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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배설] 촬영 1

덱창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0.14 02:16:19
조회 1047 추천 1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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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인 일은 아니지만 간단한 일 입니다."

"그저 클로저들의 일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제게 보여주시면 됩니다."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차원종이 나타나면 클로저가 와서 처리한다.-


당연한 말이다.


십여년 전, 이차원에서 오신 달갑지 않은 방문자들은 우리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았다.


어느 한 차원종과 그 수하의 군단은 서유럽 일대를 쑥밭으로 만들 정도였다.


다행인점은 이차원에서 흘러들어온 '힘' 이 우리 인간을 강하게 해주었다는것,


이 힘을 우리는 위상력이라고 불렀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선택받은 사람은 인류의 적을 무찔렀다.


여러 클로저들의 희생 덕분에 어느정도 안정적인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차원전쟁이 끝났다!'


하지만 과연 전쟁이 끝났을까?


아니, 그들은 우리들의 목덜미를 언제나 노리고있다.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선택받은자들, 위상능력자.


하지만 권리는 의무를 동반한다.


인류의 수호자라는 허울뿐인 명예를 위해 우리는 전장으로 나간다.


위상력으로 불꽃을 내뿜어 적을 숯덩이로 만들고, 강화된 신체능력으로 뼈를 부순다.


염동력으로 위상력을 담은 투사체를 던져 꿰뚧는다.


수많은 스케빈저에 둘러싸여 산채로 살을 뜯어먹히게된다.


성인 어른의 신장만큼 두꺼운 트룹의 망치에 짓눌려 고깃덩이가 된다.


보이드가 내뿜는 광선에 공간과 함께 지워진다.


스컬, 크리자리드, 인형 등등 수많은 차원종에게 잘리고, 뜯기고, 짓눌리는 등등 다양한방법으로 죽임당한다.


강력한 힘을 내뿜는 A급 이상의 클로저 요원들은 화려하게 차원종들을 '도축' 하지만,


위상력을 가졌다고 훈련만 받은 채 대충 전장에 투입되는 요원들은 생존율이 그닥 높지 않다.


그리고 그 A급 요원도 위상력을 잃게되는 증상에 걸려서 힘을 잃는경우도 있다.


그런경우에는 '세계 클로저 관리 기구, UNION' 에선 쓸모없다듯이 버린다.


당장 오늘 끌려간 전투에서만 해도 열다섯명 정도의 클로저 중에 '나' 를 포함한 일곱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거나 죽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몇명이 다치고 죽는지 그런일은 기억하면 피곤해진다. 머릿속엔 담아두지 않는게 좋다.


이런 일이라 수당은 꽤 챙겨주지만, 보급형 코어를 수리하고 응급약을 보충하는데 쓰고나면 몇푼 남지않는다.


남은 크레딧을 한푼 두푼 세는 와중에 '그' 가 접근했다.


 "혹시 저와 거래 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이봐 아저씨, 여긴 전장이야 줏어온 스케빈저녀석의 식칼이라도 팔아줘?"


 "아쉽게도 저는 벌쳐스의 사원이 아닌지라.. 이미 반쯤 문 닫은 회사긴 하지만요, 여튼 저는 그런걸 원하는게 아닙니다."


이상했다.


벌쳐스의 사원도 아닌 녀석이 왜 이런곳에 있는걸까.


아니 애초에 이사람 여기있으면 안되는거 아니야?


 "생각하시는데로 저는 여기에 발 붙이면 곤란한 민간인이긴 합니다만, 당신도, 가족도 힘든 상황이신데도 거래를 제시하러 온 사람을 쫒아내실려고 하실정도로 계산안되는 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젠장할!


 "나를 잘 아나보군, 여튼간에 거래라니 뭘 팔아달라는거지?"


 "합법적인 일은 아니지만 간단한 일 입니다."


어이 곤란하잖아...


 "그저 클로저들의 일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제게 보여주시면 됩니다."

 "잘나신분이 지독한 취미를 가지고 있구먼. 그렇게 이차원생물의 시체를 보고싶나?"


이차원 생물은 우리 차원에서 죽으면 남은 시체가 차원압을 견디지 못하고 소멸한다.


'차원종이 죽는 생생한 모습은 진귀한 광경이지, 차원종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이 한번씩 보고싶어하는 광경이긴 해' 라고 생각하며 대답했지만,


 "그것도 좋죠, 하지만 저는 전장을 보고싶습니다. 죽고 죽이는 광경을 말이지요."


내 생각은 '미친녀석이 굴러들어왔군.' 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내게 얼마를 넘겨줄 생각이길래 바쁜 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종군기자를 시키실 생각이실까?"


반쯤 농담조로 떠넘긴 말이었다.


 "저는 유니온과 다르게 목숨을 걸고 싸우시는분께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해 드린답니다. 딱히 카메라를 들고 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당신이 촬영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 해 주시고 전장을 골고루 촬영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 선금은 드리지요."


그자는 생전 처음보는 금액을 내밀었다.


내가 쓰고있는 낡아빠진 구식 코어를 당장이라도 신식 정예코어에 최상급 모듈로 바꾸고 강화까지 해도 절반이 넘게 남는 크레딧, 남은크레딧에 조금 더 보태면 입원해있는 동생의 치료비도 낼 수 있다.


'이차원 전투 영상 통제법' 을 어기기엔 충분하고도 넘칠만한 금액이었다.


나는 행운을 잡았다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우리의 거래는 시작되었다.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오늘도 전투가 있었다.


꽤나 소규모의 전투여서 촬영할 건덕지는 없었다.


그래도 받은 돈이 있기에 전장을 최대한 돌아다니며 전투를 관찰했다.


폭발과 함께 배가 터져서 내장이 쏟아졌고, 이내 차원압에 의해 사라진 스케빈저


눈에서 섬광을 내뿜으려 하나 단검이 꽂히며 파열, 이내 함께 먼지가 된 보이드


보급형 실드를 뚧는 스케빈저 검투사의 일격에 회피기동을 했음에도 팔에 큰 자상이 생긴 클로저등등 모두를 촬영해서 '그' 에게 전달했다.


영상을 받아본 그는 만족하며, 저번에 받은 크레딧의 1할 정도를 받았다.


 "이번건 소규모 전투라 아쉬운 점이 있군요. 더 굉장한 전투를 찍어서 주시면 더 많은 크레딧이 당신을 기다릴것입니다!"


괜찮은 거래다. 짜피 차원종이 피떡이 되는 광경은 자주 보는일이기에 촬영해도 큰 감흥은 없었다.


차원종은 말이지.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큰 소동이 있었다


시내 한복판에 B급 차원종이 나타난게 아닌가


크리자리드계열의 고급 차원종인 '섀도우' 를 선두로해서 C급 크리자리드들이 꽤나 유입되었다.


이번엔 학생 클로저도 소집 될 정도로 큰 일인것 같다.


 "촬영 준비 ok..."


나직히 중얼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말을 걸었다.


 "아저씨 안녕? 아저씨는 어떤 타입의 클로저?"


 "인석아, 요즘 아카데미에서는 첨 보는 아저씨한테 반말하더래냐?"


 "앗 죄송합니다.. 저 오늘 처음으로 실전이라서 너무 들떴나봐요.."


 "뭐 그럴수도 있지, 여튼 내 능력은 온도조작일려나? 마이너스값으로만 조작할 수 있지만 말이야"


 "헤에~ 재밌는 능력이네요.. 앗! 작전 시작이에요! 피차 열심히 해 봐요!"


하면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마 신체강화나 가속계열이겠지.


나도 몸을 움직이며 촬영을 시작했다.


대규모 작전이지만 잡졸을 처리하는건 언제나 비슷하다.


언제나처럼 한두명 경상을 입고 차원종들을 터뜨릴 뿐이다.


딱히 차원종이 죽는데에는 감흥이 없이게 눈앞에 보이는 녀석을을 얼리고 꿰뚧으며 작전을 수행했다.


마침내 보이는 오늘의 주인공 '섀도우'


B급답게 꽤나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갈퀴가 뜯겨나간 크리자리드 들이 울부짖듯 소리지리고, 멀리서 위상화살을 쏘던 크리자리드가 저격당해 체액을 뿜으며 소멸한다.


덩달아 소환된 맨드란들도 줄기와 잎부터 불타며 사라지고있다.


하지만 그들도 곱게 죽는지는 않는지라 우리쪽도 상당히 손실이다.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비위가 강한편은 아니라 평소에는 최대한 보려하지 않는다. 


그래도 촬영은 해야되니까 하고 주의해서 보면.....


처참하다.


하반신이 잘려 남은 두 팔로 기어서 도망치려하지만 늘어진 내장이 추적하던 크리자리드의 갈퀴에 찍혀 나아가지 못하게 된 중년남성과


측면에서 날라온 위상화살에 양 눈이 관통되어 허우적대며 갓난아기처럼 어머니를 찾는 갈색 포니테일의 젊은여성,


발밑에서 솟아오른 맨드란의 뿌리에 머리끝이 관통되어 꼬챙이처럼 꽂혀있는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


구역질이난다.


나 이런거에 약했던가..?


아니 애초에 약하니까 외면하려고 했던것이다.


하지만 구토할 시간은 없다. 어서 섀도우를 처리하지 못하면 나도 저들처럼


 "아..."


사선으로 잘려진 사람의 몸이 날려와서 2미터정도 앞에 떨어진다.


 '아저씨 안녕? 아저씨는 어떤 타입의 클로저?'


마치 재생한것처럼 생생하게 들리는, 작전 시작 직전에 들려온 그 목소리로


 "아.. 아저씨... 도와주세요.. 저.. 저..!"


왼팔과 두 다리가 잘리고 왼쪽 옆구리에서 맹장과 장이 흘러나오는 그녀가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내 날라온 크리자리드 슈터의 화살에 머리가 관통되어 죽었다.


이내 생기를 잃은 두 눈동자는 죽어서도 나를 보는듯해, 소름끼쳐서, 보기싫은 광경을 보고는 사고가 정지하여 오히려 그녀를 주시하게된다.


 '...오늘 처음으로 실전이라서...'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


평소에는 최대한 신경쓰지않으려 하여 보는일이 거의 없지만, 촬영을 해야되니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다.


평소에 차원종이 피떡이 되는 광경은 자주 보는일이기에 촬영해도 큰 감흥은 없었다.


차원종만 말이지.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작전은 무난하게 끝났다.


오히려 규모에 비해서 사상자는 적은편이었다.


'그' 의 감상은 대호평, 저번보다 두배가 넘는 크레딧을 받았다.


지독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쓰레기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 나에게 동생의 입원비를 대고도 호의호식할 돈을 주는 거래를 망칠 순 없는 노릇이니까..


 '동생녀석만 괜찮아지면 이딴 일 집어치울거야.'


돌아가서 불을끄고 누웠다.


꿈을 꾸지 않았다.


 '....저 오늘 처음으로 실전...'


 '...열심히 해 봐요!...'


 '...아저씨 도와주세...'


아니,


꿈을 꾸고싶지 않았다.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검은양이랑 늑대개는 아쉽게도 안나와



슬비


때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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