰어나고 위협적인 위상력 능력자가 나올 수도 있는 말인가.


 "아무튼 그런 위상력 범죄자들은 잡혀오면 죄목은 국가전복죄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사형당한다던가 수감생활을 다 하는 건 아닙니다."

 "예?"

 "대충 사형이나 수감생활등은 문서상으로만 기록되고, 그런 위상력 범죄자들이 오는 곳은 따로 있었어요. 유니온과 정부가 암묵적으로 용인했기에 그들은 일반 사형수들과 함께 벌쳐스에서 주기적으로 그런 범죄자들을 실험대에 놨습니다. 혹은 처리부대로서 이용했죠."

 "……."


 나도 모르게 눈이 절로 감겼다.


 "또한 차원전쟁 당시 부모를 잃은 고아들 역시…."

 "아, 됐습니다. 그 부분만큼은 듣기 불편합니다. 딱 거기까지 들어도 알 거 같아요."


 나도 모르게 이를 악 물었다.


 "지금은 고아들을 벌쳐스 인재양성 명목으로 데려옵니다. 당시엔 전쟁 중이었습니다. 인류에겐 하늘이 내려준 전력이 아니라, 인류 자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전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희생된 케이습니다."

 "강요된 희생은 그들 입장에선 희생이 아닙니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그런 행위들을 정당화시켜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인류를 위해서 희생된게 맞습니다. 고아들은 몰라도 사형수들에겐 오히려 감사할 일이죠. 마치 쓰레긴 줄 알았는데, 재활용이 된 경우처럼요. 거창하게 인류를 위해 희생당했다는 감투를 쓰게 됐으니 얼마나 좋아요?"

 "…어떻게 그런 말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까?"

 "우리들은 이미 그런 감정들은 다 갈리고 또 갈려서 전쟁이라는 바람에 휘날려 사라진지 오랩니다. 차원전쟁 당시 연구원들이 정말로 연구소에서 연구만 했을 거 같나요? 아니요. 전쟁 초기. 당시 차원종을 연구하던 사람들 대부분은 현장에서 클로저들과 직접 뛰어다녀야했습니다. 해부할 장비조차 없어서 토벌이 끝난 지역은 클로저들이 해부를 도와주거나 호위를 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데이터를 모아야했습니다. 당연히 위험했죠. 제 아버지도 그렇게 죽은 줄 알았던 차원종에게 돌아가셨습니다."

 "결국 우리도 피해자였다. 뭐 그런겁니까? 그런 ㄴ…."


 그녀는 말없이 돌아서서 가운 안쪽에 입은 셔츠 한쪽을 걷어올려 복부를 보여줬다. 현대 의료기술로도 어쩔 수 없는 흉터가 있었다. 마치 뭔가에 강제로 뜯겨진 걸 다시 이어붙인 느낌이 든다.


 "누구한테 당한 거 같나요? 차원종? 아니요. 그래도 사람이라고 잘 대해주던 한 사형수에게 당한 부상이었습니다."

 "……."

 "당신이라고해서 안 그럴 거라 생각하지 말아요. 이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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